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정스님의 극락세계 체험기 (1)

작성자비빔밥|작성시간12.05.18|조회수634 목록 댓글 4

관정스님의 극락체험기를 몇번에 나누어 실어 봅니다. 

이미 읽어보신 분들도 계시겠지만 아직 못 읽어보신 분들도 계실 것입니다....

모든 분들이 왕생극락하시기를....나무아미타불....()()()

 

 

[제1장 극락세계 체험의 내력]

(1987년 4월 싱가폴의 남해 보타산에서 강연)

 

인 사 말

 

여러 큰스님과 대덕스님들, 그리고 여러 불자님들 안녕하십니까! 오늘 우리들은 부처님의 인연으로 여기 이 곳에 모이게 됐습니다. 이것은 전생이나 혹은 과거생에 맺은 인연입니다. 이 인연으로 오늘 비로소 이 자리에서 여러분과 제가 함께 만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오늘 제가 강연 하고자 하는 바는, 제 자신이 서방극락세계에 가서 직접 경험한 것과 극락세계에서 보고 들었던 정경을 여러분들께 모두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제가 말씀드리고자 하는 것은 다음의 다섯 가지입니다.

 

1) 제가 어떻게 해서 극락세계에 갈 수 있었으며, 무슨 인연으로 그 곳에 갈 수 있었나 하는 것입니다. 실제로 저는 극락세계에 다녀온 시간을 대략 20여 시간 정도로 생각했었는데, 그렇지만 다시 인간 세상에 돌아와 보니 이미 6년 5개월이 지나 있었습니다.

 

2) 서방정토 극락세계에 가는 동안 제가 처음으로 도달한 곳은 중천나한동(中天羅漢洞: 아라한과를 증득한 성자들이 머물고 있는 삼계밖의 아라한 세계)이었고, 그 다음 도리천(忉利天:28개의 하늘세계중 욕망이 끊어지지 않은 세계로서 두 번째에 해당되는 하늘세계), 도솔천(兜率天:28개의 하늘세계중 욕망이 끊어지지 않은 세계로서 4번째 하늘세계, 미륵보살이 계심)을 거쳐 극락세계의 3개 지점, 즉 하품연화와 중품연화, 그리고 상품연화를 갔었습니다. 제가 이제 이 세 곳의 경계가 어떤 곳인지를 여러분께 알려 드리겠습니다.

 

3) 9품 왕생의 실제 상황을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쉽게 말씀드려서 사바세계의 중생이 수행하여 얻은바 공덕의 정도에 따라, 9품 연화중 장차 어느 곳에 왕생하는지 정해지게 되며, 또한 매 1품 1품의 연꽃 안에서 일어나는 실제 생활정경을 얘기하고자 합니다.

 

가령, 그들의 신체적 특징과 옷의 색상, 일상생활의 음식, 연꽃의 높고 낮음과 크고 작음 등이 어떠한지를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4) 극락세계에 왕생한 중생들의 수행방법, 쉽게 말해 그 곳에 왕생한 사람들은 어떤 수행방법을 거쳐 1품 1품, 하품에서 상품으로 올라가 불도를 이루게 되는지 설명하려 합니다.

 

5) 그 곳에 왕생한 사람들 중에, 내가 아는 사람들로부터 사바세계로 내가 다시 돌아가게 되면, 그들의 가족에게 안부를 전해 달라는 부탁을 받았습니다.

 

[제2장 관세음보살의 인도]

 

1967년 10월 25일의 일이다. 그 날 나는 그 당시 주지로 있던 복건성 선유현에 있는 맥사암사(麥斜岩寺)의 절 뒤편 미륵동(彌勒洞)에서 좌선 도중 선정에 들어갔는데, 갑자기 누군가 나를 부르는 듯한 소리가 들렸다.

