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집 마련’. 평생의 꿈이자 정말 신중하게 고민해야 하는 문제죠. 고르고 골라 산 “내 집”인데 4개월만에 물이 뚝뚝 새는 누수현상이 일어나면 화가 날 수밖에 없습니다. 매수한지 얼마 지나지도 않은 집에서 누수현상이 시작되면, 매도인에게 배상을 요구할 수 있을까요?
1. 새로 산 집에서 발생한 누수, 배상 청구할 수 있을까?
지난 2019년 6월 김매도(가명) 씨에게서 아파트를 산 우리의 주인공 나매수(가명) 씨.
그런데 새 집에 들어간지 4개월밖에 안 된 10월의 어느 날, 별안간 아래층 주민에게서 연락이 옵니다.
새로 지은 집은 아니지만, 산지 반 년도 안 됐는데 누수라니요. 게다가 매매 당시에는 전혀 고지받지도, 발견하지도 못한 사실입니다. 나매수 씨는 별 수 없이 누수원인 탐지와 보수공사, 욕실 재시공, 아래층 피해복구 공사까지 하느라 천만 원도 넘는 수리비용을 떠안았습니다.
화가 머리 끝까지 난 나매수 씨는 전 주인인 김매도 씨를 상대로 손해를 보상하라는 소송을 제기하였는데요. 민법 580조에서는 매매의 목적물에 하자가 있을 때에 손해배상 청구가 가능하게 하기 때문입니다.
| 민법 제580조(매도인의 하자담보책임) ① 매매의 목적물에 하자가 있는 때에는 제575조 제1항의 규정을 준용한다. 그러나 매수인이 하자 있는 것을 알았거나 과실로 인하여 이를 알지 못한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민법 제575조(제한물권 있는 경우와 매도인의 담보책임) ① 매매의 목적물이 지상권, 지역권, 전세권, 질권 또는 유치권의 목적이 된 경우에 매수인이 이를 알지 못한 때에는 이로 인하여 계약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는 경우에 한하여 매수인은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 기타의 경우에는 손해배상만을 청구할 수 있다.) |
누수라는 중대한 하자가 있는데도 이를 별다른 보수 없이 팔았으니 수리비용 등을 배상해야 한다는 취지였지요.
과연 법원의 판단은 어땠을까요?
2. 매매계약 당시 누수가 없었다면 하자 인정 안돼
하급심인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주택매매계약과 그 하자담보책임에 대한 판단을 하면서, 주택 누수 문제에 대하여 다음과 같은 판단기준을 제시했습니다.
첫째, 매매계약 성립 또는 소유권 변동 당시를 기준으로 거래통념상 기대되는 객관적 성질을 결여한 하자여야 인정할 수 있다.
즉, 소유권 변동이 이미 완료되어 나매수 씨가 완연한 집주인이 된 이후에 발생한 하자는 매도인의 책임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인데요. 나매수 씨는 억울할 겁니다. 집을 산지 4개월밖에 안 돼서 생긴 누수가 자기 책임이라니요.
하지만 법원은 특히 누수 문제에 대하여는 다음과 같이 판단했습니다.
둘째, 누수는 그 특성상 누수의 원인이 현실화해 존재하고 있다면 바로 나타날 수밖에 없는 현상이다.
해당 아파트는 사용승인 이후 이미 14년이 지나 단지 내 다른 아파트에서도 누수가 발생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그렇기에 나매수 씨의 집에서 누수 현상이 일어나도 그다지 이상할 것은 없지요. 이 아파트에서도 2018년 이미 누수현상이 발생한 바 있지만, 보일러 교체 이후로는 누수가 일어나지 않았다고 합니다. 법원의 판단으로 누수현상은 특성상, 그 원인이 발생하면 바로 물이 뚝뚝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겁니다.
즉, 누수는 바로 일어나기 때문에, 10월부터 새로이 누수현상이 발생했다면 그 하자가 6월의 매매계약 당시나 8월의 소유권 이전 당시에 이미 존재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지요.
아파트 거주가 일상화된 한국의 주거환경상, 누수 문제는 단순히 내 집뿐만 아니라 주변 세대에도 연쇄적인 피해를 줄 수밖에 없는데요, 법원의 이번 판결은 누수 문제의 책임에 대한 기준을 제시한 것입니다.
결국 구매시에 이러한 문제를 더욱 꼼꼼히 점검하는 매수인들의 주의가 필요합니다.
김준태 변호사의 글---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