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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성이불거(功成而不居

작성자일주|작성시간19.10.31|조회수422 목록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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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패왕 항우와의 싸움에서 이기고 천하의 건달이었던 유방을 대륙의 황제로 만든 데에는 장량, 소하, 한신이라는 참모가 있었다. 이들을 한초삼걸(漢初三傑)’이라 한다. 유방은 평하기를 나는, 천리 밖에서 전략을 세우는 데는 자방(子房)만 못하고, 나라살림을 지키는 데는 소하(簫何)만 못하고, 싸움에 있어서는 한신(韓信)만 못하다.”

천하통일의 주역이었지만 이들은 각기 다른 운명을 맞이한다. 장자방(張良)은 대업을 이루고 난 뒤 자리 욕심 없이 유방에게서 떠났기 때문에 그의 말로는 유유자적의 삶을 산다. 흙수저 출신인 한신은 한마디로 개천에서 난 용 경우다. 천하의 절반을 경략한 군사 천재였지만 자리 욕심 때문에 떠나지 못하고 권력에 기웃거리다가 토사구팽의 비운을 맞는다. 그것도 자기를 천거했던 소하에 의해서였다.

()나라 구천을 도와 대국이었던 오()나라와의 전쟁을 승리로 이끈 책사 범려는 패업을 이루고 난 뒤 미련 없이 정계를 떠나 중국 최고의 대실업가로 성공했지만, 친구 문종은 같이 떠나자는 범려의 권고에도 망설이다가 구천에게 팽 당하고 만다.

장량이나 범려는 최고의 위치일 때, 떠나기에는 아직 사람들이 아쉬워할 때 물러남으로서 자기를 지킬 수 있었다. 노자 도덕경 제2장에 공성이불거(功成而不居)’라 했다. ()을 이루었지만 공()에 살지 않고, ()을 이루었지만 그 공()을 내세우지 않고, ()을 이루고는 거기에 머물지 않는다는 뜻이다.

조국 전장관이 민정수석으로서의 권세를 누리고 나서 교수로 돌아가지 않고 35일 동안 자리욕심에 머뭇거리는 동안 표리부동하고 이율배반적인 이중성이 드러나고, 그렇게 지키고 싶어 했던 가족들은 만신창이가 되고 말았다. 그뿐 아니라 조국으로 대표되는 86운동권 출신들이 앞에선 정의와 공정을 외치고 뒤로는 온갖 특권과 반칙을 일삼고, 남을 비판할 때와 자기 방어할 때 다른 잣대를 들이대는 위선의 민낯을 알게 되었으니 오히려 고마워해야할 일이다.


                                                                                                                   - 글 :   윤일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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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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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고구마꽃 | 작성시간 19.10.31 좋은글 감사합니다~^^
  • 작성자프리텐 | 작성시간 19.11.04 언제나 귀감 되는 글 잘 읽어 보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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