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에서는 낭만파 시대의 주요 작곡가에 속하는 세 사람의 피아노 곡을 통해서 각 세 사람이 낭만주의 시대에서 그들의 작곡 기법을 어떻게 형성했는지 간략히 비교해 보고자 합니다 낭만주의는 주지하다시피 귀족 문화 중심의 고전주의의 유럽 세계에서 부르주아 계급이 성장하면서 개인의 가치와 자유가 중시되면서 일어난 경향입니다 낭만주의 시대에는 또한 각 나라의 전통에 대한 관심도 증대되어서 각 나라 별로 다양한 음악적인 전통이 세워지게 되고 그에 따라 다양한 성격을 갖는 작곡가들이 개성을 갖고 등장하게 됩니다 바로크나 고전주의 시대에도 각 작곡가들은 분명히 개성을 갖고 있었지만 낭만주의 시대의 작곡가들은 낭만주의 시대를 살며 그 시대의 생각을 공유하며 살았다는 공통점이 있으면서도 분명히 음악에 대해서 생각하는 차이점이 있었습니다 그러한 차이점들이 세 작곡가의 피아노 곡에 어떻게 다르게 나타났나를 생각해 보고자 합니다
선택한 세 작곡가는 슈베르트 , 슈만 그리고 쇼팽으로 아래에 그들의 활동 시기를 비교하여 보았습니다
슈베르트(오스트리아,1797~1828)
슈만(독일,1810~1856)
쇼팽(폴란드,1810~1849)
세 작곡가는 모두 아름다움이 넘치는 음악을 작곡한 사람들로서 아쉽게도 짧은 생애를 산 작곡가들입니다(사실 이 당시에는 의학이 많이 발달하지 않았기 때문에 당시 사람들의 평균 수명과 비교해서 짧은 수명을 살았던 것은 아니라고 합니다) 먼저 슈베르트의 아름다운 피아노 소품인 즉흥곡 op.90-3을 보겠습니다
슈베르트는 주지하다시피 가곡의 왕으로 불리며 넘쳐 흐르는 악상으로 작곡을 한 작곡가입니다 그는 기악곡을 쓸 때에도 논리적인 발전보다도 성악적인 선율을 전개하며 곡을 썼읍니다 그것은 위의 곡에서도 두드러지게 잘 나타납니다 위의 곡을 들여다보면 이 곡이 마치 최상성부가 가곡에서의성악 파트처럼 노래를 하고 있고 아래의 성부들은 그 성악을 노래하는 파트를 반주 악기처럼 반주를 하고 있다는 느낌이 듭니다 그러니까 성악과 반주 악기인 피아노를 하나로 만들어 피아노 독주곡을 완성 시켰다는 느낌이 듭니다 그러한 의도는 이 곡의 B부분(아래 악보 E 플랫 마이너)에서도 그대로 지속되고 있고 A'에도 그대로 나타납니다
이러한 그의 기법은 확실히 바로크나 고전주의 시대의 기법과는 다릅니다 특히 고전주의 시대라면 성악과 기악은 분명히 다르게 취급 되어지지만 그는 전통적이고 일반적인 기법을 떠나서 자유롭게 그의 악상을 따라 작곡을 했습니다 물론 그가 피아노가 없었던 시절도 있었고 피아노 연주 실력도 다른 대가들처럼 뛰어나지도 않았지만 낭만주의 시대를 살았던 환타지가 넘쳐 나는 작곡가로서 그가 그의 영감을 표현할 수 있는 그만의 길이었습니다
아래에 슈베르트의 즉흥곡 op.90-2를 하나 더 보고자 합니다
이 곡은 마치 선율이라고는 없고 계속적인 스케일만이 곡을 끌어가고 있는 느낌입니다 마치 바흐의 무반주 바이올린 독주곡이나 첼로 독주곡을 보고 있는 느낌입니다 그러나 물론 바흐의 곡과는 분위기가 완전히 다르고 슈베르트만의 애절하고도 낭만적인 분위기가 흐르고 있습니다 중간 부분의 B에서 아래 악보와 같이 선율적이고 기악적인 분위기를 만들지만 A'에서는 다시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갑니다
A 와A'는 무궁동 스타일로 되어 있는데 끊임없이 움직이는 스케일에서 슈베르트만의 아름다움이 나오는 것이 참 놀랍습니다 슈베르트의 곡은 어느 곡을 분석해 보아도 작곡 기법을 가지고 모티브를 전개 시켜가며 음악을 만들었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습니다 만약에 그가 다른 작곡가들처럼 동기를 전개시켜 곡을 썼다면 전혀 다른 형태의 곡이 나왔으리라 생각합니다 슈베르트가 슈베르트 다울 수 있었던 것은 낭만주의 시대에 살면서 자신의 사고 방법에 충실하면서 작곡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슈베르트의 음악은 또한 자신의 음악을 표현하기 위해 수식을 한 흔적이 보이지 않습니다 자신의 속 마음과 음악적인 환타지에 아주 충실한 작곡가라고 생각합니다 그것이 슈베르트의 음악이 아름다워질 수 있는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다음으로 슈만의 곡들을 보기로 하겠습니다 아래의 곡은 op.9 카니발 중에서 첫 곡입니다
슈만은 독일의 작곡가로서 낭만주의 시대를 살아간 모습이 확연히 들어 납니다 독일의 작곡가들은 다분히 논리적인 모티브를 전개해 나갔는데 이 곡에서 그의 논리적인 모티브 전개 방식을 볼 수 있습니다 처음의 못갖춘 마디와 첫 마디 사이에 등장하는 두 개의 화음 사이의 모티브는 이 첫 곡을 지배하는 모티브로서 넷째 단 중간 부분까지 계속 발전적으로 반복하며 등장합니다 그러면서도 이 모티브는 매번 조금씩 다른 모습이지만 거의 수도 없이 반복을 하고 있습니다 넷째 단 중간 부분의 piu moto 부분에서는 역시 앞의 모티브에 대한 보완으로서의 새로운 모티브가 등장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 모티브도 거의 같은 모습으로 수차례 반복 되어집니다 그러한 논리적 동기 전개와 그 동기의 자유스러운 무한 반복 면에서 앞에서 말한 낭만시대를 살아간 독일 작곡가의 단면을 보여 준다고 하겠습니다 아래에 그러한 측면을 보여 주는 다른 곡을 하나 더 보여 드립니다 그의 피아노 곡집 Album Blatter(op.124) 중에서 두 번째 곡 <슬픈 생각(예감)>입니다
