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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백(李白)의 남녀 간 애정을 표현한 시(詩) ‘양반아(楊叛兒)’

작성자수돌이(최찬집)|작성시간26.06.06|조회수3 목록 댓글 0

 

 

<이백(李白)의 남녀 간 애정을 표현한 시(詩) ‘양반아(楊叛兒)’> 고영화(高永和)

 

아래 시는 당 현종 때 이백(李白)이 금릉(金陵)에 머물면서, 고악부(古樂府)의 양반아(楊叛兒)의 제목을 인용하여 지은 시이다. 이 양반아는 남녀 간의 애정을 묘사하여 남북조시대에 부르던 동요였다. 이백은 양반아에서 나오는 박산로(博山爐)와 침수향(沈水香)을 인용하여 남녀의 애정을 표현했다. 당시 중국에서는 민간에서 부르는 노래로 남녀의 정을 드러내는 것이야말로 가장 진실된 문학이라 여겼다.

 

○ 양반아는 8수가 전해지나, 중국 육조 시대의 시선집 《옥대신영(玉臺新詠)》에 근대서서가(近代西曲歌)로 제2수가 실려 있으며 다음과 같은 구절이 전해진다. “잠시 백문 앞으로 오세요. 버드나무에 까마귀 깃들면 그대는 침수향이 되시고 저는 박산향로가 되렵니다.

(暫出白門前, 楊柳可藏烏. 郎作沈水香, 儂作博山鑪.)”

 

○ 이백은 이 작품에 진(晉) 민요 〈자야가(子夜歌)〉의 '어디서 두 마음 맺어 볼까나. 서릉의 잣나무 아래지.' 그리고 〈상성가(上聲歌)〉의 '백문 안에서 북소리 들리네.' 혹은 '버드나무엔 참새 숨을 만하네.'와 같은 구절을 수용한, 남제(南齊) 때 민요 〈소소소가(蘇小小歌)〉의 전개 방식을 원용하여 아양 떠는 기녀의 모습을 그림같이 묘사하고 있다. 〈소소소가〉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저는 좋은 수레에 타구요, 임일랑은 푸른 말에 타셔요. 어디서 두 마음 맺어볼까요? 그야 서릉의 소나무 아래죠.[我乘油壁車, 郎乘靑驄馬. 何處結同心, 西陵松柏下.]"

 

<양반아(楊叛兒)> 이백(李白 701~762) 시선(詩仙), 당나라 시인

君歌楊叛兒(군가양반아) 그대는 양반아(楊叛兒) 노래를 부르시지요.

妾勸新豐酒(첩권신풍주) 저는 신풍(新豐)의 술을 따르리이다.

何許最關人(하허최관인) 어느 곳이 제일 마음에 드시나요.

烏啼白門柳(오제백문류) 까마귀 지저귀는 백문(白門) 밖 버들.

烏啼隱楊花(오제은양화) 까마귀는 버들 꽃에 숨어 울라 하구요

君醉留妾家(군취류첩가) 님 일랑 취하시면 저희 집에 머무셔요.

博山爐中沉香火(박산로중침향화) 박산(博山) 향로에 침향(沉香)을 피우면

雙烟一氣凌紫霞(쌍연일기능자하) 한데 서린 향의 연기, 별천지라오.

 

[주1] 양반아(楊叛兒) : 악부(樂府) 청상곡사(淸商曲辭)의 곡 이름이다. 본디는 동요(童謠)였다. 이 노래의 옛 가사는 남제(南齊) 때 여무(女巫)의 아들 양민(楊旻)이 자기 어머니를 따라 궁중(宮中)에 드나들다가 하후(何后)에게 총애를 받은 사실을 기록한 동요에서 비롯된 것으로, 본 곡명은 '양씨 아주머니네 아이'라는 뜻의 〈양파아(楊婆兒)〉였는데, 음이 와전되어 〈양반아〉가 된 것이라 한다. 남조(南朝) 양 무제(梁武帝)와 당나라 이백의 작품이 대표적이다.

