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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노트

짬짬이 작가 노트

작성자조 연 희(30기)|작성시간26.06.22|조회수21 목록 댓글 2

 

<짬짬이 작가 노트>

 

30기 조연희입니다.

작가의 노트를 쓰기에는 망설임이 많았는데 저와 같은 짬짬이 선생님도 있을 것 같아 용기를 내었습니다.

제가 동화세상에 발을 들여놓았을 때는 오십이 훌쩍 넘은 나이였어요. 그 나이에 무엇을 새로 시작한다는 것이 두려움도 있었지만 설레는 기대로 동화를 접하게 되었습니다.

아동문학을 공부한 것도 아니고, 아이디어가 불쑥불쑥 튀어나오는 재능도 별로없는 내가 어떻게 동화를 쓸 수 있을까.

그것도 아이들도 보기 힘든 시골에서. 고민하다가 제가 선택한 방법은 하루 한 권 동화책 읽기였어요.

아이들의 언어, 말투, 감정과 고민을 동화책을 통해 공부해야 했습니다. 일주일에 한번 커다란 가방을 들고 도서관에 가서

동화책을 대여받아 시간 될 때마다 짬짬이 읽어가기 시작했어요. 아마 아동 도서 코너에 제일 많이 찍힌 카드가 제 것일 거예요.

 

동화를 쓰다 한계를 느낄 때도 있었습니다. 그럴때마다  합평 선생님들이 저의 지지대가 되어주었어요. 새로운 합평 반에 들어갈 때마다 조금씩 시야도 넓어졌던 것 같아요. 처음엔 흉내도 많이 내 보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내 색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작가로 등단해야 한다는 첫 목표를 두고 한 단편을 삼 개월 동안 다듬었어요. 주로 일과를 마친 밤 시간 이었습니다.

한 문장을 씹어먹는다는 마음으로 수십 번 퇴고 후에 등단에 이르렀습니다.

등단만 하면 책이 나올 것 같았던 생각은 착각이었어요. 다시 걸음은 묵묵히 시작되었고, 첫 책 트리하우스가 나온 날 방문을 잠그고 막춤을 추었답니다.

 

트리하우스는 돌아가신 아빠를 그리워하는 한 소년이 어느날 갑자기 엄마가 남친이 생겼다는 설정에서 시작합니다. 아이의 눈높이 감정으로 따라가려고 노력했습니다. 갈등이 있지만 서서히 새로운 관계에 녹아드는 과정을 그렸습니다.

제가 있는 곳이 시골이라 나무 위에 집을 짓는 자연환경을 배경으로 삼았습니다.

좀 더 열심히 글을 쓰고 싶지만, 이것저것 바빠서 동화에 몰두하지 못하는 시간이 많습니다. 그래도 동화는 내 마음 한편에 늘 머물고 있어요. 직장을 다니시는 선생님들도 저와 같은 마음이라 생각됩니다. 언젠간 시간에 쫓기지 않고 마음껏 동화를 쓸 날이 있기를 기대하고 있답니다.

제가 30기인데 지금 39기가 뛰고 있으니 시간이 많이 흘렀습니다.

바쁘게 일하는 선생님들에게 천천히 가도 포기만 하지 않는다면 좋은 결과는 꼭 온다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비가 오고 나니 고추밭에 초록빛 고추가 주렁주렁 열렸습니다.

글 올리고 고추 따러 가야겠습니다.

저에게 쉼터 같은 동화 세상에 감사드리며, 수줍은 시골 아줌마 작가의 노트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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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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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22기 정주영 | 작성시간 26.06.22 new 조연희 선생님, 작가의 노트 올려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늘 편안하고 환하게 웃고 계신 모습만 뵈었는데, 그 아래 치열하게 읽고 쓰시는 시간들이 있으셨군요!
    한 문장을 씹어먹는다는 마음으로 밤마다 퇴고하셨다는 대목에서는 고개가 절로 끄덕여졌습니다.
    "천천히 가도 포기만 하지 않는다면"이라는 말씀, 등단을 준비하시는 동문들께 큰 힘이 될 것 같아요.
    올해 심화반에서 쓰신 작품들, 독자와 만나 오래오래 사랑받길 함께 응원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작성자31기한미선 | 작성시간 26.06.22 new 조연희 선생님~ 짬짬이 작가 노트 감사해요~ 정말 일하면서 혼자만의 시간 내는 게 제일 힘들더라고요. "한 문장을 씹어먹는다는 마음" 가슴 깊이 간직해야겠어요~ 영감 듬뿍 담은 후기 최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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