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70년 6월 19일(금요일)
무창포불교대학 불심사 아침방송
주제 : “몸과 마음의 묵은 때를 씻어내는 날”
법우 여러분, 오늘은 우리 민족의 전통 명절인 단오입니다. 예로부터 단오는 여름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시기에 건강과 안녕을 기원하며 몸과 마음을 새롭게 가다듬던 뜻 깊은 날이었습니다. 사람들은 창포물에 머리를 감고 집 안팎을 정리하며 액운을 물리치고 복을 맞이하고자 하였습니다. 자연의 기운이 왕성해지는 이 시기에 몸을 깨끗이 하고 마음을 새롭게 하려는 지혜가 담겨 있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불교의 관점에서 보면 단오는 단순히 몸을 깨끗이 하는 날에 머물지 않습니다. 몸을 씻는 일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마음을 씻는 일입니다. 몸에 묻은 먼지는 물로 씻어낼 수 있지만 마음에 쌓인 번뇌와 걱정, 욕심과 분노는 물로 씻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수행자는 몸을 씻는 것과 함께 자신의 마음도 돌아보며 묵은 때를 씻어내려고 노력합니다.
부처님께서는 법구경에서 “마음을 잘 다스리는 사람은 행복을 얻는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이 말씀은 결국 행복도 괴로움도 마음에서 비롯된다는 가르침입니다. 사람들은 흔히 괴로움의 원인을 밖에서 찾으려고 합니다. 경제적인 문제 때문이라고 생각하기도 하고 사람 관계 때문이라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부처님께서는 괴로움의 뿌리를 자신의 마음속에서 찾으라고 가르치셨습니다.
법우 여러분, 집안 청소를 오래 하지 않으면 먼지가 쌓이게 됩니다. 처음에는 잘 보이지 않지만 시간이 지나면 구석구석 먼지가 쌓여 집안 공기까지 탁해지게 됩니다. 마음도 마찬가지입니다. 하루 이틀 쌓인 걱정은 괜찮을 수 있지만 오랜 세월 쌓인 욕심과 원망, 미움과 집착은 마음을 무겁게 만들고 삶을 어둡게 만듭니다. 그래서 수행자는 늘 마음 청소를 해야 합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자신도 모르게 많은 마음의 먼지를 쌓으며 살아갑니다. 누군가의 말 한마디에 상처를 받고, 오래전 서운했던 일을 잊지 못하고, 이미 지나간 일을 반복해서 떠올리며 괴로워하기도 합니다. 그러한 마음들이 하나둘 쌓여 결국 마음의 짐이 되고 번뇌가 되는 것입니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몸의 건강은 챙기면서 정작 마음의 건강은 소홀히 할 때가 많습니다.
부처님께서는 탐욕과 성냄과 어리석음을 삼독심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탐욕은 더 많이 가지려는 마음이고, 성냄은 자신의 뜻대로 되지 않을 때 일어나는 분노이며, 어리석음은 인생의 진실을 보지 못하는 마음입니다. 이 세 가지는 마치 마음에 쌓이는 독과 같아서 우리를 괴롭히고 삶을 무겁게 만듭니다. 그래서 수행은 결국 이 세 가지 독을 줄여가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누군가를 미워하는 마음을 오래 품고 살아간다고 생각해 보십시오. 상대방은 이미 그 일을 잊고 살아가는데 정작 자신은 그 생각 때문에 계속 괴로워하게 됩니다. 마치 뜨거운 숯을 손에 쥐고 상대방에게 던지려고 하면서 자신이 먼저 상처를 입는 것과 같습니다. 그래서 부처님께서는 원망을 오래 품지 말고 내려놓으라고 가르치셨습니다.
또 어떤 사람은 끊임없이 걱정하며 살아갑니다. 아직 일어나지도 않은 일을 미리 걱정하고, 오지 않은 미래를 두려워하며 살아갑니다. 그러나 생각해 보면 우리가 걱정했던 일 가운데 실제로 일어난 일은 많지 않습니다. 걱정은 미래를 준비하게 하는 지혜가 아니라 현재를 괴롭게 만드는 짐이 될 때가 많습니다. 그래서 부처님께서는 현재에 머무르라고 가르치셨습니다.
오늘 단오를 맞아 법우 여러분께서는 자신의 마음을 한번 돌아보시기 바랍니다. 나는 지금 무엇 때문에 괴로워하고 있는가, 무엇을 붙잡고 놓지 못하고 있는가, 누구를 용서하지 못하고 있는가를 조용히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그것들을 조금씩 내려놓는 연습을 해보시기 바랍니다. 마음을 비우는 만큼 마음은 가벼워지고, 마음을 내려놓는 만큼 삶은 평안해지게 됩니다.
