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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수필]MZ 세대들에 대하여

작성자신외숙|작성시간26.06.06|조회수24 목록 댓글 0

MZ 세대에 대하여

 

 

 

MZ 세대들은 비혼과 무자녀를 원하는 걸까.

겉으로는 경제적 이유를 들지만 속내는 이기심과 맞물려 있다. 실업에 대한 두려움과 책임지기 싫어하는 복잡한 속내가 맞물려 사실은 혼인과 출산 육아를 일찌감치 포기하는 것이다. 그들은 인내와 굴종으로 살았던 부모 세대와 공감은커녕 아예 대화조차 하지 않으려 한다.

베이비 부머 시대에 태어난 7080 세대는 가장 억울한(?) 노년 시기를 맞이했다. 끝까지 부모 봉양을 책임지고 자녀 양육에 몸 바친 불쌍한 세대로 비쳐지고 있다. 그러나 그들 중에도 현재와 같은 MZ 세대가 있었다. 끝까지 비혼을 주장하며 희생을 거부한 사람들이다.

가정이라는 울타리를 아예 처음부터 거부하고 독신을 고수한 경우이다. 무조건 결혼하여 자식부터 낳아 대를 잇고 부모 봉양에 끝까지 올인해야 했던 당시의 관습을 외면한 것이다. 그 결정이 쉽지는 않았을 것이다. 독신은 책임감에서 자유롭다. 딸린 식솔들을 위해 눈물나는 고생을 하지 않아도 되니까.

상처와 갈등을 겪으면서 희생이라는 덕목까지 갖추지 않아도 되니까. 내 주변에도 그런 MZ 세대 같은 지인들이 있다. 나이 7080대를 넘어선 고학력에 경제적 능력까지 갖춘 그들은 인생을 나름 성과있게 살아온 결과물도 가지고 있다. 한때는 그들의 삶을 동경한 적이 있었다.

그들을 롤모델로 삼으며 혼자만의 안일함을 꿈꾸며 자유를 원했었다. 70년대 여고시절이었다. 학교에서 장래 희망란에 현모양처라고 쓴 친구들이 많이 있었다. 선생님께서는 그런 여자로서의 기본적인 것 말고 구체적인 희망사항을 써넣으라고 했는데 그 말조차 이해 못한 친구들이 있었다.

난 그때도 소설가 극작가라고 썼었다. 당시만 해도 박계형 한수산 이문열 김홍신 김병총 같은 베스트 셀러 소설가들이 서점가를 독점하다시피한 시절이었다. 독립투사들이 독립운동 하면서 여자들과 성적 관계를 맺으면서 거사를 치른다는 내용의 육체와 사랑이란 장편소설을 친구들과 돌려가며 읽던 기억이 난다.

친구들과 그 책을 돌려보면서 상상의 날개를 타면서 웃던 생각이 난다. 호기심 많은 청소년 시절이었다. 머리 좋고 건강만 하다면 못할 것이 없는 미래가 보장된 거나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그런 친구들도 대입시에 미끄러졌다. 서울대는커녕 의대 약대도 가는 친구가 거의 없었다.

지금이나 그때나 의대 약대는 선택된 수재만 가는 곳이었다. 일찌감치 내 수준을 안 나는 눈을 낮추고 떠 낮추어 결정했다. 쓸데없이 눈이 높거나 오르지 못할 나무는 아예 쳐다보지도 않았다. 나한테는 항상 두 가지 꿈이 있었다. 하나는 소설작가가 디는 것이고 또 하나는 시골에 있는 초등학교에 근무하는 것이었다.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고 어쨌든 나는 이 두 가지 꿈을 모두 이루었다. 여고 3학년 때 옆자리에 앉았던 친구가 있었는데 꿈이 간호사였다. 공부도 나와 비슷하거나 그다지 잘하는 편이 아니었다. 그런데 다른 과목은 별로인데 영어는 잘했다. 친구는 열심히 공부하면서 입버릇처럼 간호사를 외쳤다.

자기는 무슨 일이 있어도 꼭 간호사가 될 거라고 말했다. 꿈이 확고하고 열정적이었다. 공부 실력으로 보면 불가능할 정도인데도 그랬다. 입시 결과가 나왔다. 그녀는 영어를 잘해 경기도에 있는 간호 전문대에 진학했다. 기적이었다. 얼마나 기뻐하던지. 꿈은 절대 배반하지 않는 능력으로 환경을 초월해 역사하는 힘을 가졌다.

꿈은 삶의 원동력이자 기적의 원천으로 통한다. 나는 그녀가 누구보다 능력있는 간호사가 되었을 거라 확신한다. 나도 한때는 간호사가 되어 어려운 환자들을 돕고 싶었다. 그러나 심신미약에다 공부 실력도 미달이라 포기하고 말았다. 내가 처음에 소설작가로서의 꿈을 말하자 많은 사람들이 비웃었다.

