둥글부채
박광복
해마다 단오 제의 올리는 날
수호산 매지봉에 동네 어른 따라 오르면
칡잎 싼 수리취떡 새콤한 앵두 나눠 먹고
흰 부채 하나씩 들고 내려온다.
대나무 살에 흰 창호지를 붙여 만든
달항아리 같은 커다란 둥글부채
손잡이 잡고 흔들면 황소바람 일어
땀방울이 게 눈 감추듯 사라진다.
한여름날 동네에 큰 행사가 있거나
읍내장터에서 민속축제 열릴 때 부채 얻어
느티나무 밑에 모여 앉아 말장난 부채질
티격태격 싸움 나면 부채 갈지자로 난다.
옛날에 흔하던 대나무 부채 사라지고
플라스틱 부채가 그 자리를 궤 차고
은행 전자제품 보험회사 광고
부채 얼굴에 넣어 사람들 유혹한다.
단오 때 임금이 신하에게 하사하고
선비는 웃어른 지인들에게 선물하고
남편이 아내에게 건네준 흰 둥글부채
시, 산수화 그녀 넣어 풍류 넘치는데
플라스틱 부채는 사람들 마음을 뒤흔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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