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호자들은 병원에 와서 아버지의 상태를 보고 집에 가도 되는지 판단해 달라고 했다.
참 난감하다. 도대체 어떠한 판단을 내가 할 수 있단 말인가.
꾸역꾸역 병원을 찾아갔다.
환자는 양손이 보호대로 묶여 있었고 여러가지 수액제가 투여되고 있었다.
혼미한 상태였지만 눈을 떴다가 감았다가 했다.
간호, 간병 통합 병동이라고 여기저기 써 있었지만 환자의 구강상태는 엉망이었다.
가래가 끓고 있었고 이물질이 지저분하게 입안을 더럽히고 있었지만
그들은 분주하고 야단스럽게 자신들의 일에 묶여 있었다.
나는 본능적으로 가래를 빼려고 했다.
하지만 그들의 제지에 눌려 속만 상하고 말았다.
안타깝기 그지 없었다.
"이 정도라면 돌봐 드릴수는 있지만 상태가 호전되기는 어려울 듯 합니다"
보호자들은 괜찮다고 했다. 결국 자기들이 판단하기엔 죄스러운 마음이 없지 않았을 것이다.
토요일, 환자는 퇴원을 했고 그 시간에 맞춰 나도 대상자의 집으로 갔다.
흡인기를 빌려주기로 해서 가져갔다
보호대도 풀고 우선 구강간호를 세심하게 했다.
흡인간호를 하고 산소발생기도 연결했다. 욕창 예방간호를 하는데 환자가 배변을 했다.
항문 괄약근이 약간 느슨해지는 모양이었다. 죽음의 그림자가 다가옴을 혼자서
느끼며 같이 배변을 치웠다.
환자는 음식을 전혀 삼키지 못했다. 사레방지, 질식예방간호를 했지만
다음날 보호자의 놀라움과 경악스러워 하는 전화 목소리에 달려갔다.
입으로 음식과 수분이 분수처럼 뿜어지고 있었고 환자도 보호자도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흡인간호를 한동안 계속했더니 진정되었다
혈압이 잡히지가 않아 사지를 체크하다가 발목에서 겨우 혈압을 찾아냈다
호흡이 점차 힘들어지고 산소포화도가 80대 초반으로 잡혔다.
"오늘, 내일 하겠는데요" 하며 사후처치 교육을 했다.
산소포화도 기계를 빌려 주면서 "가끔씩 체크해 보세요" 했다.
전화 소리에 깨서 시계를 보니
자정이 지나가고 있었다. "지금 산소포화도가 83%이고 맥박은 130/min 회 입니다.
아들의 전화였다. "달리 방법은 없습니다, 지켜보는 수밖에요"
다시 잠들기란 어려웠다. 죽음도 삶의 한 과정이라 했는데 처연하게 맞이해도 될 일이
아닌가 . 다음날 아침, 환자의 사망 소식을 전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