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물놀이의 장단은 겉으론 약해 보이나 강인한 우리의 어머니를 느끼게
도, 어흠 큰기침 한 번으로 권위가 서던 아버지의 모습으로, 칭얼거리며
어머니의 젖을 더듬는 젖먹이처럼 친근하게 다가왔다. 그 순간만은 바쁜
볼일도, 학교에서 돌아올 아이들도 모두 잊은 채 사물놀이 속으로 빠져들
었다. 내 깊은 속에 감춰져 있던 신명이 이제야 밖으로 표출된 것이었을
까. 푸른 소나무와 날아갈 듯한 기와지붕이 조화를 이루는 고궁에서의 사
물놀이는 잠자던 내 영혼을 흔들어 깨우고 있었다.
북 소리는 통명전을 기웃거리며 사도세자의 한을 어루만지고 장구 소리
는 백 오십 살을 먹었다는 향나무에 부딪친다. 꽹과리 소리는 창경원 시절
모여든 많은 사람들의 등살로 수세가 약해져서 간신히 살아있는 삼 백 살
된 주목을 잡아 흔든다. 징 소리는 큰 울림으로 경춘전 지붕 위에 돋아난
풀을 건드리고 멀리 연산군이 쫓겨 나갔다는 선인문에 가 닿는다.
돌담을 기웃거리던 새끼 다람쥐는 깜짝 놀랐는지 두리번거리다가 구멍 속
으로 쏘옥 숨어 버린다. 이곳에서 살다간 많은 이들의 영혼 인 듯 피울음
을 토하듯 자지러지게 울어대던 매미들도 그 순간만은 조용했다. 푸른 잔
디 위엔 소풍 나온 아이들이 재깔거리고 티 없는 웃음소리는 파란 초가을
하늘을 가로질러 사물놀이의 울림이 잠시 멎은 사이 내게로 온다.
배꽃(유혜경) 수필 '우리의 멋'중에서
우리의 전통가락이 나에겐 단지 소음으로 여겨지던 시절이 있었다.
불혹을 한해쯤 앞둔 어느 가을날 우연히 들렀던
창경궁에서 사물놀이를 접했다.
신나는 노래를 들어도 어깨조차 들썩일 줄모르던
나에게 신선한 울림으로 사물놀이는 다가왔고
그 느낌을 글로 썼는데
그 글이 나의 등단 작품이 되었다.
김덕수의 전통연희 상설공연 소식을 보고
처음으로 직접 사물놀이를 접했던 그때의 설렘이 일었다.
데이트하는 연인처럼 설레는 마음으로
남편과 같이 간 광화문아트홀이다.
사진찍기를 싫어하는 남편이지만
상냥한 여직원이 다가와서 "두분 같이 찍어드릴까요?"하자
거절하지 못하고 딱 걸렸다.ㅋㅋ
공연중 사진 촬영이 안된다니 잘지켜야지하고
카메라를 깊숙히 넣었다.
무서워서 굿구경조차 못했던 나로선
난생 처음보는 축원으로 <판>은 시작되었다.
앳된 얼굴의 젊은이들이 얼마나 열정적으로
<판>을 벌이던지 나도 모르게 끌려들어가는 느낌이었다.
사물놀이를 처음 접했을 때와의 느낌은 좀 다르지만
<판>이 벌어지는 내내 나는 흥에 겨웠고
얼쑤~~
조오타~~
잘한다~~~
소리꾼이 가르쳐 준 추임새와
손바닥이 아프게 손뼉을 치는 것으로 <판>에 끼어 들었다.
북이며 장구며 꽹과리며 징이며 소고며
얼마나 신명나게 두드리는지 열정적인 그들을 보면서
남편은 저렇게 하려면 밥을 여섯끼는 먹어야겠다고 한다.
객석과 소통하면서 판놀음을 하던 이들은
공연이 끝나자 밖에서 또 <판>을 벌였고
관객들과 포토타임을 가졌다.
신나하는아이들과 어르신들과 젊은이들
그도저도 아닌 나같은 중늙은이들의
혼마저 쏙 빼앗은 <판>에 한 번 끼어 보시지요.
아참참...저녁 늦은 시간 공연이라서
혹시 근처에 가서 밥을 먹으려는 분들은
근처엔 식당이 없으니 미리 드시고 가는것이 좋겠고요.
주차장은 무료로 이용 가능하다지만
협소하니 가능하면 대중교통을 이용하시는 편이 좋겠네요.
약도와 그외 정보가 필요하시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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