이 곡은 앞에 언급했던 곡과 동기 전개 면에서 매우 유사합니다 처음 부분의 못갖춘 마디와 첫마디에 나오는 모티브를 앞의 곡처럼 수도 없이 반복하고 있는데 앞의 곡에서는 중간 부분에 대조되는 선율을 끌어 냈는데 이 곡에서는 곡 전체를 통해서 완전히 이 하나의 모티브 만을 반복해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야말로 낭만시대를 살아간 독일 작곡가의 진면목을 보여 준다고 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폴란드의 작곡가 쇼팽의 곡을 분석해 보고자 합니다
쇼팽은 그의 뛰어난 피아노 솜씨로 잘 알려져 있고 그의 작품들에도 그가 갖고 있는 피아노 솜씨가 유감 없이 발휘 되어집니다 쇼팽의 경우는 음악을 통해서 세상에 자신의 생각을 전해 주었다기 보다는 그가 갖고 있는 피아노 실력을 바탕으로 해서 피아노가 갖고 있는 순수한 아름다움을 전해 주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작곡 기법적으로도 모티브의 논리적 결합에 의한 음악의 전개 보다는 소리의 아름다움 그 자체에 많은 관심을 두고 있었던 듯 싶습니다 위의 곡은 <겨울바람>이라는 제목으로 알려진 연습곡인데 이 곡의 전개 방식으로 서두 부분에 네 마디의 악구를 제시하고 그것을 반복해서 조금씩 변화시켜 가며 상성부에 초인적인 기교를 만들어 갑니다 이 곡을 통해서 쇼팽이 보여 주고자 하는 것은 고전주의적인 곡의 완성도를 보여주고자 하는 것이 아니고 피아노를 통한 아름다운 소리 그 자체이라고 하겠습니다 그러니까 엄격한 형식의 균형미를 통하여 음악을 만들어 가는 것이 아니고 낭만주의적인 사고에 입각한 자유로운 음악적인 자신의 무한한 환타지를 보여 준다고 하겠습니다 사실 작곡을 할 때 반드시 고전주의적인 절제미나 형식미 등을 꼭 갖출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왜냐하면 고전주의적인 작곡 관점이 반드시 절대적인 작곡 방식이라고는 볼 수 없기 때문입니다 결국 음악의 최종 목표는 작곡가가 음악 대중들에게 무엇인가를 전해 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래의 곡은 그의 야상곡 op.9-1 입니다 이 곡은 그가 아름다움에 대한 생각을 어떻게 갖고 있는지를 보여 준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의 다른 많은 곡들에서도 그렇지만 이 곡에서도 일정한 음형을 지속하는 왼손의 반주 위에서 오른손이 화성음과 비화성음 사이를 여유롭게 움직이며 아름다운 소리를 만들어 갑니다 그의 음악이 아름답게 느껴 지는 데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리듬이 정확히 맞아 떨어지지 않고 정확히 연주하기 불가능할 정도(여기에서는 6 :11)의 리듬 분할이 이루어지면서 감정의 해결이 유보 되어지면서 그것이 단화음으로 해결되어 지는 데에도 이유를 찾아 볼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쇼팽의 경우는 작곡 의도가 대단히 화성법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서 음악의 진행을 반주를 하는 역할과 선율을 담당하는 역할로 나누고 그것을 각기 왼손과 오른손에 명확하게 구분시켜 담당한 작곡가입니다 그런 역할을 분명히 나누어서 생각했기 때문에 쇼팽의 음악이 어느 음악이나 할 것 없이 아름답게 만들어졌다고 생각합니다 말하자면 낭만시대를 살아 가면서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자신의 음악적인 환타지를 펼쳐가게 된 것이 그의 음악이 아름답게 된 원인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거의 같은 시대를 살아간 슈베르트, 슈만, 쇼팽 의 세 작곡가를 통하여 낭만주의적인 기법이 그들의 작품 세계에 어떻게 나타났는가를 그들의 피아노 작품을 통해서 간략히 분석해 보았습니다 그들은 같은 시대를 살아 갔지만 분명히 그들의 작품 세계는 서로 개성이 강하고 그러면서도 모두가 아름다운 음악을 만들었습니다 그것은 곧 작곡이 규범을 통해 나온 정해진 틀을 통해서만 완성 되어지는 것이 아니고 자신의 세계관을 바탕으로 한 자유로운 환타지를 통해서도 나올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주었다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