[주2] 신풍주(新豊酒) : ‘新豊(신풍)’은 지명(地名)으로 현재 섬서성(陝西省) 임동현(臨潼縣) 지역을 가리킨다. 한(漢) 고조(高祖)가 부친이 고향 풍패(豐沛)를 그리워하자 장안(長安) 부근에 풍패와 같은 도시를 만들고 풍패 사람들을 이주시켰다. ‘새로 만든 풍패’란 뜻에서 신풍(新豐)이라 한 것이다. 맛좋은 술(美酒)의 산지로 유명해 지명을 붙여 신풍주(新豊酒)라 한다.

[주3] 하허(何許) : 어느 곳(何處).

[주4] 최관인(最關人) : 가장 마음을 끌게 하는 것. 관인(關人, 국경의 關에 근무하는 벼슬아치)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관인.

[주5] 백문(白門) : 육조시대 수도인 건강성(建康城, 남경)의 선양문(宣陽門)의 서문(西門). 문의 색이 흰색이라서 지어진 이름이며 남녀가 만나는 장소로 알려져 있다.

[주6] 오제은(烏啼隱) : 까마귀 울며 숨는다. 까마귀가 둥지에 들어 잠들려 한다는 뜻. 

[주7] 박산로(博山爐) : 옛날의 향로 이름. 박산이라는 바다 속의 산 형상을 본떠서 만든 연꽃 모양의 향로. 또는 신선이 산다는 박산(博山)이 바다에 떠 있는 모양으로 만들었다는 향로.

[주8] 침향(沈香) : 향나무를 바닷물에 담가 말려 만든 고급 향. 물에 넣어둘수록 목질이 단단해져 침수향(沈水香)이라고도 한다. 잘 타는 귀한 향료를 말하기도 한다.

[주9] 쌍연(雙煙) : 두 줄기 연기. 남녀의 화합을 말하기도 한다.

[주10] 자하(紫霞) : 구름과 노을. 자줏빛 노을. 신선 세계를 뜻한다.

 

● 남자는 노래를 부르고 여자는 술을 권한다. 이 분은 관인(關人)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관인이라, 여기서 나와 함께 자고 갈 분은 아니다. 근데도 이 분은 자꾸 <양반아(楊叛兒)> 노래를 부르며 나를 유혹한다.

‘향초를 만드는 것’은 여성의 성적인 행위를 말하고, ‘난로를 피우는 것’은 남자의 성적인 행위를 말한다. 살짝 집에서 나와 보면 버드나무 뒤에 까마귀처럼 감쪽같이 숨을 수 있으니, 어서 나와서 즐기자는 유혹이다. 이 남자가 유혹의 노래를 부르는 것은 아무래도 이 여인의 마음을 흔들고 싶은 모양이다. 여자는 왜 신풍주(新豊酒) 술을 권할까? 사랑을 나누기에는 현실적으로 부적절한 무엇이 있는 모양이다. 맛 좋은 술을 핑계로 부적절하고 어색한 자리를 해소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 7,8구 “박산의 향로에 침향의 불을 붙이니 두 줄기 연기가 한 줄기 되어 불타는 하늘로 오르네(博山爐中沈香火 雙煙一氣凌紫霞)” 시구 중에 박산의 향로나 침수향은 바로 아까 남자가 부르던 노래 속에 있는 그 두 물건이다. 남자의 유혹을 여인이 전폭으로 수용한 것이다. 박산로는 남자이고 침향화는 여자이다. 남자 속에 여자가 들어온 것이 ‘박산로중침향화’이다. ‘쌍연일기능자하’는 두 사람이 한 사람처럼 되어 뒤엉켜 뭉쳐진 사랑의 기운이, 붉은 저녁 하늘을 찌르듯 솟아오른다. 참지 못하고 사랑에 돌진하는 남녀의 격한 애정을 표현한 열네 자가 동영상처럼 꿈틀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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