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상에 공짜는 없다
/ 正牧 스님
나는 하루 세 번 정도는 도량을 거닐고,
자연과 온갖 생명을 바라보며 염불법을 생각합니다.
가끔씩은
산 마루 풀밭에 앉아 상념에 잠기기도 합니다.
옛날 그 옛날, 부처님의 말씀을 담은
수 많은 경전을 싣고 불법이 인도로부터
동으로 동으로 밀물처럼 전해오던 시절이었습니다.
어느 때,
신심 깊은 왕이 백성들에게 불법에 귀의하여
복된 삶을 누리도록 종종 권장했습니다.
그러다가 어느 날 문득,
불법이 위대한 가르침이기는 하지만 너무 방대하여
일상생활에 바쁜 백성들에게
권하는 것이 무리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신하들을 불러 놓고,
불법을 좀 줄여서 정리해 보라고 명하였습니다.
얼마 후 신하들이 의논한 끝에,
방대한 경전들을 열두 권으로 줄여 왕에게 올렸습니다.
왕이 살펴보다가 그것도 많다고 생각하여
다시 더 줄여보라고 명하였습니다.
그러자 신하들이 줄이고 또 줄여
한권으로 만들어 왕에게 올렸습니다.
왕이 읽어보니 양은 적당하지만
백성들이 이해하기는 너무 어려웠습니다.
왕은 다시 신하들을 불러
좀 쉽게 풀어보라고 명하였습니다.
지혜로운 신하들이 왕의 뜻을 받들어
깊이 생각하고 의논한 끝에
불법을 아예 한 마디로 표현하기로 했습니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 이렇게 말입니다.
왕이 이 말을 듣자 크게 기뻐하며,
백성들이 근면하고 성실하게 사는
교훈으로 삼도록 하였습니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 는
인과의 도리, 연기법의 진리를
가장 쉽게 표현한 말이었습니다.
깊이 새겨 볼 말입니다.
나는 이번 주가 이 깊은 오룡골에
오기로 결심한 지 만 삼년이 되는 날입니다.
어떻게 지내왔는지 기억에 다 살아나지 않을 정도로
낮에는 일하고, 밤에는 공부하는 나날이었습니다.
지금 바라보면
도량은 곳곳이 정비되어 밝고 맑아졌습니다.
마음은 편안하고 신심은 더욱 깊어
당당한 염불행자로 살아갑니다.
어떻게 살아왔는지 구체적으로 말하기는 어렵지만,
지금의 땅과 마음은
날마다 밝고 맑게 달라지고 있다는 것은 분명합니다.
한 편에는 염불인 여러분의 은혜도 쌓여만 갑니다.
님들의 태산같은 은혜에 감사드립니다.
나는 일정한 목적을 향해
주위를 보지 않고 질주하는 삶이 아니라
믿음과 희망으로 정진하는 과정을 아름답게 여깁니다.
나는 "세상에 공짜는 없다" 는 진리를
몸소 실천하는 염불행자가 되고자 합니다.
마음은 "나무아미타불" 명호에 대한
진실한 믿음으로 안심을 얻고,
생활은 "세상에 공짜는 없다"는 진리를 새겨
근면하고 성실하게 사는 사람들이 많은
아름다운 세상이 되기를 염원합니다.
나무아미타불
- 正牧 스님
- 그 림 / 담원김창배님 - 禪수묵화[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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