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가는 산딸기를 무지무지 좋아한다. 화가의 산딸기 사랑은 오래전부터 시작되었는데 어느 해에 마산에 사는 큰 올케에게 어 시장에 산딸기가 나면 많이 사 달라고 했더니 한다라이(큰 대야)를 사다 놓았단다. 창원의 과일가게에서는 산딸기 보기가 어려웠던 시절이었다.
올케언니는 산딸기가 담긴 커다란 대야를 머리에 이고 버스를 타고 창원의 우리 집까지 가져다주고 돌아갔는데 그날부터 화가는 큰 대접에 담은 산딸기를 먹으며 무척이나 행복해했다. 올케언니가 사다 놓은 산딸기를 직장에서 퇴근한 큰오빠가 조금만 먹어 보자고 했는데 부탁받아서 사 놓은 것이라고 손도 대지 못하게 했단다.
큰오빠가 산딸기 얘기를 하며 너희 언니는 못 말린다~라고 하기에 좀 드리지~ 왜 그랬느냐고 했더니 언니는 우리 것이 아닌데~라고 답했다. 남의 것은 산딸기 한 알도 손을 대지 않는 우직한 정직함이 큰 올케에게 있다. 우리가 남이가~ 남이 아니니까 더욱 조심스러웠는지도 모른다.
의령의 전통시장에서 과일장사를 하는 이는 화가를 일족이라고 부른다. 그녀의 성은 박 씨인데 남편이 화가와 같은 성씨인 모양이다. 지난 목요일에 스티로폼 상자를 사러 갔더니 과일 집 여사장이 화가에게 산딸기가 한창이니까 장날 앞날에 오면 싱싱한 산딸기를 구할 수 있다고 하더란다.
어제가 장날 앞날이어서 창원의 병원에 다녀오며 과일 집 여사장에게 전화를 걸었더니 더욱 싱싱한 것이 좋을 것 같아서 산딸기를 장날 아침에 가져오라고 했단다. 경매를 마친 물건을 그대로 받아서 경매 가격에 주겠다니 이문을 남기지 않고 심부름만 하겠다는 뜻이다. 올해는 산딸기 작황이 좋지 않아서 물건이 별로 없다는 얘기를 듣고 10개를 부탁했다. 10시쯤에 오라고 한다.
아침에 목욕을 끝내고 산딸기를 가지러 가려고 했더니 화가가 여사장이 경매 가격에 주면 1만 원을 덤으로 더 드리란다. 산딸기 10개의 가격을 물었더니 1개에 9천 원으로 9만 원이라기에 5만 원짜리 두 개를 건네며 1만 원은 화가가 특별히 고맙다는 인사로 차를 대접하는 찻값이라고 했다. 여사장이 손사래를 치며 일족끼리 이러면 안 된단다.
일족이어서 화가가 차 대접을 하고 싶어 하는 것이라며 꼭 받아야 한다고 했더니 받아 넣으면서 이러면 안 되는데~라고 했다. 8000원짜리 바나나 한 꾸러미를 사면서 만 원권을 건넸더니 3000원을 거스름돈으로 내어준다. 천 원을 깎아 준 것이어서 고맙다는 인사를 했더니 만 원을 받으면 안 되는데~라고 한다.
차를 타고 오면서 화가에게 참 좋은 조언을 해 주었다고 했다. 화가의 조언이 아니었다면 과일 집 여사장이 달라는 대로 돈을 주었을 것이다. 화가의 세심한 배려 덕분에 마음 편안하게 산딸기를 받아올 수 있었다. 산딸기 10통 중에 5통은 플라스틱 통에 옮겨서 냉동고에 넣어두었다. 알콩이가 유난히 산딸기를 좋아하여 얼려두었다가 내어놓을 요량이다.
점심은 족발과 상추쌈으로 먹었다. 장날이라고 길가에서 족발을 썰어서 팔고 있는데 풍기는 냄새가 너무 좋아서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다. 스티로폼 그릇에 담긴 족발이 13000원이란다. 족발 파는 가게의 맞은편에서 상추를 팔고 있어서 가격표를 보니 2천 원으로 되어 있다. 쑥갓을 천 원어치만 넣어달라고 하여 3천 원을 지불하고 두 가지를 사 와서 꺼내어보니 상추는 두 포기가 들어있다.
