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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렴체(香奩體) 애정 한시(愛情漢詩) 여인의 시각에서 노래한 詩.

작성자수돌이(최찬집)|작성시간26.06.08|조회수3 목록 댓글 0

 

<향렴체(香奩體)> 애정 한시(愛情漢詩) 여인의 시각에서 노래한 詩. / 고영화(高永和)

 

향렴체(香奩體)는 시체(詩體)의 한 가지로, 당(唐)의 한악(韓偓)이 규중부녀들의 아리따운 태도, 연지 곤지 찍은 모습을 시로 노래하기 좋아하여 형성된 시체이다. 그 시집을 이름하여 향렴집(香奩集)이라 하였다.《滄浪詩話 詩體》 이에 부녀자 신변의 자잘한 일을 소재로 삼아서 짓는 시로 여인의 치마와 지분을 읊은 말이 많다. 염체(艶體)라고도 한다. 송나라 엄우(嚴羽)의 《창랑시화(滄浪詩話)》〈시체(詩體)〉에 “향렴체는 한악(韓偓)의 시가 모두 여인의 치마나 지분에 관한 말이고 《향렴집(香奩集)》이 있기 때문에 생긴 명칭이다.”하였다. 향렴체의 시형식(詩形式)에는 고체시(古體詩) 근체시(近體詩) 등이 모두 활용되니 이러한 한시의 유형에 관계없이 창작 되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이성을 그리워하는 애정을 문제 삼지 않는 작품이 없다. 염체(奩體) 또한 여성 화자를 내세워 사랑의 감정을 토로하는 시 양식으로, 보통 서정적 자아가 정감을 표출하는 양상이다. 우리나라는 남성이 여성적인 입장에 서서, 여성이 겪는 삶의 질고(疾苦)를 풍자하거나 동정하면서, 감수성 풍부한 시구를 나열하는 경향이 많았다.

 

1) 염체(奩體) / 최기남(崔奇男, 1559-1619)

婀娜綺窓柳 창가에 아리따이 서 있는 버들

昔時郞自栽 그 옛날 내 님이 심은 거라네.

柳帶已堪結 버들 띠는 하마 벌써 맺을만 한데

長年郞不廻 긴 세월 님은 아니 돌아오시네.

내 방 창가에 버드나무 한 그루가 있는데 예전 내 님이 심은 것이다. 아마 님이 나와 함께 버들가지로 서로 묶여 우리 사랑 영원하자는 의미일 것이다. 허나 버드나무가 많이 자라 버들가지로 우리 사랑 동여 맺을 만하게 세월이 흘렀건만 님은 소식이 없다. 남녀의 사랑 속절없고 변덕스러울 뿐.

 

2) 향염체 한 절구를 또 바치다[又贈香奩一絶] / 임제(林悌 1549∼1587)

重幃深掩夢雲多 겹겹의 휘장 깊게 가리운 곳에서 운우의 정 많더니

一半嬌嚬是怨嗟 조금 곱게 찌푸림에 원망 샀구려.

早識郞恩難自保 일찍부터 낭군의 사랑 변할 줄은 알았지만

合歡衾外卽天涯 합환 이불 벗어나자 천리 먼 길이었구려.

운우(雲雨)의 정(情) 다하면 버림받을 수밖에 없는 기생의 숙명적 비련을 노래한 한시이다.

조금 찌푸림에 원망 산 것은 이별의 이유가 되지 못한다. 잠시 남정네의 요구충족의 대상으로 사는 원망을 함축한 시이다.

 

3) 향렴체(香奩體)를 본떠서 짓다 / 칠언절구(七言絶句) 권필(權韠)

雲屛斜掩翠眉顰 운병은 비스듬히 찡그린 푸른 눈썹 가렸나니

不恨紅顔只怨春 홍안을 한탄하는 게 아니라 봄을 원망할 뿐이지

牕外綠簾簾外路 창밖에는 푸른 주렴이요 주렴 밖에는 길인데

路中多少斷腸人 길에는 슬픔으로 애끊는 사람도 많아라.

 

[주] 운병(雲屛) : 구름 모양의 그림을 그린 병풍으로 여인의 규방을 뜻한다. 당나라 유장경(劉長卿)의 〈소양곡(昭陽曲)〉에 “부용장 휘장은 작고 운병은 어둑한데, 버들에 바람은 많아 물가 전각이 서늘해라.〔芙蓉帳小雲屛暗 楊柳風多水殿凉〕”하였다.

 

4) 효향렴체[效香奩體] 五言律詩 / 이수광(李睟光)

嬋娟自絶群 무리 중에 아름다운 모습 절로 빼어나

能舞鬱金裙 황색 치마 입고 곱게 춤추는데

玉指均眉月 옥 같은 손가락에 초생달 같은 눈썹

瓊釵壓髻雲 구름처럼 튼 머리에 옥비녀 꽂았네.

春情花欲老 춘정의 꽃 시들려하니

舊約鏡初分 거울 쪼갠 옛 약속 처음으로 나뉘었네.

鎖合仙宮夜 굳게 닫힌 선궁에 밤은 깊어가니

幽香詎可聞 그윽한 향기를 어찌 맡을 수 있으랴.

선녀처럼 아름다운 기녀에 대한 그리움이나 연모의 정을 노래한 시이다. 춤추는 기녀의 고운 모습과 아름다움을 회상하지만, 춘정의 정이 다하고 맹세했던 사랑의 맹세도 이별로 막을 내린다. 신선의 궁전에서 나누었던 운우의 정도 더 할 수 없으니 그녀를 품에 안고 맡은 그윽한 향기도 어찌 다시 맡을 수 있으랴.

 

5) 향렴체[香奩體] / 이광윤(李光胤 1564∼1637)

不語關心事 관심사 있다고 말하지 말고

看蓂待後期 명협 풀을 바라보며 훗날을 기다려라

三春花易老 늦봄에 피는 꽃이 쉬이 시든다고

腸斷子規時 두견새 울 때면 애간장 끊어지니.

 

6) 염체[奩體] 노래하는 이에게 주다(贈歌者) / 이발(李潑 1544-1589) 동암집(東巖集)

唇邊霞動齒間雪 입술 가에 노을이 흐르듯, 치아 사이에 흰 눈이 내린 듯,

喉裏珠生舌本香 목구멍의 목젖에 구슬이 달린 듯, 혀끝에는 향기가 맴돈다.

誰識丹心一片竅 일편단심 한 조각 사랑 누가 알랴만

引聲能遏白雲長 막을 수 없이 장구한 흰 구름에다 소리 내어 외쳐볼 뿐.

 

7) 염체[奩體] 五言絶句 / 이수광(李睟光 1563~1628)

重重繡幕遮 겹겹이 수놓은 감춰진 장막,

簷角燕雙斜 처마 밑에 한 쌍의 제비 비껴있으나

最羨階前樹 가장 부러운 것은, 섬돌 앞의 나무에

能開夜合花 자귀 꽃이 활짝 피었음이네.

其二

梧葉響銀床 오동나무 잎이 평상을 울리고

珠樓護夜涼 아름다운 다락은 서늘한 밤을 맞는다.

曉聞鸚鵡喚 새벽녘에 앵무새 소리 들리더니

瓦上有新霜 지붕 위에 새로 내린 서리 덮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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