한 대학 친구는 글은 아무나 쓰나? 하고 비웃었다. 소심한 나는 말 한마디 못하고 수모를 견뎠지만 나중에 마음으로 글로 원수를 갚아버렸다. 지적 경제적 능력을 갖춘 그녀가 난 1도 부럽지 않았다. 죽으면 그만일 테니까. 속으로 욕하고 폄하했다. 공부 많이 해서 학위가 여러 개면 뭣하냐? 비싼 아파트 사 놓으면 뭐하냐?

어차피 죽으면 그만이고 물려줄 자식도 없는데, 또 천국도 못 들어갈 거면서. 그런데 그녀가 놀라운 말을 했다. 여태 힘들게 번 그 돈을 사회에 환원하겠다는 것이다. 충격이었다. 생각해 보니 그녀 마음속에도 천사가 있었던 것이다. 후에 들은 이야기로는 그녀가 나를 부러워했다고 한다.

재는 신앙이라는 버팀목이 있으니 어려움이 닥쳐도 기도로 이겨낼 것이 아닌가.

그 말도 충격이었다. 그녀가 내게 빈정거리듯 한 말이 떠오른다. 너무 고귀해서 농담 말 한마디 하기도 겁난다. 그러다, 그녀에게 심각한 문제가 발생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속으로 뜨끔했었다. 난 한번 맺히면 풀리지 않는 성격이다. 내게 함부로 상처주고 멸시한 인간은 두고 곱씹고 정죄한다.

그런데 그때는 달랐다. 잠시 회개기도 하고 넘겨버렸다. 그녀나 나나 지금의 MZ 세대처럼 비혼이다. 어떤 사람들은 돌싱이 아니냐고 장난처럼 말하는데 나는 그때마다 눈에 독을 키고 노려본다. 그러면 처음엔 빙글거리던 웃음이 사라지면서 긴장한다. 난 또 노려보면서 거칠게 대꾸한다. 아니라니까.

내 주변에 있는 비혼족들은 나와 달리 경제적으로 여유있고 성과 있는 인생을 살았다. 그런데 나는 그들보다 더 자유롭고 만족스럽다. 내세에 확신으로 살아가기 때문이다. 나라에서는 저출생 현상을 놓고 많은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개선될 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다. 젊은 MZ 세대들은 말한다.

취업도 힘든데 자식부터 낳으라니 이런 비현실적인 게 어디 있단 말인가. 취업을 해도 언제 실업자가 될지 모르는데 차라리 비혼이 더 경제적이지 않은가. 비혼은 극단적 이기주의의 발로가 틀림없다. 언 듯 보면 그럴 듯해 보이지만 그 안에는 희생하지 않으려는 이기심이 작동하고 있는 것이다.

내 주변에 있는 비혼족들도 그러하고 나 자신도 그렇다. 나 혼자 지내면서 안일함에 취하는 게 더 편안한 것이다. 솔로 캠핑족들이 하는 말도 똑같다. 가족도 인간관계의 한 축이다. 사랑과 배려로 뭉쳐야 할 가족이 갈등과 아픔으로 이어진다면 요즘 같은 MZ 세대들은 참지 못하고 돌싱을 택하는 마는 것이다.

이혼률이 세계 일위라고 한다. 비혼과 무자녀가 이해되는 대목이다. 그러나 그들도 가끔씩 말한다. 그래도 혼자보다는 둘이 낫지 않을까. 응급상황이 발생했을 때 극심한 외로움에 직면했을 때 비혼을 후회할지 모른다. 언제가 비혼인 분과 대화한 적이 있었다.

집안에 남자가 필요해. 못 하나를 박더라도 남자 손길이 필요하고 도둑도 지켜야 하고 아플 땐 심부름도 시키고 병원도 데려가야 할 테니까. 모두가 이기심의 발로이다. 요즘은 장례식도 빈소를 차리지 않고 일일장으로 끝내는 게 유행이라고 한다. 조의금은 온라인으로 받고 곧바로 화장장으로 가기 때문이다.

일인 가구가 늘어남에 따른 현상이라고 한다. 아니 비용 절감이라는 이유가 더 클지도 모른다. 인구의 고령화와 일인 가구의 증가는 앞으로도 많은 문화 차이를 만들어 낼 것이다. 앞으로는 더욱더 인내와 희생을 거부할 테니까. 그러고 보니까 나와 같은 7080 세대가 가장 희생타로 억울한 세대로 떠오른 것이다.

앞으로는 이런 7080 세대조차 더 이상 희생을 거부하고 편리를 추구하는 때가 올 것이다. 요양병원과 요양원이라는 시설이 그들의 발목을 이끌 테니까.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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