증일아함경에서는 “마음을 깨끗이 하는 것이 가장 큰 공덕이다.”라는 뜻의 가르침을 전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큰 보시를 해야 공덕이 크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자신의 마음을 맑게 하고 선하게 만드는 일이 더 큰 공덕이 될 수 있습니다. 남을 미워하던 마음을 자비로운 마음으로 바꾸고, 욕심을 만족으로 바꾸며, 원망을 감사로 바꾸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수행입니다.
법우 여러분, 단오는 한 해의 액운을 막고 복을 기원하는 날입니다. 그러나 불교에서는 액운을 막는 가장 좋은 방법이 선한 마음을 키우는 것이라고 가르칩니다. 마음이 맑아지면 말이 맑아지고, 말이 맑아지면 행동이 맑아지며, 행동이 맑아지면 인생도 밝아지게 됩니다. 결국 복은 밖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마음에서 시작되는 것입니다.
오늘 단오를 맞아 몸을 깨끗이 씻듯이 마음도 한번 깨끗이 씻어 보시기 바랍니다. 오래된 걱정은 기도로 씻어내고, 오래된 미움은 용서로 씻어내며, 오래된 욕심은 만족으로 씻어내시기 바랍니다. 그렇게 마음이 맑아질 때 우리는 새로운 기운으로 새로운 삶을 시작할 수 있게 됩니다.
법우 여러분, 지금까지 단오의 의미와 함께 몸을 씻는 것보다 더 중요한 마음 청소에 대하여 말씀드렸습니다. 그렇다면 마음에 쌓인 묵은 때를 씻어내는 가장 좋은 방법은 무엇일까요. 부처님께서는 참회와 용서, 그리고 내려놓음을 통해 마음을 맑게 할 수 있다고 가르치셨습니다. 수행은 특별한 능력을 얻는 것이 아니라 마음을 본래의 맑고 깨끗한 상태로 되돌리는 과정입니다.
사람들은 흔히 참회를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는 일 정도로 생각합니다. 그러나 불교에서 말하는 참회는 단순히 후회하는 것이 아닙니다. 자신의 허물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다시는 같은 잘못을 반복하지 않겠다고 다짐하는 수행입니다. 후회는 과거에 머무르는 것이지만 참회는 새로운 삶으로 나아가는 출발점입니다. 그래서 참회하는 사람에게는 언제나 희망이 있습니다.
화엄경에는 “참회하면 맑은 물이 흐르듯 마음이 깨끗해진다.”는 뜻의 가르침이 있습니다. 더러운 그릇도 깨끗한 물로 여러 번 씻으면 다시 사용할 수 있듯이, 번뇌로 가득했던 마음도 참회를 거듭하면 점차 맑아질 수 있습니다. 부처님께서는 누구나 실수할 수 있지만 그것을 깨닫고 고치려는 사람이 진정한 수행자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법우 여러분, 우리 마음을 무겁게 만드는 것 가운데 하나는 오래된 후회입니다. 그때 그렇게 하지 말았어야 했는데, 그 사람에게 더 잘해주었어야 했는데, 조금만 더 참았더라면 좋았을 텐데 하며 이미 지나간 일을 붙잡고 살아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과거는 바꿀 수 없습니다. 바꿀 수 없는 과거에 묶여 살아가는 것은 자신을 더욱 괴롭게 만들 뿐입니다.
부처님께서는 과거는 이미 지나갔고 미래는 아직 오지 않았다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현재를 바르게 살아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가르치셨습니다. 참회는 과거를 지우는 일이 아니라 과거를 통해 배우고 현재를 새롭게 살아가는 일입니다. 오늘 단오를 맞아 과거의 후회와 아픔을 조금씩 내려놓아 보시기 바랍니다.
또한 마음의 묵은 때를 씻어내기 위해서는 용서가 필요합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상처를 주기도 하고 상처를 받기도 합니다. 어떤 상처는 금방 잊혀지지만 어떤 상처는 오랫동안 마음속에 남아 괴로움을 주기도 합니다. 그런데 용서하지 못하는 마음은 결국 상대방보다 자신을 더 괴롭게 만듭니다. 그래서 부처님께서는 미움을 품고 사는 것은 불을 안고 사는 것과 같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용서는 상대방을 위한 것이 아니라 자신을 위한 것입니다. 용서한다고 해서 잘못을 인정하는 것이 아니며 모든 일을 잊어버리는 것도 아닙니다. 다만 그 일에 더 이상 자신의 마음을 묶어두지 않겠다는 결심입니다. 미움을 내려놓는 순간 마음은 한결 가벼워지고 삶은 훨씬 자유로워집니다. 그것이 용서가 주는 선물입니다.