 

그리고는 동시에 나를 재촉하듯이 앞으로 밀고 나아가는 것 같았는데, 이때 나는 술 취한 사람처럼 휘청거리면서 황홀감을 느꼈다. 그리고 까닭을 물을 여유조차 없이 바로 절 밖으로 밀려 나왔는데, 그 순간 나는 복건성의 덕화현(德化縣: 맥사암사에서 덕화현까지는 약100키로 정도 거리이다; 옮긴이)에 있는 운유(雲遊: 지방 이름; 옮긴이)라는 곳에 가야만 된다는 것을 느꼈으며 그 곳을 향해 가기 시작했다.

 

걷고 또 걸었지만 가는 동안 조금도 힘들지 않았으며 배도 고프지 않았다. 다만 목이 마를 때는 두 손으로 샘물을 떠 마셨을 뿐, 며칠을 걸었는지도 알 수 없었다. 길을 가는 동안에는 휴식도 취하지 않았고 잠도 자지 않았으며, 기억나는 것은 밝은 대낮만 계속된다는 것이었다. 그때는 바로 중국 문화대혁명이 진행되던 시기였는데, 당시 내가 덕화현을 지나 상용(上湧)의 구선산이 얼마 멀지 않은 곳에 도착했을 때, 정신이 갑자기 맑아지기 시작하는 것을 느꼈다.

 

그때 나는 길을 가던 행인이 "오늘은 10월 25일"이라고 말하는 것을 들었는데, 문화혁명 시기에는 지방마다 혼란스러웠기 때문에 사람들은 길을 가려면 밤을 자주 이용했으며 나도 예외는 아니었다. 내 기억으로는 아마 그 이튿날 새벽 세시쯤 되었을 무렵이었던 것 같다. 길을 가고 있는 도중에 나는 한 분의 나이 드신 노스님을 만났는데, (나중에 그 분이 관세음보살님의 화신임을 알게 되었다.)

 

그 분의 옷차림이 나와 똑같아서 우리들은 예전부터 알고 있는 사이는 아니였지만, 복장이 같은 차림새라 아주 자연스럽게, 마치 약속이나 한 것처럼 서로 합장을 하며 예를 갖추었다. 그리고 서로 이름을 물어 보며 인사를 나누었는데, 노스님께서 "내 법호는 원관(圓觀)이오. 오늘 우리는 인연이 있어 서로 만났으므로 함께 이른 아침의 구선산을 유람하는 것이 어떻겠소"하고 말씀하시기에 마침 같은 길을 걷고 있었으므로 나는 머리를 끄떡이며 동의하였다.

 

그리하여 우리는 나란히 이야기를 하며 걸었는데, 그 분께서는 나의 오랜 과거전생을 훤히 꿰뚫어 보는 듯 하였으며, 마치 어떤 신화(神話)라도 얘기하는 것처럼 나의 전생, 즉 내가 어느 시대에는 어느 곳에서 언제 어떻게 태어났으며, 어느 생에는 어디에 태어났는지를 모두 다 말씀해 주셨고, 인과(因果)에 관해서도 많은 말씀을 해 주셨다.

 

그런데 아주 이상하게도 나는 그 분께서 말씀해 주시는 한마디 한마디의 모든 내용을 완벽하게 다 기억할 수 있었다. (7년후 관정큰스님의 말씀에 의거하여 각지로 조사를 해보니 전생에 실제로 매 생에 마다 그런 사람이 있었으며, 시간과 장소도 모두 일치했고 모두 스님과 관련이 있었다.

 

큰스님께서는 여러 생 동안 출가를 하여 스님으로 살아가셨지만 그러나 어느 한 생에는 재가자인 거사로서 살았는데, 그때는 청조(淸朝)의 강희(康熙)시대였으며 살았던 곳은 복건성 상용방계격촌(上涌方桂格村)이었고 이름은 정원사(鄭遠思)로 6남 2녀를 낳았는데, 그중 한 사람이 진사 벼슬을 했으며 주소와 시간, 묘지 등을 조사해 보니 모두가 실제인 것이 확인되었다. 그리고 당시 <정원사>라는 인물로 살았을 적에 자신이 땅에 묻어 두었던 물건들을 현재의 후손인 정수견(鄭秀堅)거사의 집, 울타리 안에서 찾아냈으며 현재 정씨네 후손들은 121가구에 450여명이나 된다고 한다. :옮긴이)

