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새를 묻으며
박경화
더 노래하지 않는 새
하늘에서나 숲에서나
오가는 길 투명하게 그렸던 날개는
제 몸 덮는 수의가 되고
무수히 그렸던 길 아닌 땅 위에서
숨 멎는 순간 무엇을 보았을까
한 생이 한 덩이 어둠으로 돌아가고
어딘가에서는 또 불 켜듯
새로운 생명 태어나
삶의 빛은 끊임없이 이어지고
빛 따라 허공을 누리던 새가
숨지며 가져가는 것은
마지막으로 본 풍경, 혹은
날아다녔던 추억일까
눈 감으면
오롯이 어둠이 되어버리는 세상에서
살아있다는 것은
눈뜨는 일, 마음 밝히며
반딧불이처럼 스스로
한 점 빛 되어
반짝거리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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