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의 노래...이상국
나는 저녁이 좋다
깃털처럼 부드러운 어스름을 앞세우고
어둠은 갯가의 조수처럼 밀려오기도 하고
어떤 날은 딸네집 갔다오는 친정아버지처럼
뒷짐을 지고 오기도 하는데
나는 그 안으로 들어가는 게 좋다
벌레와 새들은 그 속의 어디론가 몸을 감추고
사람들도 뻣뻣하던 고개를 숙이고 집으로 돌아가며
하늘에는 별이 뜨고
아이들이 공을 튀기며 돌아오는
골목길 어디에서 고기 굽는 냄새가 나기도 한다
어떤 날은 누가 내 이름을 부르는 것 같아서
돌아다보기도 하지만
나는 이내 그것이 내가 나를 부르는 소리라는 걸 안다
나는 날마다 저녁을 기다린다
어둠 속에서는 누구나 건달처럼 우쭐거리거나
쓸쓸함도 힘이 되므로
오늘도 나는 쓸데없이 거리의 불빛을 기웃거리다가
어둠 속으로 들어간다
다음검색
댓글
댓글 리스트-
작성자백목향 작성시간 26.06.05 경쟁이 일상이 된 생활
무언가 사람사는 냄새
무한정의 자유가 몰고오는 공포
때론 고즈넉한 저녁풍경에
내 하루를 담고 위로하며 사는걸
좋은 시 감사합니다 -
답댓글 작성자김 선 달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26.06.06 저의 유년시절 경상도 작은 시골마을 순수한 마음을 가진 사람들과 아이들
그 시절에는 사람사는 냄새가 났지요 백목향님 감사합니다~~! -
작성자버들길 작성시간 26.06.06 김선달님의 시 선택을 좋아합니다.
요즘은 대부분 모바일로 시 감상을 하는데 배경음악이
없으니 시에 집중하게 됩니다.
때론 방해가 되기도 하지요^^ -
답댓글 작성자김 선 달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26.06.07 버들길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