 

이야기를 하다 보니 어느덧 복건성에서 제일 높은 산인 구선산에 이르렀다. 이 산 위에는 미륵동(彌勒洞: 구선산에 있는 동굴로 미륵불상을 모시고 있어 미륵동이라고 부르며 맥사암사에 있는 미륵동과는 다름)이라고 불리는 하나의 큰 동굴이 있었는데, 이 곳은 우리가 가장 먼저 가고자 하는 곳 이였다. 그러나 우리가 구선산에 도달하여 산을 절반쯤 올라갔을 때 아주 기이한 현상이 눈앞에 펼쳐졌다. 눈앞의 길이 갑자기 변해버리는 것을 볼 수 있었으며, 이미 변해 버린 그 길은 더 이상 예전에 있던 구선산의 길이 아니었던 것이다.

 

그 길은 돌을 깎아서 만든 길이었으며, 은은한 빛을 발하는 것이 아주 특이했다. 산의 끝에 도착해 눈을 들어보니 예전에 있던 미륵동은 이미 온데 간데 없고, 전혀 다른 하나의 세상에 오게 된 것이었다. 눈앞에 펼쳐진 이제껏 전혀 보지 못한 그 큰절은, 장엄함과 화려함이 북경의 어느 고궁보다도 훨씬 뛰어나 매우 웅장하고 아름다웠으며,

 

큰절의 양쪽에는 두 개의 큰 보탑이 있었다. 우리는 얼마 걷지 않아 산문(山門)에 이르렀는데, 흰 돌로 축성된 산문도 건축물이 매우 웅장하면서도 아름다움을 겸비했으며 큰문 위에는 금으로 조각된 큰 현판(偏額)이 하나 있었는데, 내가 전혀 이해 할 수 없는 이상한 몇 개의 글자가 크게 금색 글씨로 쓰여 있었으며 그 금색 글씨에서는 금빛이 찬란하게 번쩍이고 있었다.

 

산문 앞에는 네 분의 스님이 계셨는데, 몸에는 붉은색 장삼을 걸치시고 금으로 된 허리띠를 둘렀으며 상호(相好:모습)가 매우 위엄이 넘쳐흘렀다.

 

그 분들은 우리 두 사람이 도착한 것을 보고는 일제히 우리들을 향하여 정중하게 합장하며 영접했고, 우리 역시 합장하며 예를 갖추었다. 이때 나는 마음속으로 '이곳 스님들의 옷이나 장식은 내가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것이니 아마도 라마승(喇嘛僧: 티벳이나 네팔 등에서 성행하는 불교의 스님들로서, 라마 는 스승이란 존칭)이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들은 모두 웃음을 머금은 채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라고 말하며 우리들을 안내했다. 산문 안으로 들어가 몇 개의 법당을 지났는데, 매우 이상하게도 이곳의 건축물들은 모두 빛을 발하고 있었으며, 건물 모두가 웅장하고 화려하여 아주 장관이었다.

 

우리들이 법당으로 들어갔을 때 법당 안에는 향과 꽃, 등불, 과일, 등 10여가지 공양물이 놓여 있었으며, 창문을 통해서는 넓은 뜰의 보탑(寶塔)과 법당 등의 건축물을 볼 수 있었다. 긴 회랑의 양쪽으로는 이름을 알 수도없고, 색깔도 각기 다른 여러 가지 이상한 꽃과 나무들이 심어져 있었으며, 회랑(回廊: 중앙에 있는 건물을 중심으로 양옆으로 길게 복도처럼 지은 집)주변을 거닐 때 각 가지 아름답고 기이한 새들이 재잘거리며 노래를 부르고, 앵무새는 우리를 향해 인사를 하였으며 피리는 저절로 소리를 냈다. 그리고 원숭이와 개, 고양이 등 작은 동물들이 활발하게 움직이면서 마치 우리들이 온 것을 열렬히 환영하는 듯 마음껏 춤을 추었다.

