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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빛 꽃길 속의 월요일

작성자혜전|작성시간26.06.22|조회수20 목록 댓글 5

모감주나무 꽃이 핀 모습을 보고 싶어도,

한낮 더위에 나설 엄두가 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지하철 첫차를 타고 나섰습니다.

오롯이 모감주나무를 만나기 위해 나선 이른 아침의 설레는 여정이었지요.


​월드컵공원에 도착하여 처음 만난 꽃은모감주나무 꽃이 아니라 자귀나무 꽃이었습니다.

자귀나무 잎은 저녁이면 양옆으로 살포시 포개어진다지요.

그래서 부부 사이가 좋아지라고 집안에 심었다고 합니다.

메타세쿼이아길로 접어들자 남편이 가운데 서 보라고 합니다.

두 팔을 번쩍 들고 서서 인증샷을 남깁니다

메타쉐코아어 옆으로만개한 ​모감주나무가
눈이 부실 만큼 풍성한 황금빛 꽃송이들을 가지

가득 흐드러지게 피워내고 있었습니다.

 

​마치 나무 위에 노란 보석 가루를 흩뿌려 놓은 듯,

바람이 불 때마다 일렁이는 황금빛 물결이 장관을 이루더군요.

가만히 들여다보면 그 고운 노란 꽃잎 안쪽으로 콕콕 박힌

수줍은 빨간 빛깔이 어찌나 선명하고 아름다운지,

자연이 부린 미묘한 색채의 마술에 연신 감탄하며 걷고 또 사진을 찍었습니다.

꽃잎이 떨어진 길을 차마 밟고 지나갈수 없어 사진만 찍었습니다

그 화사한 모감주나무의 노란 꽃그늘 아래,

우리만의 작은 식탁을 조심스레 펼쳤습니다.

싱그러운 사과와 고소한 삶은 달걀, 은은한 향을 풍기는 커피와 담백한 빵.

대단할 것 없는 소박한 차림이지만,

쏟아지는 황금빛 꽃비 아래서 즐기는 이 아침은

그 어떤 식탁보다 훌륭하고 호사스럽습니다.

소박한 아침 식사를 마치고,

우리는 다시 아늑한 모감주 꽃길을 걸어 집으로 향합니다.


​세월의 무게만큼 남편의 걸음이 조금은 느려지고 힘들어해서,

걷다 쉬다 하며 발걸음을 옮깁니다.

젊은 날 같지 않게 남편 뒤만 따라가지 않고,

서로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서로의 속도를 묵묵히 기다려주고

다독이며 걸을 수 있는 지금이 참 좋습니다.


​나이 들어간다는 것은

서로에게 조용히 기대어 서는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가는 과정이겠지요.

함께 걸을 수 있는 남편이 곁에 있기에 더없이 행복하고 감사합니다.

황금빛 모감주 꽃길 속에서 우리만의 속도로 맞이한 월요일,

참 멋지게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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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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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민송 | 작성시간 26.06.22 new 대단하네요.
    두분이요~~이제 막 재혼하신 신혼같으십니다.♡♡
  • 답댓글 작성자혜전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6.06.22 new ㅎㅎㅎ
    재혼한?
    민송님이 오래전에 우리 부부를 보아서 다행입니다 ㅎㅎ

    나도 늙어 가지만 남편이 늙어가고 전처럼 못 걷고 하니
    제가 좀 더 보살퍼줘야지요.
    그래도 남편이 있어야 알게 모르게 어깨 힘이 들어가지요
  • 답댓글 작성자민송 | 작성시간 26.06.22 new 혜전 아이고 나도 머리가 지끈지끈
    그눔의 고집때문에ㅎ살어?말어
  • 답댓글 작성자혜전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6.06.22 new 민송 한 두어시간 같이 다녀오는 사이에도 투닥투닥거렸는데
    그러고 사는거죠.뭐

    생각을 바꾸면 그것도 재미있어요
    ㅎㅎ

    그냥 살아요
    그래도 살아온 사럼과 사는게 제일 편할거예요 ㅋㅋ
  • 작성자위카 | 작성시간 26.06.22 new 멋진 곳 이네요
    두분이서 다니는 모습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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