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70년 6월 12일(금요일)
무창포불교대학 불심사 아침방송
주제 : “걱정보다 기도가 앞서야 합니다.”
법우 여러분, 사람은 누구나 걱정을 하며 살아갑니다. 건강을 걱정하고 자녀를 걱정하며 경제적인 문제를 걱정하기도 합니다. 젊을 때는 앞날을 걱정하고 나이가 들면 건강과 노후를 걱정합니다. 그래서 어떤 분은 인생이란 걱정의 연속이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가만히 돌아보면 우리가 했던 수많은 걱정 가운데 실제로 일어난 일은 생각보다 많지 않습니다.
몸이 조금 불편하면 큰 병이 아닐까 걱정하고 자녀가 늦게 들어오면 무슨 일이 생긴 것은 아닐까 걱정합니다. 사업이 조금 어려워지면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걱정하고 검진 결과가 나오기 전부터 마음속으로 여러 가지 불안을 만들어 냅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고 나면 대부분의 걱정은 아무 일 없이 지나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부처님께서는 모든 것은 마음에서 비롯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법구경에는 "마음이 모든 일의 근본이며 마음이 주인이요 마음이 모든 것을 만든다."라고 설해져 있습니다. 같은 상황에서도 어떤 사람은 희망을 보고 어떤 사람은 절망을 봅니다. 같은 어려움 속에서도 어떤 사람은 기도하고 어떤 사람은 걱정에 빠집니다. 결국 삶의 방향은 상황보다 마음이 결정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걱정은 문제를 해결하는 힘이 없습니다. 걱정은 같은 생각을 반복하며 스스로를 지치게 만들 뿐입니다. 밤새 걱정한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걱정이 깊어질수록 마음은 더 무거워지고 몸도 함께 지치게 됩니다. 걱정이 쌓이면 잠을 이루지 못하고 식욕이 떨어지며 마음의 평화도 잃게 됩니다.
반면 기도는 다릅니다. 기도는 현실을 외면하는 것이 아니라 현실을 받아들이면서도 희망을 잃지 않는 힘입니다. 기도는 내가 해야 할 일은 최선을 다하고 결과는 부처님께 맡기는 믿음입니다. 기도는 불안을 키우지 않고 믿음을 키우며 절망을 키우지 않고 희망을 키웁니다. 그래서 불자에게 기도는 단순한 소원이나 바람이 아니라 삶을 지탱하는 수행입니다.
절에 와서 기도하는 분들을 보면 대부분 괴로움이 있어서 기도를 시작합니다. 아픈 가족 때문에 기도하기도 하고 자녀의 앞날을 위해 기도하기도 하며 경제적인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기도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오랫동안 기도를 이어가는 분들을 보면 한결 같이 하는 말씀이 있습니다. 문제보다 내 마음이 먼저 달라졌다는 것입니다. 예전에는 작은 일에도 불안했는데 이제는 담담해졌고 예전에는 쉽게 화를 냈는데 이제는 조금씩 이해하게 되었다고 말씀하십니다.
기도의 가장 큰 공덕은 바깥세상을 바꾸는 것보다 먼저 내 마음을 바꾸는 데 있습니다. 마음이 바뀌면 세상을 보는 눈이 달라지고 세상을 보는 눈이 달라지면 삶의 방향도 달라집니다. 그래서 부처님께서는 마음을 다스리는 수행을 가장 중요하게 말씀하셨습니다.
오늘 이 아침에도 걱정거리를 안고 방송을 듣고 계신 법우님들이 계실 것입니다. 건강 때문에 잠 못 이루신 분도 계실 것이고 자녀 문제로 마음이 무거운 분도 계실 것입니다. 어떤 분은 경제적인 어려움 때문에 한숨을 쉬고 계실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그 걱정을 붙들고 있는 동안에는 마음이 점점 더 지쳐갈 뿐입니다.
