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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외음악

내가 좋아하는 10인의 드러머... 여덟번째...제프 포카로

작성자고태균|작성시간03.07.15|조회수584 목록 댓글 2
아무 생각 없이 팝 음악을 듣고 좋아하였다.

그저 아무 생각 없이 토토(Toto)의 음악을 들었다.

아마 팝음악의 팬이라고 자처하는 수많은 사람들이

지금도 주옥같은 명곡들을 그저 아무 생각없이 듣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한 사람의 얼굴이 떠오른다.

80년대의 팝의 명곡들을 들을 때 마다

커다란 잠자리 안경을 쓰고 있는 그 얼굴은

그저 열심히 기본 박자만 치고 있다.

그의 이름은 제프리 포카로(Jeffrey Porcaro), 우리는 그냥 '제프'라고 부른다.

오는 8월 5일은 그가 서거한 지 11주기가 되는 날이다.


Jeff Porcaro 1954 - 1992 ...gone much too early

왜, 도대체 왜, 제프는 그토록 수많은 뮤지션들의 수많은 앨범들에 세션으로 참여할 수 있었는가.

드럼을 잘 친다는 게 과연 어떤 것인가.

제프의 부친인 조(Joe)를 필두로 하여 포카로 집안이 소문난 음악가 집안이라서 그랬던 것일까?

제프의 기억으로는 7세 때 본격적으로 드럼 수업을 받았다 하지만

그것은 드럼 수업 얘기고 사실상 제프가 처음 드럼을 친 것이 언제인지는 불투명하다.

소니 앤 셰어(Sonnie & Sher), 라는 듀오의 노래는 들어보지 못했으나

그 이름은 너무 많이 들었는데 왜냐하면 제프의 처음으로 참여한 세션이기 때문이다.

그 때 제프의 나이가 열일곱인가 열여덟인가 그랬다.

이렇게 10대 때부터 세션 생활을 시작한것도 참, 입을 다물게 하는데

그 뮤지션들의 명단을 살펴보면, 너무 A급들이라서 참 입을 다물수도 없다.

스틸리 댄 Steely Dan, 보즈 스캑스 Boz Scaggs,토미 볼린 Tommy Bolin,

데이빗 길모어 David Gilmour, 데이빗 포스터 David Foster, 래리 칼튼 Larry Carlton,

패티 오스틴 Patti Austin, 쳇 앳킨스 Chet Atkins, 에릭 카멘 Eric Carmen

레이 찰스 Ray Charles, 에릭 크랩튼 Eric Clapton, 다이어 스트레이츠 Dire Straits

어스 윈드 앤 파이어 Earth, Wind & Fire, 로벤 포드 Robben Ford, 리 릿나워 Lee Ritenour

리오 세이어 Leo Sayer, 폴 사이먼 Paul Simon, 베트 미들러 Bette Middler....

이외에도 A부터 Z까지 알파벳 순으로 정리해 놓으면 그 앨범 목록은 A4용지 열장 분량은 될 것이다.

http://home.swipnet.se/ml/jeff.html#P
클릭해보시면 제프 형님의 참여 앨범 목록을 보실수 있습니다.

이렇게나 수없이 많은 뮤지션들과 함께 하면서도

제프는 자기 이름으로 된 앨범은 커녕 제대로 된 솔로 연주 한번 보여주지 않았다.

여기서 나는 제프가 좌우명으로 삼았던 말이 떠오른다.

"첫째는 하나님이요, 둘째는 음악이요, 그런 다음 나를 생각한다."

제프는 드럼, 타악기, 나아가서 음악을 제대로 이해했던 연주자였다.

그는 세션맨으로서 충실하게 보조를 맞추는데 힘쓴다.

그것은 희생이요, 봉사이다. 세션비를 얼마를 받던 간에 최선을 다하는 것.

그것이 제프를 최고의 세션맨으로 이끈 길이 아니었을까?

물론, 보조만으로 그쳤다면 얘기는 여기서 끝이다.

제프는 연주자와 가수들의 숨은 음악적 감수성을 끌어내는

음악적 아이디어를 제공하기도 한다.