법구경에는 “원한은 원한으로써 풀리지 않고 오직 자비로써 풀린다.”는 말씀이 있습니다. 세상은 미움으로 더 나아지지 않습니다. 원망은 또 다른 원망을 낳고 분노는 또 다른 분노를 낳습니다. 그러나 이해와 자비는 상처를 치유하고 새로운 인연을 만들어 줍니다. 그래서 수행자는 미움보다 자비를 선택하려고 노력합니다.
법우 여러분, 내려놓음도 마음 청소의 중요한 수행입니다. 사람들은 손에 쥔 것을 놓지 못해 괴로워합니다. 재산에 대한 집착도 있고 사람에 대한 집착도 있으며 자신의 생각에 대한 집착도 있습니다. 그러나 세상에 영원히 내 것이 되는 것은 없습니다. 모든 것은 인연 따라 왔다가 인연 따라 떠나게 됩니다. 그것이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무상의 진리입니다.
무상을 이해하는 사람은 집착을 줄일 수 있습니다. 집착이 줄어들면 마음은 한결 편안해지고 삶은 훨씬 가벼워집니다. 마치 무거운 짐을 내려놓은 사람이 가볍게 걸을 수 있듯이 마음의 짐을 내려놓은 사람도 편안하게 살아갈 수 있습니다. 그래서 내려놓음은 포기가 아니라 자유로 가는 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절에 와서 기도하고 독경하며 선명상을 하는 이유도 결국 마음의 짐을 내려놓기 위함입니다. 부처님 앞에 앉아 조용히 합장하고 기도하는 동안 우리는 잠시 욕심을 내려놓고 걱정을 내려놓으며 자신을 돌아보게 됩니다. 그 순간 마음은 맑아지고 새로운 힘을 얻게 됩니다.
오늘 단오는 창포물로 머리를 감으며 액운을 물리치던 날입니다. 그러나 불교 수행자는 자신의 마음을 씻는 사람입니다. 미움은 자비로 씻어내고, 욕심은 만족으로 씻어내며, 걱정은 믿음으로 씻어냅니다. 그렇게 마음을 씻고 나면 세상은 달라지지 않았는데도 삶이 달라 보이고 인생이 훨씬 가볍게 느껴지게 됩니다.
존경하는 법우 여러분, 단오를 맞아 몸을 깨끗이 하듯 마음도 깨끗이 씻어보시기 바랍니다. 오래된 원망과 후회, 걱정과 집착을 조금씩 내려놓아 보시기 바랍니다. 마음의 묵은 때가 씻겨 나갈수록 평안은 깊어지고 행복은 더욱 가까워질 것입니다.
법우 여러분, 지금까지 우리는 단오의 의미와 함께 몸을 씻는 것보다 더 중요한 마음 청소에 대하여 생각해 보았습니다. 또한 참회와 용서, 내려놓음을 통해 마음에 쌓인 묵은 때를 씻어내는 수행에 대해서도 함께 말씀을 나누었습니다. 그렇다면 마음의 묵은 때를 씻어낸 사람의 삶은 어떻게 달라질까요. 부처님께서는 마음이 맑아지면 세상이 달라 보이고 인생이 한결 가벼워진다고 가르치셨습니다.
같은 길을 걸어도 마음이 어두운 사람은 세상의 부족함만 보게 됩니다. 같은 하루를 살아도 마음이 무거운 사람은 걱정거리만 찾게 됩니다. 그러나 마음이 맑아진 사람은 작은 일에도 감사할 줄 알고 평범한 하루 속에서도 행복을 발견하게 됩니다. 세상이 달라진 것이 아니라 세상을 바라보는 마음이 달라진 것입니다. 그래서 부처님께서는 모든 것은 마음에서 시작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법구경에는 “청정한 마음으로 말하고 행동하면 행복이 그림자처럼 따른다.”는 말씀이 있습니다. 그림자는 몸을 떠나지 않듯이 맑은 마음이 만들어낸 행복도 우리 삶을 떠나지 않습니다. 많은 사람들은 행복을 밖에서 찾으려고 하지만 수행자는 마음에서 행복을 찾습니다. 왜냐하면 밖의 조건은 늘 변하지만 마음은 스스로 가꾸어 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법우 여러분, 살아오면서 누구나 마음에 상처를 안고 살아갑니다. 어떤 사람은 가족 때문에 아파하고 어떤 사람은 사람 관계 때문에 힘들어합니다. 또 어떤 사람은 건강 문제로 걱정하며 살아갑니다. 그러나 상처 없는 사람이 행복한 것이 아니라 상처를 지혜롭게 받아들이는 사람이 행복합니다. 어려움이 없는 사람이 평안한 것이 아니라 어려움 속에서도 마음의 중심을 잃지 않는 사람이 평안한 것입니다.
