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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루다 미루다 간 홍릉숲

작성자혜전|작성시간26.06.18|조회수22 목록 댓글 9

봄 야생화를 보러 가겠노라 몇 번을 다짐하고
미루었던 홍릉숲을 드디어 다녀왔습니다.

​낮 기온이 30도가 훌쩍 넘는 한여름의 무더위였지만, 울
창한 나무들이 겹겹이 초록빛 지붕을 만들어준 숲 속만큼은
시원하고 청량한 바람이 불어와 몸과 마음을 달래주었습니다.

​우리가 오늘 거닌 '홍릉숲'은 1922년에 조성된 대한민국 최초의 국립수목원이라 하지요.
본래 이곳은 조선 제26대 왕 고종의 비인 명성황후의 능인
'홍릉'이 있던 자리여서 그 이름을 갖게 되었지요. 
 
숲의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여름의 시작을 알리는 주황빛 능소화가 담장을 가득 채우며
화사한 얼굴로 반겨주었습니다.
과거 양반집 마당에만 심을 수 있었다 하여 '양반꽃'이라 불리던
능소화의 화려하면서도 기품 있는 자태가 발걸음을 멈추게 만들었지요.

​그 능소화 아래로는 산수국이 하나둘 수줍게 작은 얼굴을 내밀고 있었습니다.
가장자리의 화려한 헛꽃(무성화)이 벌과 나비를 유혹하고,
안쪽의 진짜 작은 꽃들이 옹기종기 모여 피는 산수국은 토양의 성질에 따라
꽃색을 바꾸는 신비로운 매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시원한 그늘을 따라 다가간 작은 연못에는 수련이 청아하게 피어나고 있었습니다.
아침에 피었다가 밤이면 잠을 자듯 꽃잎을 오므리는 수련의 고요한 모습이 무척 평화로웠습니다.

연못가에는 보랏빛 꽃들이 줄기를 따라 탑처럼 무리 지어 피어난 부처꽃들이
줄지어 서서 한여름 연못 풍경에 싱그러움을 더해주고 있었습니다.

​야생화 단지로 발길을 옮기니,
잎에서 비린내가 난다 하여 이름 붙여진 유니크한 약초인 어성초가
특유의 짙은 향을 머금은 채 하얗고 깔끔한 꽃잎을 피워내고 있더군요.


​숲길을 깊숙이 걷다가 문득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니,
모감주나무가 황금빛 노란 꽃을 활짝 피우고 있었습니다.
깃털처럼 부드러운 노란 꽃들이 지고 나면 꽈리 모양의 특이한 열매가 맺히는데,
그 안의 단단한 씨앗으로 스님들의 염주를 만든다 하여 '염주나무'라고도 불리는 나무입니다.

​홍릉숲을 걷다 보면 유독 흥미롭고 특이한 이름의 식물들을 많이 만나게 됩니다.
가지가 부러질 때 딱! 하는 총소리가 난다고 하여 이름 붙여진 특이한 열매의 딱총나무,

잎사귀 끝이 날카로운 뿔처럼 뾰족뾰족하여 AI에게 물어보고서야 이름을 알게 된 뿔남천,

그리고 나무껍질이 사람의 살결처럼 매끄럽고 부드럽다는 '사람주나무'와
이름마저 사랑스러운 '뽀뽀나무' 등
자연이 지어준 재미있는 이름들을 하나씩 불러보는 재미에 시간 가는 줄 몰랐습니다.

​오늘 여정의 하이라이트는 홍릉숲의 상징이자 자랑인,
아주 잘생긴 반송을 마주하는 것이었습니다.
밑동에서부터 가지가 부채살처럼 사방으로 고르게 뻗어 나가
거대한 초록색 우산을 펼쳐놓은 듯한 완벽한 수형은 보는 이의 감탄을 자아내기에 충분했습니다.

푸르고 웅장한 반송의 기운을 듬뿍 받으며 오늘의 시원했던
홍릉숲 걷기를 기분 좋게 마쳤습니다.
​사계절 언제 찾아와도 저마다의 빛깔로 위로를 건네주는 홍릉숲.
이제 다가올 가을,
온 숲이 오색 빛깔 고운 옷으로 갈아입고 알록달록 단풍이
가득 들 때 꼭 다시 찾아와 이 길을 다시 거닐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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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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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답댓글 작성자민송 | 작성시간 26.06.18 혜전 언젠가는 따라붙으리요
  • 작성자순덕 | 작성시간 26.06.18 나갔다가 은행 볼일 끝내고 염소탕 2인분 포장해서 왔어요
    작은 한그릇 먹었네요
    힘이 납니다 ㅎㅎ ㅎㅎㅎ 먹자마자 힘이 ㅎㅎㅎㅎ
  • 답댓글 작성자혜전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6.06.19 new 염소탕 먹고 힘이 불끈 솟은 순덕님 오늘은 어디로 납실까요
  • 답댓글 작성자순덕 | 작성시간 26.06.19 new 혜전 지금 안양천입니다 ㅎ
    만보 걷고 들어갑니다 ㅎ
    이미 많이 걸었어요
  • 답댓글 작성자혜전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6.06.19 new 순덕 부지런한 순덕님 벌써 만보 걸으셨군요
    저는 남편따라 수국사 와서 참배하고 40년 된 숨어있는 맛 해장국집 와서 남편은 삭사하고
    제 몫은 포장 했어요
    여전히 속이 안 좋아서요
    오늘 하루 금식하면 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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