그럴 때일수록 걱정보다 먼저 기도를 선택하시기 바랍니다. 걱정보다 먼저 관세음보살을 부르시기 바랍니다. 걱정보다 먼저 합장하고 마음을 모으시기 바랍니다. 기도는 우리의 삶을 바꾸는 힘이며 흔들리는 마음을 바로 세우는 등불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왜 걱정을 놓지 못하는 것일까요. 그것은 미래를 알 수 없기 때문입니다. 내일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르고, 한 달 뒤에 어떤 일이 생길지 모르며, 몇 년 뒤에 내 건강이 어떻게 될지 알 수 없기 때문입니다. 사람은 알 수 없는 미래 앞에서 불안을 느끼게 되고, 그 불안이 커지면 걱정이 됩니다. 그래서 걱정의 뿌리를 찾아가 보면 결국 미래에 대한 두려움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곰곰이 생각해 보면 우리가 걱정한다고 해서 미래가 바뀌는 것은 아닙니다. 걱정을 많이 한다고 사고가 예방되는 것도 아니고, 밤새 고민한다고 해서 건강이 좋아지는 것도 아닙니다. 오히려 걱정은 현재의 삶을 흐리게 만들고 마음의 힘을 약하게 만듭니다. 아직 오지 않은 미래 때문에 오늘의 행복을 놓치게 만드는 것입니다.
부처님께서는 중아함경에서 과거나 미래에 집착하지 말고 현재를 바르게 살라고 가르치셨습니다. 지나간 과거는 이미 지나갔고 아직 오지 않은 미래는 아직 오지 않았으니 오직 지금 이 순간에 깨어 있으라는 말씀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현재보다 과거를 후회하고 미래를 걱정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어떤 분은 오래전의 실수를 생각하며 괴로워합니다. 어떤 분은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을 상상하며 두려워합니다. 그러나 후회도 걱정도 모두 지금 이 순간을 잃어버리게 만드는 마음의 작용입니다. 수행자는 현재를 살아야 합니다. 오늘 해야 할 일을 하고 오늘 지어야 할 복을 짓고 오늘 해야 할 기도를 해야 합니다.
기도는 미래에 대한 두려움을 믿음으로 바꾸는 힘입니다. 걱정이 미래를 향한 불안이라면 기도는 미래를 향한 신뢰입니다. 걱정은 ‘어떻게 될까’에 머물지만 기도는 ‘잘 될 것입니다’라는 믿음을 품게 합니다. 물론 무조건 잘된다는 낙관이 아니라 부처님의 가피를 믿고 자신의 최선을 다하겠다는 다짐입니다.
그래서 기도하는 사람은 같은 어려움 속에서도 무너지지 않습니다. 병을 앓고 있어도 희망을 잃지 않고, 경제적으로 어려워도 다시 일어설 힘을 찾으며, 인간관계의 갈등 속에서도 마음을 잃지 않습니다. 기도가 있기 때문입니다. 기도는 상황을 없애주는 것이 아니라 상황을 이겨낼 힘을 주는 것입니다.
불심사에서 천일기도를 하시는 법우님들을 떠올려 보십시오. 처음 기도를 시작할 때는 각자 소원이 있었습니다. 건강을 위해 기도한 분도 있고 자녀를 위해 기도한 분도 있으며 가정의 평안을 위해 기도한 분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오랜 시간 기도를 이어가다 보면 어느 순간 소원보다 더 큰 선물을 받게 됩니다. 그것은 바로 흔들리지 않는 마음입니다.
예전에는 작은 일에도 잠을 못 이루던 분이 이제는 담담해집니다. 예전에는 남의 말 한마디에 상처받던 분이 이제는 웃으며 넘기게 됩니다. 예전에는 결과에 집착하던 분이 이제는 과정에 감사하게 됩니다. 이것이 바로 기도의 힘입니다. 기도는 바깥의 조건보다 먼저 내 마음을 변화시킵니다.
