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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주곡

이고르 스트라빈스키 《바이올린 협주곡 D장조》

작성자베토벤|작성시간26.06.19|조회수28 목록 댓글 0

Violin Concerto in D

이고르 스트라빈스키 《바이올린 협주곡 D장조》

Igor Stravinsky, 1882~1971

 

스트라빈스키의 <바이올린 협주곡 D장조>는 1931년 여름에 작곡된 신고전주의 양식의 바이올린 협주곡이다. 곡은 모두 4개의 악장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스트라빈스키의 대표적인 신고전주의 작품 가운데 하나로 평가된다. 곡은 전통적인 낭만주의 협주곡처럼 화려한 독주 기교를 전면에 내세우기보다, 독주 바이올린을 오케스트라와 동등한 파트너로 다루며 투명하고 실내악적인 음향을 추구한다.

 

이 협주곡은 미국의 작곡가이자 젊은 폴란드 출신 바이올리니스트 사무엘 더쉬킨(Samuel Dushkin, 1891~1976)의 후원자였던 블레어 페어차일드(Blair Fairchild, 1877~1933)의 위촉으로 만들어진다. 당시 스트라빈스키의 출판사였던 베른하르트 쇼트의 ‘빌리 슈트레커’는 스트라빈스키에게 더쉬킨을 위한 협주곡을 써 달라고 요청했다. 스트라빈스키는 바이올린에 익숙하지 않다는 이유로 처음에는 주저했지만, 슈트레커는 더쉬킨이 연주 기법과 관련된 조언을 해 줄 것이라고 설득했다.

 

스트라빈스키는 훗날 더쉬킨이 기술적인 조언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이 이 협주곡을 작곡하게 된 중요한 이유였다고 회고했다. 또한 그는 작곡가이자 비올라 연주자인 힌데미트의 의견도 구했는데, 힌데미트는 오히려 바이올린에 대해 익숙하지 않음이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게 해 줄 것이라고 말하며, 그의 불안을 덜어 주었다. 이후 스트라빈스키는 독일 비스바덴에 있는 ‘슈트레커’의 집에서 더쉬킨을 만나 협주곡 작곡을 시작하기로 결정했다.

 

작곡 과정은 1931년 초 파리에서 스케치를 시작했고, ‘니스’에서 본격적으로 작곡에 착수하여 제1악장과 제2악장을 완성하고, 제3악장을 쓰기 시작했다. 그리고 프랑스 이제르州 ‘보레프’의 라 베로니에르 성(Château de la Véronnière)으로 옮겨 제3, 4악장을 완성하였다. 완성된 곡의 총보에는 "1931년 9월 13일~25일, 프랑스 이제르州 보레프의 라 베로니에르 저택에서"라고 적혀 있다.

 

출판사에 보낸 편지에서 스트라빈스키는 “진정한 비르투오소 협주곡(true virtuoso concerto)”을 쓰고 싶었다고 말했지만, 실제 결과물에 대해서는, “이 작품의 구성은 관현악적이라기보다 실내악적 성격이 훨씬 강하다.”며, “나는 카덴차를 쓰지 않았다. 바이올린 기교에 관심이 없어서가 아니라, 내가 진정으로 관심을 가진 것은 바이올린과 다른 악기들의 결합이었기 때문이다. 순수한 기교 자체는 이 협주곡에서 작은 역할만을 차지하며, 기술적 요구도 비교적 절제되어 있다.”라고 적었다.

 

이 협주곡은 모든 악장에 등장하는 유명한 <여권 화음(passport chord)>이라는 주제가 있다. 여권 화음은 D4–E5–A6으로 구성된 독특한 음정 구조이다. 스트라빈스키는 어느 날 파리의 한 식당에서 냅킨에 이 화음을 적어 더쉬킨에게 보여 주었다. 더쉬킨은 처음에는 음정 간격이 지나치게 넓어 바이올린으로 연주하기 어려울 것이라 생각했지만, 실제로 연주해 보니 의외로 자연스럽게 손에 잡혔다. 이 소식을 들은 스트라빈스키는 크게 기뻐하며 이 화음을 자신의 "협주곡으로 들어가는 여권(passport to the Concerto)"이라고 불렀다.

 

따라서 네 악장 모두의 출발점이 되는 ‘여권 화음(passport chord)’은 작품 전체를 통일하는 핵심 동기로 기능하며, 바흐와 바로크 음악의 정신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스트라빈스키 특유의 음악 미학을 잘 보여 준다. 또한 네 악장은 '빠름–느림–느림–빠름'의 대칭 구조로, 전통적인 협주곡 형식을 따르면서도 독주와 관현악의 대등한 관계를 추구한 스트라빈스키 신고전주의의 정수를 보여 준다.

 

1st Toccata

협주곡은 작품 전체를 통일하는 '여권 화음(passport chord)'과 함께 시작된다. 토카타라는 제목에 걸맞게 날카롭고 활력 넘치는 리듬이 전개되며, 독주 바이올린과 오케스트라는 끊임없이 대화를 주고받는다. 전통적인 협주곡의 화려한 독주 과시보다는 역동적인 리듬과 명확한 구조가 강조된다.

 

2nd Aria I

토카타의 긴장감 뒤에 이어지는 서정적인 악장이다. 독주 바이올린은 노래하듯 유려한 선율을 펼치며 보다 내성적이고 우아한 분위기를 만들어 낸다. 그러나 단순한 낭만적 서정성에 머물지 않고, 절제된 감정과 세련된 균형감이 유지된다.

 

3rd Aria II

두 번째 아리아는 더욱 깊고 사색적인 성격을 띤다. 독주 바이올린의 긴 선율과 섬세한 음색이 돋보이며, 작품 전체에서 가장 서정적이고 명상적인 순간을 제공한다. 바로크 아리아를 연상시키면서도 현대적인 화성과 리듬 감각이 결합되어 있다.

 

4th Capriccio

협주곡을 마무리하는 빠르고 경쾌한 피날레이다. 재치 있는 리듬과 춤곡적인 활력이 넘치며, 독주 바이올린과 오케스트라가 긴밀하게 얽혀 활발한 에너지를 만들어 낸다. 작품 전반에 걸쳐 제시된 여러 요소들이 응축되어 나타나며, 밝고 유쾌한 분위기 속에서 곡을 마감한다.

 

 

 

완성된 곡은 1931년 10월 23일 베를린에서 초연되었는데, 초연은 라디오 방송으로 중계되었고, 사무엘 더시킨의 바이올린과 스트라빈스키가 지휘하는 베를린 방송교향악단에 의해 연주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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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협주곡은 후에 안무가 George Balanchine에 의해 두 편의 발레 작품으로 재탄생하였다. 먼저 1941년 발란신은 이 음악에 안무를 붙여 《Balustrade》를 창작하였다. 이후 1972년에는 같은 협주곡으로 새로운 발레를 안무했는데, 초연 당시에는 《Violin Concerto》라는 제목으로 소개되었으며, 오늘날에는 《Stravinsky Violin Concerto》라는 이름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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