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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 평촌문학

합죽선에 담은 인생

작성자이미경|작성시간26.06.23|조회수9 목록 댓글 0

합죽선에 담은 인생

                         이미경

쪼그만 손으로 부채를 펼 때면

'퍽' 하고 투박하게 터지던 소리

반쯤밖에 펴지지 않아 속상했던 어린시절 

시원한 바람 한 자락 여유롭게 맞지 못하고

그저 살아가기 위해, 버텨내기 위해

폈다 접었다를 쉼 없이 반복하던 날들

이제야 비로소 부채에 인생을 담아

자유로이 접었다 펼쳐 보니

그 속에서 싱그러운 초록 내음이 피어오르네

선비의 곧은 손끝에 담긴 기품이

하얀 도포자락의 멋으로 스며드는 시간.

모진 세월 견디고 나서야 비로소 알겠네

누가 보아도 이 합죽선은

내 삶이 빚어낸, 고풍스럽고 귀중한 보물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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