아, 세션맨 얘기는 그만하기로 하자.

제프 포카로는 다름아닌 토토의 드러머가 아니던가.

토토의 음악 중에는 놀라운 제프의 필살기들이 등장한다.

로잔나(Rosanna)에서의 핼프타임 셔플 그루브와 왼손 스네어 고스트 노트...

이렇게 말하면 뭔 말인지... 로잔나를 틀면 도입부분 부터 제프의 드럼 연주로 시작되는데

자세히 들어보면 스네어의 타이밍 중간 중간 마다 '스르르륵'하는 들릴듯 말듯한(확실히 들린다)

터치가 있음을 알 수 있다.

홀더라인(Hold the Line)에서는 흔히 3연음 그루브, 원래는 셋잇단음표라고 하는, 소위 트리플릿 그루브가 나오는데

간단한 것 처럼 생각되지만 실제로 쳐보면 대단히 어려운 리듬이다.

이것은 셔플 그루브의 원형이 되는 패턴으로, 재즈나 블루스에서 많이 쓰게 된다.

그러나 홀더라인은 또한 록(rock)의 단순,직설화법을 갖고 있다.

이러한 셔플 그루브는 타고난 리듬감도 중요하지만 정확히 타이밍을 지키는 데서 그 율동성이 나온다.

제프는 셔플에 강한 면모를 보임과 동시에

현대 드럼 연주의 꽃이라 할 수 있는 16비트 패턴의 대가이기도 하다.

대체로 왠만한 템포의 16비트 곡들은 양손을 사용하여 하이햇을 연주하게 되는데

제프는 오른손만 사용한다.

제프에 의하면 오른손만 사용하면 액센트나 강약의 조절이 양손을 사용하는 것 보다

훨씬 유연하게 되기 때문이라고 한다.

저 손목 콘트롤을 보면 확실히 제프의 양 손목은 해부해볼 필요가 있다.

조지 포지(George Porgy)는 오른손만으로 치는 16비트의 전형적인 예로서

따라하다 보면 오른손이 갑작스럽게 저려오게 된다. (으, 얼마나 연습을 해야 되는 걸까)

무샹가(Mushanga)는 7집에 있는 곡인데 개인적으로 무척 좋아한다.

이 곡에서 제프는 탐탐(tom tom)을 이용한 아프리카 원시 부족의 리듬 같은 것을 치고 있다.

하지만 그 탐탐을 아무렇게나 되는대로 치는 것이 아니라

파라디들(paradiddle)을 활용한 것으로써 아무리 들어봐도 어떻게 치고 있는지 조차 모르겠다.

결국 셔플에서 스윙이 나오고, 16비트에서 삼바나 보사노바의 라틴 리듬이 나오는 것인데

이러한 리듬 체계는 제프로 인해 완성된다.

제프 포카로의 트리뷰트 앨범 안에는 사진이 한 장 실려 있다.

그것은 제프의 세 아들 크리스토퍼, 니코, 마일즈 포카로가

할아버진인 조에게 드럼을 배우고 있는 아주 한가로운 모습이다.

그 사진을 보면 왠지 서글퍼진다.

그 사진 속에 제프도 있었다면 더 좋았을 것을.

힘들게, 아주 힘들게 이 글을 썼다.

하지만 아무리 잘 쓰려고 해봐도 제프를 글 나부랭이로 표현하는 것은 도저히 성공적이지가 못하다.

우리는 한 사람의 천재를 알고 있다.

물론 그가 천재라고 불리웠던 결정적 이유는

예리한 칼날 처럼 0.5mm의 오차도 허용하지 않았던 정확성과

악보로 표기 할 수 없는 스윙의 느낌을

철저한 훈련으로 얻어냈기 때문이다.

토토의 영원한 서곡 '어린이의 영가(Child's Anthem)' - 수염을 기른 보기드문 제프 형님 모습

다음인물은 스티브 갯(Steve Gadd)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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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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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곰탱이 | 작성시간 03.07.15 BIG 3의 등장이군...
  • 작성자개소리 | 작성시간 03.07.30 8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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