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아함경 457. 설경(說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의 동원(東園) 녹자모강당(鹿子母講堂)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는 저녁 무렵 선정에서 깨어나 강당 그늘에 자리를 펴고 대중 앞에 앉아 모든 비구들에게 우단나구(優檀那句)를 말씀하셨다.
세계를 인연하기 때문에 말[說]이 생기는 것이니, 세계를 인연하지 않는 것이 아니다. 세계를 인연하기 때문에 소견[見]이 생기는 것이니, 세계를 인연하지 않는 것이 아니다. 세계를 인연하기 때문에 생각[想]이 생기는 것이니, 세계를 인연하지 않는 것이 아니다. 낮은 세계를 인연하면, 저열한 말·저열한 소견·저열한 생각·저열한 의도·저열한 욕망·저열한 소망·저열한 사람·저열한 일·저열한 시설·저열한 세움·저열한 부분·저열한 나타냄·저열한 태어남이 생긴다고 나는 말한다. 보통 세계와 훌륭한 세계도 마찬가지이니, 훌륭한 세계를 인연하면, 그는 훌륭한 말·훌륭한 소견·훌륭한 생각·훌륭한 의도·훌륭한 욕망·훌륭한 소망·훌륭한 사람·훌륭한 일·훌륭한 시설·훌륭한 세움·훌륭한 부분·훌륭한 나타냄·훌륭한 태어남이 생긴다고 나는 말하느니라.
이 때 바가리(婆迦利) 비구가 부처님 뒤에서 부채를 들고 부처님을 부채질해드리고 있다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만일 삼먁삼불타(三藐三佛陀)에 대하여 삼먁삼불타가 아니라는 소견을 일으킨다면, 그 소견도 또한 세계를 인연하여 생기는 것입니까?
부처님께서 비구에게 말씀하셨다.
삼먁삼불타에 대하여 삼먁삼불타가 아니라는 소견을 일으키는 것도 또한 세계를 인연하여 생기는 것이요, 세계를 인연하지 않는 것이 아니니라. 왜냐하면 범부의 세계는 무명의 세계이기 때문이니라. 내가 앞에서 말했듯이 저열한 세계를 인연하여 저열한 말과 저열한 소견 ……(내지)…… 저열한 태어남이 생기고, 보통 세계도 마찬가지이며, 훌륭한 세계를 인연하여 훌륭한 말과 훌륭한 소견 ……(내지)……훌륭한 태어남이 생기는 것이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잡아함경 458. 인경(因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인(因)이 있어서 탐욕의 생각[欲想]이 생기는 것이니, 인이 없이 생기는 것이 아니다. 인이 있어서 성내는 생각[嗔想]이 생기는 것이니, 인이 없이 생기는 것이 아니다. 인이 있어서 해치는 생각[害想]이 생기는 것이니, 인이 없이 생기는 것이 아니다.
어떤 것을 인으로 탐욕의 생각이 생기는 것이라고 하는가? 이른바 탐욕의 세계를 인연하는 것이니라. 탐욕의 세계를 인연하기 때문에 탐욕의 생각[欲想]·탐욕의 욕망[欲欲]·탐욕의 지각[欲覺]·탐욕의 번열[欲熱]·탐욕의 추구[欲求]가 생긴다.
어리석은 범부는 탐욕의 추구를 일으킨 뒤에, 이 중생은 이른바 몸과 입과 마음, 이 세 가지로 삿됨을 일으킨다. 이와 같은 삿된 인연 때문에 현세에서 괴로움에 머물러 괴로움이 있고 걸림이 있고 번민이 있고 번열이 있으며,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는 나쁜 세계에 태어나나니, 이것을 이름하여 인연으로 탐욕의 생각이 생기는 것이라 하느니라. 성내는 생각도 마찬가지이다.
어떤 것을 인연으로 해치는 생각이 생기는 것이라고 하는가? 해치는 세계를 인연하여 해치는 생각[害想]·해치는 욕망[害欲]·해치는 지각[害覺]·해치는 번열[害熱]·해치는 추구[害求]가 생긴다.