 

그러다가 갑자기 모든 움직임들이 마치 약속이나 한 듯 동시에 정지되더니, 사람들이 모두 서서 우리를 향해 합장하며 인사를 해와 우리도 합장을 하고서 일일이 답례를 했다. 아이(동자 아라한)들도 있었는데, 어떤 애들은 합장하며 인사를 하였지만, 그러나 어떤 아이는 험악한 얼굴 표정을 지으며 손끝으로 내 다리를 찌르고, 나를 마치 천덕꾸러기 마냥 놀려대기도 했다.

 

그리고 다시 별안간 활발하게 움직이는 소리가 멀리서부터 점차 들려 오더니, 우리들의 경쾌한 걸음과 한 박자 한 박자 딱 딱 들어맞았다. 나는 다시 기분이 좋아져서 흥겨운 마음으로 앞으로 걸어가다가, 갑자기 회랑의 앞면에 있는 높은 벽 앞에 이르렀는데, 이 벽은 일반적인 벽이 아니라 마음까지도 비춰 볼 수 있는 마치 하나의 커다란 거울과 같았다.

 

이때 내가 거울벽 앞에 서서 스스로 자신의 신체와 의복, 그리고 깨끗하지 못한 마음 등 모든 것을 비춰 보니, 내 자신이 마음속으로 수치스러움과 불안한 마음을 일으키고 있는 것들이 모두 그대로 비쳐졌다. 나는 비로소 조금 전 아이들이 나를 비웃으며 놀려대던 이유를 알게 되었다. 원관 노스님께서는 내 마음을 훤히 다 보시고 나를 위로하시며,

 

"여기에 온 것을 그대는 안심해도 되오"라고 말씀하셨다. 나는 비록 묵묵히 고개를 끄덕거리기는 하였지만, 그러나 마음속에는 '도대체 여기는 어떤 곳이며 이것이 무슨 경계일까?....'하는 의혹이 여전히 남아 있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우리들 일행이 첫 번째 대웅전에 이르렀을 때, 대웅전 위에는 금으로 쓴 4개의 글자가 모두 번쩍번쩍 빛을 발하고 있었는데, 그 글자는 중국어(漢文)도 아니고 영어도 아니었다. 나는 도저히 알 수가 없어, 궁금함을 참지 못하고 바로 원관 노스님께 "이 4개의 글자가 무슨 뜻입니까?"하고 여쭤 보니 "이것은 중천나한(中天羅漢)이오"라고 대답 하셨다.

 

어쨌든 나한이란 이름을 말씀 하셨으므로 나는 '이 곳은 분명 아라한(阿羅漢: 수행을 통하여 모든 번뇌망상을 끊고 삼계를 해탈하여 태어나고 죽는 것을 초월한 성인(聖人).)들이 수행하여 얻은 경계인 모양이구나'라고 생각했다. 그때 글자 가운데서 지금 기억나는 것은 단 하나 뿐이며, 그 글자의 모양은 ' '이런 모양이었고 나머지 세 글자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

 

내가 원관 노스님을 우연히 만났을 때는 새벽 3시였고, 중천나한동에 도달한 시각은 아마도 해가 떠오를 시각쯤 되었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오직 법당의 안과 바깥만이 보일 뿐이었다. 그리고 매우 많은 사람들이 드나들고 있었는데, 그들의 피부색은 황색, 흰색, 홍색, 검은색 등 각종의 인종들이 모두 있었으며, 그 중에서 황인종이 가장 많이 있었고 또한 남녀노소가 모두 있었다. 그리고 그들 모두가 입고 있는 옷은 아주 특이했는데, 각종 면직물과 비단 등 여러 가지 특이한 옷감을 사용하여 만든 옷을 입고 있었으며,

 

그 모든 옷에서는 여러 가지 빛을 발하고 있어서, 미풍이 불어오면 그들이 입고 있는 옷에서 온갖 찬란한 색깔과 빛들이 어우러져 번쩍거렸다. 여기에 이르러서야 나는 '아! 이곳은 정말 신비로운 세계로구나'하고 확실하게 느껴졌다. 그들은 삼삼오오 짝을 지어서 어떤 사람은 무술을 연마하고, 어떤 사람들은 춤을 추거나 음악을 즐기며, 어떤 사람은 정신을 집중하여 땅 바닥에다 바둑을 두고, 어떤 사람들은 공놀이를 즐기기도 하였으며, 어떤 사람들은 조용히 앉아 정신수양 등을 하고 있었는데, 그 중에서도 고요히 앉아 참선수행을 하는 사람들이 가장 많았다.