부처님께서는 연꽃을 비유로 자주 말씀하셨습니다. 연꽃은 진흙탕 속에서 자라지만 진흙에 물들지 않습니다. 오히려 진흙이 깊을수록 더욱 아름다운 꽃을 피웁니다. 우리 인생도 마찬가지입니다. 괴로움과 시련이 없는 삶은 없지만 그 속에서 어떤 마음을 내느냐에 따라 인생의 향기가 달라집니다. 수행자는 어려움 속에서도 향기로운 연꽃을 피우는 사람입니다.
오늘은 단오입니다. 옛사람들은 창포물에 머리를 감으며 몸의 묵은 때를 씻어냈습니다. 그러나 수행자는 마음의 창포물을 준비해야 합니다. 그 창포물은 바로 참회입니다. 자신의 잘못을 돌아보는 참회가 마음을 맑게 하고, 용서가 마음을 부드럽게 하며, 감사가 마음을 밝게 만들어 줍니다. 그리고 기도는 우리의 마음을 다시 부처님께로 향하게 해주는 길잡이가 됩니다.
생각해 보면 우리 인생의 괴로움 가운데 상당수는 이미 지나간 일에 대한 후회이거나 아직 오지 않은 미래에 대한 걱정입니다. 그러나 부처님께서는 현재를 살아가라고 가르치셨습니다. 지나간 어제는 바꿀 수 없고 아직 오지 않은 내일은 알 수 없습니다. 우리가 바르게 살아갈 수 있는 시간은 오직 오늘뿐입니다. 그래서 오늘 하루를 맑고 바르게 살아가는 것이 가장 큰 수행입니다.
법우 여러분, 오늘 하루만이라도 마음의 짐을 조금 내려놓아 보시기 바랍니다. 오래된 걱정을 부처님 전에 맡겨두고, 오래된 원망은 용서로 바꾸며, 오래된 욕심은 만족으로 바꾸어 보시기 바랍니다. 마음속에 쌓여 있던 먼지가 걷히면 세상은 생각보다 훨씬 밝고 아름답게 보이기 시작할 것입니다.
증일아함경에서는 “마음을 깨끗이 하는 사람에게는 복이 따른다.”는 뜻의 가르침을 전하고 있습니다. 복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닙니다. 깨끗한 마음이 복이고, 편안한 마음이 복이며, 감사할 줄 아는 마음이 복입니다. 세상이 아무리 복잡해도 마음이 평안하면 행복할 수 있고, 가진 것이 많지 않아도 마음이 맑으면 풍요롭게 살아갈 수 있습니다.
특히 우리 불심사 법우 여러분께서는 오랫동안 기도와 수행의 길을 걸어오셨습니다. 이른 아침마다 불심사 방송으로 부처님 말씀을 들으며 하루를 시작하고, 관세음보살님과 약사여래부처님의 명호를 부르며 자신과 가족의 행복을 발원하고 계십니다. 그러한 하루하루의 정진이 바로 마음의 묵은 때를 씻어내는 수행이며, 인생을 밝게 만드는 공덕이 됩니다.
법우 여러분, 오늘 단오를 맞아 몸뿐만 아니라 마음도 새롭게 하시기 바랍니다. 깨끗한 몸이 건강을 지켜주듯이 깨끗한 마음은 행복을 지켜줍니다. 맑은 마음은 밝은 말을 만들고, 밝은 말은 좋은 인연을 만들며, 좋은 인연은 결국 복된 인생을 만들어 줍니다.
“몸과 마음의 묵은 때를 씻어내는 날”
오늘 이 말씀을 가슴에 새기시고, 몸의 건강과 함께 마음의 건강도 돌보는 하루가 되시기를 바랍니다. 참회로 마음을 씻고, 용서로 마음을 넓히며, 감사로 마음을 밝히는 법우님 되시기를 바랍니다. 그리하여 부처님의 자비광명 속에서 늘 건강하시고 평안하시며, 가정마다 웃음과 행복이 가득하시기를 두 손 모아 축원드립니다. 성불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