어리석은 범부는 해치는 추구를 일으킨 뒤에, 이 중생은 이른바 몸과 입과 마음, 이 세 가지에서 삿됨을 일으킨다. 세 가지 삿된 인연을 일으킨 뒤에는 현세에서 괴로움에 머물러 괴로움이 있고 걸림이 있고 번민이 있고 번열이 있으며,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는 나쁜 세계에 태어나나니, 이것을 이름하여 인연으로 해치는 생각이 생기는 것이라고 하느니라.
모든 비구들아, 만일 모든 사문 바라문이 이와 같이 삶에 안주하며 위험한 생각들을 하면서도 버리고 떠나기를 구하지 않고 깨닫지 못하고 뱉어버리지 못한다면, 그들은 현세에서 괴로움에 머물러 괴로움이 있고 걸림이 있고 번민이 있고 번열이 있으며,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는 나쁜 세계에 태어나느니라.
비유하면 성읍이나 마을에서 멀지 않은 넓은 벌판에 큰 불이 갑자기 일어난 것과 같다. 그곳에 그 불을 끌 수 있는 힘을 가진 자가 없다면, 마땅히 알아야 할 것이다. 그 들판의 모든 중생들은 다 불의 피해를 입을 것이니라. 이와 같이 모든 사문 바라문이 삶에 안주하며 위험한 생각들을 한다면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는 반드시 나쁜 세계에 태어나느니라.
모든 비구들아, 인이 있어서 탐욕에서 벗어난 생각[出要想]이 생기는 것이니, 인이 없이 생기는 것이 아니다.
어떤 것을 인이 있어서 탐욕에서 벗어난 생각이 생기는 것이라고 하는가? 이른바 탐욕에서 벗어난 세계이니라. 탐욕에서 벗어난 세계를 인연하여 탐욕에서 벗어난 생각·탐욕에서 벗어난 욕망·탐욕에서 벗어난 지각·탐욕에서 벗어난 번열·탐욕에서 벗어난 추구가 생기느니라. 이른바 저 지혜로운 사람이 탐욕에서 벗어나기를 추구할 때, 그 중생은 이른바 몸과 입과 마음, 이 세 가지에서 올바름을 일으킨다. 그는 이와 같이 바른 인연을 일으킨 뒤에, 현세에서 즐거움에 머물러 괴로워하지 않고 걸리지 않으며, 번민하지 않고 애태우지 않으며,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는 좋은 세계에 태어나느니라. 이것을 이름하여 인연으로 탐욕을 벗어난 생각이 생기는 것이라고 하느니라. 성내지 않는 생각도 마찬가지이다.
어떤 것을 인연으로 해치지 않는 생각이 생기는 것이라고 하는가? 이른바 해치지 않는 세계이니라. 해치지 않는 세계를 인연하여 해치지 않는 생각·해치지 않는 욕망·해치지 않는 지각·해치지 않는 번열·해치지 않는 추구가 생기느니라. 저 지혜로운 사람이 해치지 않기를 추구할 때, 그 중생은 이른바 몸과 입과 마음, 이 세 가지에서 올바름을 일으킨다. 그는 바른 인연이 생긴 뒤에, 현세에서 즐거움에 머물러 괴로워하지 않고 걸리지 않으며, 번민하지 않고 애태우지 않으며,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는 좋은 세계에 태어나느니라. 이것을 이름하여 인연으로 해치지 않는 생각이 생기는 것이라고 하느니라.
만일 모든 사문 바라문들이 삶에 안주해 해치지 않는 생각을 한다면, 그것을 버리고 여의지 않고 깨닫지 않고 뱉어버리지 않더라도 현세에서 즐거움에 머물러 괴로워하지 않고 걸리지 않고 번민하지 않고 애태우지 않으며,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는 좋은 세계에 태어나느니라.
비유하면 성읍(城邑)이나 마을 변두리 넓은 벌판에서 큰 불이 갑자기 일어난 것과 같다. 그 때 손발로 그 불을 끌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마땅히 알아야 할 것이다. 초목(草木)을 의지해 사는 저 모든 중생들은 다 피해를 입지 않을 것이다. 이와 같이 모든 사문 바라문이 삶에 안주하며 바른 생각을 한다면, 그것을 버리지 않고 깨닫지 않고 뱉어버리지 않더라도 현세에서 즐거움에 머물러 괴로워하지 않고 걸리지 않고 번민하지 않고 애태우지 않으며,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는 좋은 세계에 태어나느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