 

그들은 모두 즐거운 모습이었으며, 우리들이 온 것을 보자 아주 친절하게 머리를 끄덕이며 미소를 보내고 환영의 뜻을 표하였지만, 그렇다고 우리들에게 말을 걸어오지는 않았다. 다시 큰 법당 안으로 들어가자 4개의 큰 글자가 보였는데 원관 노스님께서 그것은 '대웅보전'이라고 알려 주셨다. 그리고 두 명의 노스님이 우리들을 영접했는데, 내가 두 분 스님들을 자세히 살펴보니, 그중 한 분은 하얀 수염을 아주 많이 길렀으며 한 분은 수염이 없었다.

 

그분들은 원관 노스님을 뵙자마자 그 자리에서 바로 오체투지(五體投地)의 큰 예를 갖추었다. 나는 나한들이 원관 노스님께 이처럼 예를 갖추는 것을 보고, 필시 원관 노스님께서는 결코 보통 평범한 분은 아닐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들이 우리들을 객청 안으로 안내했을 때, 나는 대웅전 쪽으로 가서 내부를 모두 둘러보았는데, 대웅전 안에서는 향이 타오르고 있었으며 그 맑은 향내음이 코에 와 닿았다. 그리고 바닥은 모두가 은은한 빛이 나는 흰 돌들로 깔려 있었는데, 이상하게도 법당 안에는 한 분의 불상(佛像)도 모셔져 있지 않았으며 꽃과 향, 과일, 그리고 등불(燈)과 10여 가지의 공양물만 아주 많이 차려져 있었다.

 

공양으로 올린 싱싱한 꽃송이는 크기가 가죽 공처럼 컸고 모두가 둥글고 빵빵했으며, 여러 가지 모양과 형태로 장식한 등(燈)은 아주 많은 빛깔과 여러 무늬가 함께 어우러져 정말 휘황 찬란했다. 객청 안으로 들어가니, 중천나한의 노스님께서 동자가 갖고 온 두 잔의 물 잔을 받아 들고서 우리에게 건네 주셨는데, 잔 속의 물은 흰색이었으며 아주 맑고 달콤했다.

 

이때 내가 그 물 잔을 가지고 온 동자를 보니 머리에 상투 같은 두 개의 댕기를 매고 있었으며, 몸에는 초록색 옷을 걸치고 허리에는 황금색 허리띠를 두르고 있었는데, 동자의 옷 입은 매무새가 아주 보기 좋았다. 내가 물을 반쯤 마셨을 때 원관 노스님도 같이 마셨는데, 그 물을 마시고 나니 정신이 아주 맑아졌으며 온 몸의 피곤이 싹 가시며 기운이 돌았다. 잠시후 원관 노스님과 중천나한 노스님께서 귓속말로 무엇인가 이야기를 하고 난 뒤, 중천나한의 노스님은 동자를 부르더니 나에게 가서 목욕을 하라고 했다.

 

동자를 따라가자 흰색으로 만들어진 하나의 청동 항아리가 있었고, 그 항아리에 벌써부터 가득 담아 놓은 맑은 물로 나는 얼굴을 씻고 몸도 씻었다. 그런 뒤 나를 위해 준비해 둔 아주 청결한 회색의 승복(僧服)으로 갈아입었다. 목욕을 끝내고 나니 한층 더 몸과 마음이 맑아지고 편안해졌으며, 이때 '내가 오늘 정말로 성스러운 경계에(聖境) 들어 왔구나!'하고 생각하니, 마음속의 희열은 그 어떤 말로도 표현하기 어려울 지경이었다.

