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락도량
무주선원 도량은 일 년 365일 도량에 꽃이 떨어질 날이 없는데 특히 6월 수국꽃 파티는 대단합니다. 올해도 작년보다 더 풍성해진 수국꽃들이 도량을 장엄합니다. 연못에는 수련꽃이 가득하고 가지가지 새소리가 끊임없이 들리고 법당에는 나무아미타불 염불 소리가 가득하고 아, 여기가 극락도량이지 합니다.
그 옛날 성공하겠다는 의지 하나만 가지고 아는 인맥이라고는 전혀 없는 서울에 빈손으로 올라와 처음 취직한 곳이 꽃 농장이라, 그때부터 배운 꽃 가꾸기 인연으로 출가 후에도 가는 곳마다 나무 심고 이 자리에서는 귤밭을 걷어내고 부처님 모시고 연못도 만들고 각종 꽃나무를 심어 가꾸며 극락도량으로 회향하는 것입니다.
여담으로 모든 생명의 원리는 똑같습니다. 짐승이나 사람이나 식물이나 찬탄 받으면 다 환희심을 일으키고 즐거워하는데 무주선원 꽃과 나무들은 도량에 오가는 사람들이 드물다 보니 자태는 아름다워도 찬탄하는 소리 역시 드물다 보니 아이들이 사람 많이 오가는 도량에 있었으면 온종일 찬탄 받을 것인데 주인장인 제가 좀 미안하고, 풀 한 포기도 주인장 인연으로 한 도량에 모였는데 동업 중생이라 독고다이 주인장의 염불 소리에 함께 정진하고 사는 것입니다.
우리가 업(業)을 녹이고 망상을 터는 방법이 염불이나 좌선 등 수행도 있지만, 야전(野戰)에서 부딪치고 어려움을 겪고 일어섰을 때 또한 업(業)이 녹고 망상이 쉬는 것입니다. 경험상 어려움을 겪고 일어서면 보이는 세상이 달리 보이고 안목도 넓어지고 합니다. 무상(無常), 무상은 우주의 법칙입니다. 무상을 통찰(洞察)하면 그리 억울할 것도 진심(瞋心)이 올라올 일이 없습니다.
뽕나무밭이 바다가 되고 바다가 뽕나무밭이 되는[桑田碧海] 무상(無常)의 법칙을 사바세계에서 수없이 보아 왔고 이루는 것은 오래 걸리지만 무너지는 것은 잠깐인 것도 수없이 보아 오지 않습니까? 초심시절 도량에 아름드리나무가 주지 스님의 무지로 베어나가는데 기계톱 소리가 나무의 비명(悲鳴) 소리로 들리고 전 눈물이 났습니다. 백 년, 이백 년 자리를 지키면서 수없는 대중의 삶을 지켜보았는데 어느 날 무지의 중생 한 생각에 무너지는구나.
이 자리에서 손수 곡괭이와 괭이 하나로 꽃나무 심고 잔디 심고 가꾸었지만 이것도 내가 이 자리에 있을 적에나 존재하는 것이지 인연이 다하여 죽거나 떠나면 흩어지는 것은 순간일 것으로 생각합니다. 인연(因緣)도 무상(無常)을 넘을 수는 없습니다. - 아 - 다만 내가 이 자리에 있는 날까지는 법당에서나 마당에서나 나무아미타불 염불 소리는 이어지고 잡풀 제거하고 꽃나무 가꾸는 일은 이어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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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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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재천* 작성시간 26.06.10 감사합니다 나무아미타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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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수경성 작성시간 26.06.10 맑고 밝고 아름답습니다!
덕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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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海印/ 남 영성. 작성시간 26.06.11 나무아미타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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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여울 작성시간 26.06.11 수국꽃이 도량을 장엄하는 청정 도량에 스님의 염불소리가 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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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원상 작성시간 26.06.11 나무아미타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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