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감상문]"대취협(大醉俠 / 개봉제목: 방랑의 결투)"

작성자여왕벌|작성시간04.07.03|조회수477 목록 댓글 0
Come Drink with Me

호금전 (胡金銓) (King Hu)

Hong Kong China/1966/94min/35mm/Color

공무차 사막을 지나가던 지방관리 장푸칭이 도적떼에게 납치된다. 근처의 절을 접수하여 본거지로 삼고 있던 그들은 감옥에 잡혀있는 자신들의 리더를 풀어줄 것을 요구하며 그 지방의 감독의 아들이기도 한 장 푸칭을 인질로 삼는다. 이들을 소탕하고 장푸칭을 되찾아오기 위해 파견된 사람은 바로 그의 친누나인 장시엔. '금연자'라는 별명으로 유명한 그녀는, 도적떼들의 일부가 기다리고 있던 객잔으로 가고, 뛰어난 무공으로 도적떼들을 압도한다. 주정뱅이 걸인으로 보이지만 실은 고강한 무공을 소유하고 있던 대취협의 도움으로 도적들의 은거지에 들어간 그녀는 동생을 찾기 위해 도적들과 한 판 대결을 펼치게 되는데...

김용의 원작소설을 영화화한 <대취협>은 호금전이 만든 첫 무협영화이며, 홍콩 액션영화의 토대를 완전히 바꾼 영화로 평가받는다. 원래 발레를 비롯해 무용을 익힌 정패패(鄭佩佩, Cheng Pei-pei)를 발굴하여 여협으로 등장시킨 이 영화는, 이후 호금전 무협영화를 특징짓는 요소들 - 느린 화면, 여성 협객을 등장시켜 연출해낸 우아한 검투씬, 지극히 아름다운 풍경과 결투씬의 형식미 등 - 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다. 영화의 초반에는 금연자가 주인공이었다가 후반으로 갈수록 점차 초점을 이동하여 취협이 사실상의 주인공이 되는데, 이는 아직 세속의 관계에 머물고 있는 금연자의 무(武)에서 타락한 대승려로 표상되는 악(惡)과 대적하는 취협의 협(俠)으로의 이동을 보여준다. 협객들의 검투 장면조차 풍경의 일부로 삼는 호금전 감독의 화면은 단순히 영화의 형식미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내용과도 철저히 조응을 이룬다.
한국에서 67년 '방랑의 결투'라는 제목으로 상영된 바 있는 이 영화는, PiFan2001의 《호금전 회고전》에서 안타깝게 상영되지 못했던 작품이다. 올해 쇼 브라더스 회고전에서는 디지털 리마스터링 작업으로 복원된 새 프린트로 상영할 예정이다.


호금전 (胡金銓) King Hu
1931년 북경 출생. 1948년 홍콩으로 이주한 뒤 인쇄물 교정사, 영화광고물 디자이너, 단역배우, 각본가, 세트 디자이너 등 다양한 직업을 전전하던 호금전 감독은 58년에 쇼 브라더스에 입사했다. 이한상 감독 밑에서 연출수업을 하면서 65년 <대지아녀(大地兒女)>로 감독데뷔한 호금전 감독은 두 번째 작품으로 영화스승 이한상 감독과 함께 <옥당춘>을 연출했다. 두 작품은 흥행성적이 신통치 못했는데, 쇼 브라더스의 제작자 런런 쇼의 제안을 받아들여 무협영화로 방향을 바꾸게 된다. 이렇게 하여 나온 세 번째 작품이 바로 <대취협>이다. 이후 객잔 4부작(<대취협>, <용문객잔>, <희로애락지노>, <영춘각의 풍파>)와 풍경 4부작(<협녀>, <충렬도>, <공산영우>, <산중전기>)으로 일컬어지는 무협영화들을 만들었으며, 신파(新派) 무협영화의 기수로, 그리고 홍콩 무협영화의 경지를 예술적 차원으로 끌어올린 스타일리스트이자 위대한 아티스트로 추앙받고 있다. 1997년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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