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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나는?

작성자혜전|작성시간26.06.09|조회수51 목록 댓글 9


 아침까지 멀쩡하던 냉장고가 외출하고 돌아오니

갑자기 "삑- 삑-" 시위를 시작했다.
​문이 덜 닫혔나 싶어 몇 번을 열고 닫아보고,

고무 패킹에 비닐이라도 끼었나 샅샅이 지문 감식을 하고,

마지막 필살기로 전원 코드까지 뽑았다가 다시 꽂아보았다.

내가 할 수 있는 '방구석 냉장고 심폐소생술'은 다 해본 셈이다.
​그런데도 녀석은 여전히 삑삑거리며 내 신경을 기어이 긁어댄다.

 

한참을 째려보니 디스플레이에 불이 계속 켜져 있다.

아무래도 이 녀석, 문이 번젓이 닫혔는데도 인지하지 못하고

나 지금 열려있단 말이야! 문 닫아줘! 라며 애타게 외침을 반복하는 모양이다.

​급한  마음에 AS센터에 전화해 모델명을 불러주었더니,

돌아온 대답은 냉정했다.
​"고객님, 부품 보유 의무 기간이 지나서 부품이 없습니다."


​아니, 성능은 멀쩡한데! 겨우 디스플레이 센서 하나 없다고

이 신경 거슬리는 알람을 평생 들으며 살 순 없지 않은가. 결

국 눈물을 머금고 냉장고를 은퇴시켜야 할 처지가 됐다.
​작년 여름에  김치냉장고가 갑자기 숨을 거둬서 강제 교체
​올해 여름에는 멀쩡한 냉장고가 삑삑거려서 어쩔 수 없이 교체해야겠다 


​이쯤 되면 집안 가전제품들이 자기들끼리 단톡방이라도 만들어서 순번을 짜둔 게 아닐까

내년 여름엔... 에어컨 차례인가? ㅋㅋㅋ

​곰곰이 생각해 보면 인생 참 재밌다.

가전제품들이 영원히 고장 나지 않는다면,

요즘 나온 번쩍번쩍한 신상 제품을 써볼 명분도, 기회도 없을 테니까.

녀석들이 때맞춰 적당히 망가져 주니, 덕분에 최신 문물을 구경하고 사용도 해본다.


​물건들은 늙으면 이렇게 새것으로 멋지게 교체해서 쓰면 되는데...

​그렇다면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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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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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답댓글 작성자민송 | 작성시간 26.06.10 혜전 백수가 과로사한다꼬???
    일정은 어느회사 사장님급이요
    ㅎㅎ
  • 답댓글 작성자혜전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6.06.10 민송 
    제가 사장 급이면
    민송님은 회장님 급이지요 ㅎㅎ
  • 답댓글 작성자민송 | 작성시간 26.06.10 혜전 나는요 무수리급이요ㅎㅎ
    바닥에서 맨날바뻐요ㅎㅎ
  • 답댓글 작성자혜전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6.06.10 민송 우리 큰아들이 하는 말이
    우리집은 왕과 왕자와 하녀와 머슴이 있다해요
    남편과 작은 아들이 왕과 왕자고
    큰아들은 머슴 엄마는 하녀라고 ㅎㅎ
  • 답댓글 작성자자향 | 작성시간 26.06.10 혜전 아드님,참..마님의 자리를 어서 찾으셔야 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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