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 난 일요일 엄마의 49제를 지냈습니다. 벌써 일 주일이 거의 지나갔네요. 시간은, 세월은 참으로 유수 같습니다.
내 머리가 백발이 되어가는 시간에 어머니를 여읜, 난 고아가 되었구요. 남들이 평소에 난 고아라고 할 때 나이 든 사람들이 '참 내~~' 하고 헛웃음 쳤는데 60이 가까운 나이의 제에게도 고아라는 설움이 복 받쳐 왔습니다.
설움인지 이별의 아픔인지 모를 시간 앞에서 체력은 고갈되어 쳐지고 마음은 실성 한 듯 종잡을 수 없는 하루 하루를 보냈습니다. 49제중 초제, 3제 , 막제를 보내면서 저는 시간이 약인지 스님의, 부처님의 설법이 약인지 특히 스님의 가족 세움 프로그램은 조금은 멋쩍기도 했지만 참 좋은 이별을 회복하는데 좋은 치유의 과정이 아니었나 싶은 생각에 스님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가족 세움의 프르그램은 21명 저의 가족들 중 누군가에게는 아주 힘든 코스였고 또 다른 가족들에게는 아주 좋은 코스였습니다. 저도 처음에는 엄마도 잃고 정신도 없는데 엄마와의 즐거웠던 순간들, 각자 가족들에게 전하는 장점들 그리고 잘살아 갈 테니 엄마께서는 좋은 곳으로 가시라는 편지글들~~~을 전하는게 쑥스럽기도하고 부담스럽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엄마를 간호하면서 가졌던 형제들에게 가졌던 상대적 박탈감들, 내 맘 같지 않은 주위의 시선과 환경들에 대한 불편함, 슬픈 시간들 앞에서 뱉어내면 서로에게 상처가 될 말들을 가족 세움이라는 프로그램을 하면서 단점이 장점이 되고 미움이 감사함이 되고 이제는 엄마라는 구심점이 사라져 뿔뿔이 흩어져 버릴 형제인데 오히려 지난 날들보다 더 돈독해져 있는 우리 형제를 보았습니다.
화장장에서 우리 가족 다음으로 온 가족들의 기도문 중에 고인이 가신후 형제들이 고인의 유산으로 다투고 남이 되어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목사님의 기도문 중에 세 번이나 들려 오더라구요. 구심점이 사라 진 후의 일반적인 모습이 아닐까 싶더라구요. 그것이 돈이든 시간이든 관계이든 말입니다.
스님 말씀대로 49제는 가신 이를 위한 천도도 있겠지만 남은 가족들의 행복한 삶을 위한 가족 세움의 한 과정이라고 하신 말씀에 깊은 감동의 감사함을 보내며 제를 지낼때 마다 도와 주신 총무 보살님, 황거사님, 내친구 외 모든 분들께 다시 한 번 감사의 인사를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