화엄경에는 "마음이 청정하면 국토가 청정하다."는 말씀이 있습니다. 세상이 변해야 행복해지는 것이 아니라 내 마음이 변하면 세상이 달라 보인다는 뜻입니다. 걱정이 가득한 마음으로 보면 세상은 온통 불안한 곳이 됩니다. 그러나 믿음과 감사가 있는 마음으로 보면 같은 세상도 희망으로 보이게 됩니다.
어느 법우님께서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예전에는 하루 종일 걱정만 하며 살았는데 기도를 시작한 뒤로는 걱정이 생기면 먼저 관세음보살님을 부르게 되었습니다." 참으로 귀한 말씀입니다. 걱정이 생겼을 때 걱정을 키우는 대신 염불을 선택하는 것, 그것이 바로 수행자의 길입니다.
관세음보살을 염하는 것은 단순히 이름을 부르는 행위가 아닙니다. 관세음보살님의 자비를 배우고, 관세음보살님의 원력을 배우고, 관세음보살님의 평정심을 배우는 것입니다. 그래서 염불을 계속하다 보면 어느새 불안하던 마음이 차분해지고, 흔들리던 마음이 안정되며, 두려움이 조금씩 사라지게 됩니다.
법우 여러분, 우리가 살아가는 동안 걱정은 완전히 사라지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걱정이 찾아올 때마다 기도를 선택하는 습관을 들일 수는 있습니다. 걱정이 밀려오면 염주를 들고 관세음보살을 부르시기 바랍니다. 불안이 커질 때는 합장하고 부처님께 마음을 맡기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성실히 실천하시기 바랍니다.
기도 없는 걱정은 마음을 지치게 하지만 기도가 함께하는 삶은 어려움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게 합니다. 그러므로 불자는 걱정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이 아니라 기도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걱정이 앞서는 삶이 아니라 기도가 앞서는 삶을 살아갈 때 우리 마음에는 평안이 찾아오고, 그 평안은 결국 우리의 삶 전체를 밝게 비추는 등불이 되어 줄 것입니다.
법우 여러분, 부처님께서는 인간의 괴로움이 어디에서 시작되는지를 깊이 통찰하셨습니다. 그리고 그 괴로움의 뿌리에는 집착과 두려움이 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우리가 걱정하는 이유도 결국은 잃을까 두렵기 때문입니다. 건강을 잃을까 두렵고, 사랑하는 사람을 잃을까 두렵고, 지금 누리고 있는 평안을 잃을까 두렵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걱정은 대부분 집착과 두려움에서 비롯됩니다.
그러나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습니다. 건강도 변하고 재산도 변하며 사람과의 인연도 변합니다. 부처님께서는 이것을 무상(無常)이라고 하셨습니다. 무상을 이해하면 집착이 줄어들고 집착이 줄어들면 걱정도 줄어듭니다. 모든 것이 변하는 세상 속에서 영원히 붙잡으려 하기 때문에 괴로움이 생기는 것입니다.
기도는 무상을 받아들이는 지혜를 키워줍니다. 기도하는 사람은 모든 것을 내 뜻대로 하려 하지 않습니다. 자신이 해야 할 일은 최선을 다하지만 결과는 인연과 업연에 맡길 줄 압니다. 그래서 기도하는 사람은 조급하지 않습니다. 조급함 대신 기다림을 배우고, 불안 대신 믿음을 배우며, 원망 대신 감사를 배우게 됩니다.
농부가 봄에 씨앗을 뿌리고 곧바로 열매를 따려고 하지 않듯이 수행자도 기도한 뒤에는 인내하며 기다릴 줄 알아야 합니다. 오늘 기도했다고 내일 모든 문제가 해결되기를 바라는 것은 욕심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기도는 결코 헛되지 않습니다. 기도하는 순간마다 마음이 맑아지고, 마음이 맑아질수록 지혜가 자라며, 지혜가 자랄수록 삶을 바라보는 눈이 달라집니다.
증일아함경에는 "마음을 바르게 하면 복이 따른다."는 가르침이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은 복이 생기기를 바라지만 정작 복이 머물 마음은 가꾸지 못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걱정과 원망과 불평으로 가득 찬 마음에는 복이 머물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감사와 믿음과 기도로 채워진 마음에는 자연스럽게 밝은 기운이 깃들게 됩니다.
