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혼자있는 시간엔
누구나 사색에 잠길 때가 있을 것이다.
난 비가오는 날이면
떨어지는 빗방울을 바라보다
정신이 몽롱해지기도 하고...
아련한 추억 마저도
촉촉이 젖어 기억의 냄새가 더욱 코끝에 와 닿으면
커피 한 모금과 함께 천천히 음미하곤 한다.
모처럼 오래도록 끌어오던
골치아픈 일을 끝낸 홀가분한 날엔
일부러 여유를 찾고자
자축하는 기분을 얹어가며 갈색 커피 한 잔에
짧은 시간일지언정 온 몸을 적시워 가며 사색에 잠기고 싶을 때 있다.
어떤 날은 달리는 차창에
스치는 바깥 풍경을 한없이 바라보다가
문득
"그래 난 내가 시간을 정확히 요하는 직업이
아니라는 것이 오늘은 좋구나.." 라며
마냥 생각할 수 있음에 피식 미소를 짓기도 한다.
내가 비행기 조종사가 아닌 것이 좋고
열차 기관사가 아닌 것이 좋고
버스 기사가 아닌 것이 좋구나...하며
무엇이든 달리는 공간에 앉아 잠시 사색에 잠기며,
어디론가 이렇듯 훌쩍 가고 싶을 때
부담없이 타고 떠날 수 있다는 것에
알 수 없는 사람들에게 고마움이 더욱 느껴지기도 한다.
누구나 직업에 대한 회의는 정도의 차이를 보이며
다들 있을 것인데
유난히 힘겨운 날을 보낸 날이면
스스로 자신을 위한답시고
그런 생각도 뜬금없이 들 때가 있다.
프러스 마이너스 제로의 상태를 은연중 만들고자 하는 생각이
그런 외딴 생각으로 치우칠 때도 있지만
마음의 평정을 찾고자함에 있어
사색의 시간은 꼭 필요하다고 본다..
혼자 살 수 없는 세상속에서
누군가와 부딪힘이 유난히 힘겨운 날은
방송국에서 흘러나오는
좋아하는 음악 한 곡과 편안한 멘트가 평소와는 다르게
몇배로 가슴을 뒤 흔들기도 한다.
문득 누군가의 얼굴이 떠올라 안부 전화라도
하고 싶은 충동이 일렁일 때
전화해야지..하는 작은 목적을 챙긴 기쁨으로
편안한 마음이 들 때가 있다.
홀로 생각할 수 있는 그시간엔
기쁨만이 자욱하진 않을 것이다.
그 누군가가 고통도 살아있는 자만이
누릴 수 있는 감상이라고 했던가?
고통의 언저리에서 맴돌지 말고
그 한 가운데로 다가서서
사색에 잠기는 시간만이라도
정정당당히 자신과 싸워 이길 수만 있다면 ...
누구나 잠시 사색에 잠기어가며
자신의 가장 순수했던 감정의 근사치에 다가설시에
윤기 흐르는 평평한 시간으로 흘렀으면 좋겠다.
진한 사색뒤엔
한 곡의 음악이나
한 잔의 찻잔 사이에서
한 사람의 좋은 기억속으로
손에서 들기 무겁지않은
책 한권의 내용으로 빠져드는 시간도
다시 현실로 들어서기위한 좋은 여유일 것이다.
다람쥐 챗바퀴 돌듯 돌아야 하는
지루한 삶, 더러 고단한 삶속에서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을 때
약간이 차비만으로 누군가가 조종을 하는 차에 탈적에
감사해야 한다.
비록 그분들에겐 살아가기위한 하나의 생존 수단 일지라도 말이다.
그런 순간에 손에 들리워질 작은 책 한권에도 감사해야 한다.
손수 운전자가 되면 목적지를 향해
무사히 달려야 하는 부담때문에
차창밖, 계절을 바꿔가며 아름답게 변하는 풍경을 고스란히 놓치며
아무 생각도 할 수가 없을지 모른다.
나는 그래서 대중교통 수단이
더욱 편안히 다가올 때가 많다.
누군가 운전을 해 주기에
때로는 편안히 사색에 잠기며 여행을 할 수가 있어 감사하다.
어디론가 마음으로 여행을 하고 싶을 때
손에 들리워진 작은 책 한권을 만들기까지
수고한 자들에게도 감사해야 한다.
늘 손에서 다시금 펼치워져
누구에게나 부담없이 들리워지는 작은 책!
손에서 손으로 전해지고 닳아지는 행복을 누리는
책이 되었음 좋겠다.
누군가 운행하는 차에 편안히 앉아
부담없이 생각에 잠기며 여행을 떠날 땐
또한 부담없이 챙길 수 있는 작은 책 한 권...
그리고 도착지에서 눈에 띈 자판기커피 한잔...
그런 소소한 행복을 누리고 싶어
이 가을에 어디로 출행할꺼나..하다
평소 신문에서 스크랩을 해둔 장소들을 살피다보니
그림과 글들이 읽은 것인데도 새롭게 다가온다.
살아가면서 가끔은 행하고 싶고
다녀올 수 있는 자체를 작은 행복으로 감싸고 싶다.
단풍이 곱게 물들
길지않은 가을을 기다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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