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복/ 묵연
<외로우니까 사람이다....>라고 읊은
시인의 말이 생각난다.
맞는 말이다.
그런데
맥이 좀 풀리기도 한다.
이 세상에
외로움을 토로하지 않는 이는
없지만
외로움을
<그거 아무 것도 아냐!!!>라고 말하는
사람은 볼 수가 없다.
나는 말한다!
외로움?
그거 아무 것도 아니다!!!
도대체 외로움이 뭔가?
우리들이 속수무책 쩔쩔 매는 외로움,
그 정체가 대체 뭔가?
그대, 생각해 본 적이 있는가???
나는 열여섯살 때부터
머리에 쥐가 나도록
그 놈의 외로움이 뭔지 연구했다.
그리고 그 답을 얻었고
그리고 출가했다!
그 답은
<외로움은 아무 것도 아니다>였다.
세상 모두가
외로움을 싫어하지만
나는 외로움을
똑바로 쳐다 봤다.
그랬더니
외로움은
아무 것도 아니었다.
사람들은
외로움을 두려워 하지만
그래서
잠시도
가만 못 있고
헤매고 다니지만
외로움의 멱살을
단단히 잡고
<니가 뭔데?> 하면서
다그치면
외로움은
덜덜덜 떨면서
무릎을 꿇고 고백한다.
<사실, 저는 아무 것도 아닙니다.
사람들이 다들
당신처럼 제 멱살을
이렇게 잡고 덤볐으면
벌써 지구 밖으로
도망쳤을텐데
하나같이
제 이름만 들어도
눈이 풀리고
아찔해 하면서
정신을 못차리니
이렇게
지구에서 재미나게
지내고 있지요.
시나 노래나 소설이나 영화나
그 어디에도
제 얘기가 빠지지 않고
세상에서 제일 잘났다는 사람들도
저에겐 적수가 못되죠.
사실 그들은
저를 상대할
엄두도 못내는 걸요.
그런데 당신 같은 사람이
이렇게
똑바로 덤비면
나는 너무 슬퍼져요.
사실 저 아무 것도 아니거든요!>
믿거나 말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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