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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만성이야기

문틈으로 들어온 오후

작성자허만성|작성시간26.06.14|조회수25 목록 댓글 0

[방송 안내]
시간 : 6월 14일 일요일 밤 9시
채널 : 허만성의 음악여행

 

문틈으로 들어온 오후
반쯤 열린 문틈으로 오후의 빛이 스며든다.
바닥에 내려앉은 먼지들이
빛의 기둥 속에서 숨죽이며 머문다.

청소를 하지 않아도 정리를 하지 않아도
빛은 제 할 일을 다 하고
조용히 기울어 간다.

완벽하게 정돈된 방보다
햇살에 아무렇게나 흩뿌려진
이 어수선함이 더 편안하다.

살다 보면 억지로 닫으려 해도
닫히지 않는 문이 하나쯤은 있다.
그 틈으로 바람이 들고 볕이 들고
미처 치우지 못한 내 삶의 조각들이 빛을 받는다.

비어 있는 것들은
굳이 무엇으로 채우지 않아도
저마다의 빛으로
이미 충분히 가득 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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