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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전방

[아난존자의 일기] 라훌라와 아버지-1

작성자수망갈라|작성시간26.06.14|조회수25 목록 댓글 1

 

 라훌라와 아버지

 

  배가 아픈 병으로 고통 받던 어머니를 위해 망고 즙을 드시도록 주선해 준 아들 라훌라, 그러나 그

가 직접 걸식하러 가지 않았던 그날은 누구도 그에게 공양 한 그릇 보내는 이가 없었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라훌라 혼자서 방안에서 아픔을 참고 있어야 했다. 그날은 라훌라가 태어난 날이었다.

어머니에게 한 차례, 아버지에게 한 차례 찾아가서 뵙고 시봉해드리던 라훌라가 열여덟 살이 되었

다. 그 아버지에 그 어머니를 모시고 태어난 아들이니 그 역시 무척이나 잘 생겼다.

  그날 아침 걸식하러 갈 때 부처님께서 라훌라 혼자만 뒤따르도록 데리고 가셨다. 이렇게 특별한 행

동이 있으면 특별한 목적이 있을 것임을 아는 나는 뒤에 남아 있었다. 앞서 가시고 뒤따르는 그 두분

이 우리들 앞에서 천천히 떠나갔다. 황금빛이 찬란한 큰 배 뒤에 작은 배 하나가 큰 연못 안에서 앞

서거니 뒤서거니 흘러가듯이 보였다.

  내 마음속을 푹 적셔주는 듯한 장면이었다. 우리들이 그 황금 돛단배 두 척을 마음 놓고 흐뭇하게

바라보는 동안에 작은 황금배가 그 앞에 가시는 큰 황금배를 자세히 지켜보았다.

  팔 다리 발까지도 자세히 살펴보았다. 깨끗하고 밝게 빛나는 황금 같은 피부에 훤출하게 빼어난 체

격, 보아도 보아도 싫증나지 않을 만큼 아름다운 모습니다. 자기 몸만 바라보고도 흥미 있어 할 수

있는 그는 열여덟 젊은 나이가 아니겠는가.

 

  “갈망을 앞세워 가는 길, 그릇된 발걸음으로 태어난 이 세상에 이것으로 만족하여 다시 태어나지

말라.∙∙∙∙∙∙”

  전에 이렇게 가르치셨다.

  그 말을 라훌라가 자기 몸을 스스로 좋아하느라 잊어버린 것이다. 처음 절을 나설 때는 앞서거니

뒤서거니 따라가던 라훌라를 뒤에 나선 우리들이 길 도중에 만났다. 앞에 가셨던 부처님께서는 사

왓띠 수도에서 걸식하고 계실 것이다. 라훌라 혼자서 나무 아래 조용히 앉아 있었다.

  사미가 된 초기에 이런 모습을 보았다면 그 아버지에게 삐쳐서 남아 있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

었다. 그러니 지금 라훌라는 어린 꼬마 사미가 아니다. 머지않아서 비구가 될 사람이다. 원래 마음이

낮지 아니하여 고상하지만 나이가 찬 사미로 혼자 남아 있는 것은 어느 한 가지 두려운 생각 때문일

것이다.

  부처님께서 아무 이유 없이 그대로 버려두시는 것은 아닐 것이다. 아름다운 보배로 잘 꾸며진 돛단

배에 물구멍 하나가 생기자 금방 때워서 막는 것처럼 라훌라의 잘못 생각함을 금방 막아주신 것이

다.

  다섯 가지 덩어리의 모임일 뿐인 이 몸 오온에 ‘나, 나의 것’이라고 보지 말고 집착하지 말아야 한

다고 설해 주셨다. 이에 라훌라가 훔친 보따리와 함께 상투를 잡힌 도둑처럼 두려운 마음이 생겼을

것이다.

  그 두려움과 함께 잊고 있던, 전에 들었던 법문이 되살아나서 혼자 나무 아래 앉아서 아마도 몸과

마음을 잘 관찰하고 있을 것이다. 우리들이 걸식하고 돌아올 때 나무 아래에 라훌라는 없었다. 길

도중에서 돌아갔으니 그의 발우에는 밥 한 숟갈도 들어있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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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담미까 | 작성시간 26.06.16 사두 사두 사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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