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 구름
술독에서 빠져나온 남자와
일독에서 빠져나온 여자가
도서관 벚나무 아래
밴치에 나란히 앉아
식빵과 사과 한 알로 허기 달랜다
담장 밑 개나리는
노란 새 주둥이로 조잘대고
할미꽃 고개 숙인 오후
사십 여 년 사팔이던 눈이 한 곳을 본다
"점심은 이래 때우고 저녁은 잘 먹읍시더"
"맛있게 먹었으면 됐지, 잘 먹는다는 게 뭐 따로 있나"
커피속에는
벚꽃 구름 찰랑이고
하얗게 서리 내린 머리와
군데군데 싸락눈 쌓인 머리가 도서관 속으로 사라지자
벤치 위에 사뿐히
내려앉는 분홍 꽃잎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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