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도는
간단없이 밀려드는 파도는
해안에 부딪혀 스러짐이 좋은 것이다 .
아무 미련 없이
산산히 무너져 제자리로 돌아가는
최후가 좋은 것이다.
파도는
해안에 부딪혀 흰 포말로 돌아감이 좋은 것이다.
그를 위해 소중히 지켜온
자신의 지닌 모든 것들을 후회 없이 갖다 바치는
그 최선이 좋은 것이다.
파도는
해안에 부딪혀 고고하게 부르짖는 외침이 좋은
것이다.
오랜 세월 가슴에 품었던 한마디 말을
확실히 고백할 수 있는 그 결단의 순간이 좋은
것이다.
아, 간단없이 밀려드는 파도는
거친 대양을 넘어서, 사나운 해협을 넘어서
드디어
해안에 도달하는 그 행적이 좋은 것이다.
스러져 수평으로 돌아가는
그 한생이 좋은 것이다.
-오 세영(1942~ )-

사람의 손이 빗어낸 문명은 직선이다.
그러나 본래 자연은 곡선이다.
인생의 길도 곡선이다.
끝이 빤히 내다 보인다면 무슨 살맛이 나겠는가!
모르기 때문에 살맛이 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곡선의 묘미이다.
직선은 조급, 냉혹, 비정함이 특징이지만
곡선은 여유, 인정, 운치가 속성이다.
주어진 상황 안에서 포기하지 않고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찾는 것,
그것 역시 곡선의 묘미이다.
때로는 천천히 돌아가기도 하고 어정거리고
길 잃고 헤매면서
목적이 아니라 과정을 충실히 깨닫고 사는
삶의 기술이 필요하다.
- 법정 스님 -

2026 - 06 - 21 - edit - 아침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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