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아함경 806. 계빈나경(罽賓那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이른 아침에 가사를 입고 발우를 가지고 사위성에 들어가 걸식하고 계셨다. 걸식을 다 마치시고는 정사(精舍)로 돌아와 가사와 발우를 챙겨두시고 발을 씻은 뒤에, 니사단(尼師壇)을 가지고 안타림(安陀林)으로 들어가 어떤 나무 밑에 앉아 낮 선정에 드셨다.
그 때 존자 계빈나(?賓那)도 이른 새벽에 가사를 입고 발우를 가지고 사위성으로 들어가 걸식하고 돌아와서는, 가사와 발우를 챙겨두고 발을 씻은 다음, 니사단(尼師檀)을 가지고 안타림으로 들어가 부처님으로부터 그리 멀지 않은 나무 밑에 앉아서 선정에 들어, 몸을 바르게 하고 움직이지 않고, 몸과 마음을 곧고 바르게 하고는 훌륭하고 묘한 사색에 들어 있었다.
그 때 많은 비구들은 해질 무렵에 선정에서 깨어나, 부처님께서 계신 곳으로 찾아가 부처님의 발에 머리 조아려 예배하고 한쪽에 물러앉았다. 부처님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존자 계빈나를 보았느냐? 그는 내게서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몸을 바르게 하고 단정히 앉아 몸과 마음을 움직이지 않고 훌륭하고 묘한 선정에 들어 있느니라.
비구들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희들은 그 존자가 몸을 바르게 하고 단정히 앉아, 그 몸을 잘 거두어 기울거나 움직이지 않고 전일한 마음으로 훌륭하고 묘한 선정에 들어있는 것을 자주 보았습니다.
부처님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비구가 삼매를 닦아 익힐 때 몸과 마음이 편안하게 머물러서 기울게 하지도 않고 움직이지 않으며 훌륭하고 묘한 선정에 머물면, 그 비구는 이 삼매를 얻어 애써 방편을 쓰지 않더라도 마음대로 곧 증득할 수 있을 것이니라.
모든 비구들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그것은 어떠한 삼매이기에 비구가 그 삼매를 얻으면, 몸과 마음이 움직이지 않고 훌륭하고 묘한 선정에 머물게 되나이까?
부처님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비구가 촌락을 의지하고 살면서 이른 아침에 가사를 입고 발우를 가지고 마을에 들어가 걸식하고 정사로 돌아와서는, 가사와 발우를 챙겨두고 발을 씻은 다음, 숲 속에 들어가, 혹은 고요한 방이나 한데에 앉아서 삼매에 들어 생각을 잡아매고,……나아가 숨이 멸함을 관찰하여 잘 배우면 이것을 삼매라고 말한다. 만일 비구가 단정히 앉아 사유하면 몸과 마음이 움직이지 않아 훌륭하고 묘한 선정에 머물 수 있을 것이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잡아함경 807. 일사능가라경(一奢能伽羅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일사능가라(一奢能伽羅) 숲 속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두 달 동안 선정에 들려고[坐禪] 한다. 다만 밥을 가져오는 비구와 포살(布薩)할 때를 제외하고는 모든 비구들은 오가지 말라.
그 때 세존께서 이렇게 말씀하시고 나서 즉시 두 달 동안 선정에 드셨고, 다만 밥을 가져오는 비구와 포살할 때를 제외하고는 어떤 비구도 감히 오가지 않았다. 그 때 세존께서 두 달 동안의 좌선을 마치시고 곧 선정에서 깨어나 비구들 앞에 앉아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모든 외도 출가자들이 너희들을 찾아와서 '사문 구담은 두 달 동안 어떻게 좌선하였는가?' 하고 묻거든, 너희들은 꼭 '여래께서는 두 달 동안 안나반나념을 하면서 선정에 들어 사유하셨다'라고 대답하라. 왜냐 하면, 나는 이 두 달 동안 안나반나(安那般那 : 呼吸)를 계속 기억하면서 오랫동안 머물러 사색하였기 때문이다. 즉 숨을 들이쉴 때에는 숨을 들이쉰다고 생각하여 사실 그대로 알고, 숨을 내쉴 때에는 숨을 내쉰다고 생각하여 사실 그대로 알며, 혹은 숨이 긴지 짧은지와, 혹은 온 몸으로 지각하면서 숨을 들이쉰다고 생각하여 사실 그대로 알고, 온 몸으로 지각하면서 숨을 내쉰다고 생각하여 사실 그대로 알며, 몸의 움직임을 쉬면서 숨을 들이쉰다고 생각하여 사실 그대로 알고,……(내지)……내쉬는 숨이 멸한다고 생각하여 사실 그대로 알았다. 나는 그것을 다 안 뒤에는 이렇게 생각하였다.
'이것은 거친 생각에 머무는 것이다. 나는 이제 이 생각을 쉬고 다시 다른 미세한 생각을 닦아 머물리라.'
그 때 나는 거친 생각을 쉬고 곧 미세한 생각에 들어 오래 머물렀다. 그 때 매우 잘 생긴 어떤 세 명의 천자가 밤이 지나자 내게로 찾아왔다. 한 천자는 '사문 구담이 때[時 : 죽음]가 이르렀다'라고 말했고, 다시 한 천자는 '아직 때가 온 것이 아니다. 때가 오려고 한다'라고 말하였으며, 세 번째 천자는 '때가 온 것도 아니고 오려고 하는 것도 아니다. 이것은 아라한이 적멸(寂滅)을 닦아 머물러 있는 모습일 뿐이다'라고 말했느니라.
부처님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바르게 말하면 그것은 성인의 머묾이요, 하늘의 머묾이며, 범(梵)의 머묾이요, 배우는 이의 머묾이며, 배울 것이 없는 이의 머묾이요, 여래의 머묾이다. 그것은 배울 것이 있는 이가 얻지 못한 것을 얻음이요, 이르지 못한 것에 이름이며, 증득하지 못한 것을 증득함이다. 그리고 배울 것이 없는 이의 현재 세상에 즐겁게 머묾을 곧 안나반나념이라 하나니, 이것은 부처님의 바른 가르침[正說]이다.
왜냐 하면 안나반나념은 곧 성인의 머묾이요, 하늘의 머묾이며, 범의 머묾이고,……(내지)……배울 것이 없는 이의 현재 세상에 즐겁게 머묾이기 때문이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