실제로 주변을 살펴보면 늘 걱정만 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일이 생기기도 전에 걱정하고, 일이 지나간 뒤에도 걱정합니다. 좋은 일이 생겨도 혹시 나쁜 일이 생길까 걱정합니다. 그렇게 살아가면 마음이 늘 무겁고 얼굴에는 근심이 떠나지 않습니다. 반면 기도하는 사람은 다릅니다. 물론 어려움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어려움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감사할 이유를 찾으며 살아갑니다.
기도하는 사람은 병이 들어도 기도합니다. 경제적으로 힘들어도 기도합니다. 인간관계가 어려워도 기도합니다. 기도는 문제가 없어서 하는 것이 아니라 문제가 있을 때 더욱 해야 하는 수행입니다. 그래서 불자에게 기도는 선택이 아니라 생활이어야 합니다. 밥을 먹듯이 기도하고, 숨을 쉬듯이 기도하며, 하루를 시작하고 마칠 때마다 부처님을 생각하는 삶이 되어야 합니다.
특히 나이가 들수록 기도의 힘은 더욱 소중해집니다. 젊을 때는 자신의 힘을 믿고 살아가지만 세월이 흐를수록 인간의 힘으로 해결할 수 없는 일들이 많다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건강도 마음대로 되지 않고, 자녀의 삶도 대신 살아줄 수 없으며, 세상의 모든 일을 내 뜻대로 할 수도 없습니다. 그때 필요한 것이 바로 기도입니다.
기도는 포기가 아닙니다. 기도는 의지입니다. 기도는 나약함이 아니라 오히려 강한 믿음입니다. 세상의 변화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겠다는 다짐이며, 어떤 상황에서도 부처님을 향한 믿음을 잃지 않겠다는 서원입니다. 그래서 기도하는 사람은 겉으로 보기에는 조용해 보여도 내면에는 강한 힘을 지니고 있습니다.
관세음보살님을 생각해 보십시오. 관세음보살님은 중생의 고통 소리를 듣고 자비로 구제하시는 분입니다. 우리가 관세음보살을 부르는 이유는 단지 소원을 이루기 위해서만이 아닙니다. 관세음보살님의 자비심을 배우고, 관세음보살님의 원력을 닮기 위해서입니다. 관세음보살을 부르다 보면 어느새 내 마음도 자비로워지고, 관세음보살을 생각하다 보면 어느새 내 마음도 넓어지게 됩니다.
법우 여러분, 오늘도 마음속에 걱정이 있으실 것입니다. 건강 걱정도 있고 자녀 걱정도 있으며 경제적인 고민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 걱정을 품고만 있지 마시기 바랍니다. 걱정을 부처님 전에 올려놓으시기 바랍니다. 걱정을 염불로 바꾸고, 걱정을 기도로 바꾸고, 걱정을 발원으로 바꾸시기 바랍니다.
아침에 눈을 뜨면 먼저 관세음보살을 부르시고, 잠들기 전에도 관세음보살을 부르시기 바랍니다. 마음이 흔들릴 때마다 염주를 잡고 나무관세음보살을 염하시기 바랍니다. 그렇게 하루하루 기도하며 살아가다 보면 걱정은 조금씩 줄어들고 마음에는 평안이 자라나게 될 것입니다.
오늘 법문의 제목처럼 걱정보다 기도가 앞서는 삶을 살아가시기 바랍니다. 걱정보다 믿음이 앞서고, 걱정보다 감사가 앞서며, 걱정보다 자비가 앞서는 삶을 살아가시기 바랍니다. 그 길이 바로 부처님께서 우리에게 가르쳐 주신 수행의 길이며 행복의 길입니다.
오늘 하루도 부처님의 자비광명 속에서 마음의 평안을 얻으시고, 관세음보살님의 가피 속에서 모든 근심과 걱정을 내려놓으시기를 발원합니다. 성불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