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세베리아는 기다린다
정해영
시들한 화분에 물을 준다
고맙다는 말도
가벼운 눈인사도 없지만
며칠 뒤
잎이 조금 더 단단해지고
힘을 얻은 줄기 사이로
새 순을 보여 준다
하루종일 있어도
급하게 부르는 이 없는데
집안 한쪽에
목마른 화분 하나가
사람을 기다린다
반짝이는 물비늘의 시간
죄다 흘려보내고
마음도 한자리 머물지 못해
수십 년 전으로
떠나고 있을 때
멀리 가는 마음
오늘로 데려와 주는 산세베리아
햇볕을 향해 팔을 벌리고
눈부시게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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