 

객청으로 다시 돌아와, 나는 재빨리 중천나한의 노스님 앞으로 나아가 무릎을 꿇고 삼배를 한 다음, "장차 불교가 어떻게 될 것인지 가르침을 주십시오!"라고 부탁 드렸다. 그러자 한 분의 노스님께서는 아무 말씀도 하시지 않고 붓을 들어 종이 위에 글자를 써내려 갔는데, 그 글자는.....

 

'불자심작(佛自心作) 교유마주(敎有魔主)'

 

라는 여덟 글자였다. 그 노스님께서 종이를 건네주어, 나는 두 손으로 그것을 받아 들고 이 여덟 글자의 뜻을 생각하고 있는데, 옆에 계시던 다른 한 분의 노스님께서 이런 나를 위해 설명을 해 주셨다.

 

"그대가 이 여덟 글자를 가로세로, 세로가로, 좌우, 우좌, 상하, 하상으로 끝 글자를 나누어 보면 36가지 문장으로 읽을 수 있는데, 이것으로 중국불교의 금후 백 년 동안의 상황을 알 수 있으며 만약, 그 36가지 문장을 가지고 다시 해석해 나가면 840구(句)가 만들어지는데, 이로써 충분히 전 세계 불교의 장래 발전 상황과 불교의 멸망 등을 알 수 있게 될 것이네."라고 하셨다. 그리고 노스님께서는 840구(句)를 푸는 것은, 언젠가 시기가 무르익을 때까지 기다려서 비로소 세상에 널리 알려야 한다고 하셨다.

 

잠시 이야기를 나눈 후 노스님께서는 나에게 방안에 들어가 쉬라고 하셨다. 동자승의 안내를 받아 방으로 들어갔을 때, 방안에는 침대도 없고 단지 몇 개의 매우 우아하고 큰 의자만 있었다. 의자 위에는 아주 부드러운 자수를 놓은 천이 덮혀 있었는데, 그 중의 한 의자에 앉아서 좌선을 하고 있으니, 온 몸이 곧바로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편안해졌으며, 날아갈 듯이 가벼워지는 느낌이 들면서 스스로 몸이 어디에 있는지를 알 수 없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원관 노스님께서 나를 부르는 소리가 들려 곧 바로 의자에서 내려와 방밖으로 나갔는데, 온 몸이 가볍고 편안한 경안(輕安)의 경지에 들어갔다. (그런데 내가 방을 나올 때 한 분의 스님이 의자에 앉아 있는 것을 보았는데, 나중에 인간세계에 돌아온 뒤 다시 가만히 생각 해 보니 그 의자 위에 앉아 있었던 스님은 바로 나 자신이 본래 가지고 갔던 육신이었던 것 같다.)

 

원관 노스님께서 나에게 "지금 내가 너를 데리고 도솔천(兜率天)으로 가서 미륵보살을 친견케 하고 또한, 너의 스승인 허운스님을 만나게 해주려 한다."라고 하시자 나는 "정말 너무 너무 감사합니다"라고 인사를 드렸다. 그리고는 법당을 떠날 때, 먼저의 두 분 노스님께 인사말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러자 원관 노스님께서 나의 생각을 이미 아시고 "내가 이미 그들에게 말했으니 그럴 필요가 없다. 시간이 많지 않으니 빨리 가자."라고 말씀하셨다.

 

우리들이 앞으로 가고자 하는 목적지는 도솔천(兜率天: 28개의 하늘 세계 중 4번째에 해당하는 하늘세계. 미륵보살이 머물고 계시며 이 하늘인간들의 수명은 4천세이고 우리 인간(사바세계)의 4백년이 이곳의 하루임.)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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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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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청정혜 | 작성시간 12.05.19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나무아미타불 나무관세음보살 나무반야바라밀 _()_
  • 작성자미타행자 | 작성시간 12.05.19 예 감사합니다 나무아미타불
  • 작성자소국 | 작성시간 12.05.19 감사합니다.나무아미타불나무아미타불나무아미타불.
  • 작성자무원 | 작성시간 12.05.19 감사합니다.나무아미타불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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