상추의 포기가 얼마나 큰지 하나만 씻었는데도 다 먹지 못하고 남겼다. 쑥갓도 많이 넣어주었는데 쑥갓 줄기끝에 꽃봉오리가 맺혀있다. 쑥갓 꽃이 참 이쁜데~ 꽃봉오리를 따내며 이쁜 쑥갓 꽃을 떠올렸다. 쑥갓을 절반만 씻었는데도 양이 많아 남겨서 상추와 함께 냉장고에 넣어두었다.
똘똘이가 영상통화를 청해와서 받았더니 달콩이가 등장하여 젓가락을 능숙하게 사용하는 것을 보여주겠단다. 잠시 기다리라고 하더니 참치를 젓가락으로 집어서 먹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연습용 젓가락으로 참치를 집었는데 달콩이는 쇠젓가락도 사용할 수 있고 나무젓가락도 잘 사용한단다. 알콩이는 연습용으로는 할 수 있지만 쇠젓가락이나 나무젓가락 사용은 아직 못한단다.
나는야~ 퀴즈놀이를 하기로 했는데 첫 문제는 끝이 뾰족하단다. 화가가 젓가락~이라고 하고 작가는 고슴도치~라고 답을 했더니 젓가락이 맞단다. 화가에게 점수를 주려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작가가 연이어서 두문제를 맞추었더니 앞으로 두문제를 더 내겠단다. 화가에게 역전의 기회를 주려고 그러는 것이다. 너무 표나게 화가를 응원한다.
달콩이는 지금 책 읽기를 하고 있는데 300권이 목표란다. 그동안 150권을 읽었는데 50권까지 읽을 때가 힘이 들었단다. 읽은 책을 보여주겠다며 책이 쌓여있는 것을 비춰주는데 그 모습을 보고 작가가 찔림을 받았다. 앞으로 달콩이와 보조를 맞추려면 책 읽기를 좀 더 열심히 해야겠다.
화가가 동호회에 다녀와야 한단다. 지난번 청남대 여행 다녀온 일로 의논할 것이 있다며 오후 1시까지 와 달라고 했다는데 잠시 다녀올 줄로만 알았더니 아직도 감감무소식이다. 오랜만에 만난 김에 즐겁게 놀고 있는 모양이다.
닭장에서 알을 꺼내고 병아리와 함께 있는 토끼를 살폈더니 보이지를 않는다. 닭장 밑바닥을 열심히 파서 골을 만들어 놓더니 이제는 구멍을 파서 밖으로 나갔나~ 했더니 또 다른 알통에 얌전히 앉아 있다. 토끼가 있는 닭장은 밑바닥이 시멘트 포장으로 되어 있어서 바깥으로 도망을 갈 수가 없다. 토끼와 함께 있는 병아리는 하루가 다르게 크고 있어서 꽁지도 분명하고 닭의 모양새를 갖추었다.
칠면조들이 있는 곳에 먹이도 주고 풀도 뜯어 주었는데 모두들 너무 얌전하다. 작가를 피해서 다른 곳으로 몰려다니는 것을 보며 웃는다. 이렇게 순둥이들을 그동안 따로따로 떼어 놓아서 사나워졌다는 것은 사실인 모양이다.
독일붓꽃이 피었다. 꽃이 예뻐서 일부러 사다가 닭장 가는 길목에 심어놓은 것인데 올해도 아름답게 피어서 사진으로 담았다. 동네 논들이 하나하나 모내기를 마치고 있다.
오늘도 참 행복한 하루였다.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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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댓글 작성자풍접초(의령)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25.06.04 네~
산딸기가 제철이네요.
맛납니다.
왕비암님도
행복한 날 되셔요. ^^ -
작성자대광 (대구) 작성시간 25.06.04 어릴때 산에 그렇게 많던 산딸기가 없어요 숲이 우거져 딸기나무가 멸종했어요 좀 더 괜찬은 종으로 야산이나 묵밭에 뚝으로 계속해서 심는데 옳은게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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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댓글 작성자풍접초(의령)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25.06.04 네~
어릴때는 산에 가면 산달기가 있었지요.
계속 심다보면 어느새 자리를 잡을 것으로 믿습니다.
응원합니다. ^^ -
작성자하얀수선화(강원, 태백) 작성시간 25.06.04 쑥갓 꽃이 이쁘죠
어릴적 엄마가 텃밭에 쑥갓을 키워
꽃이 피면 사진찍어 주시던 생각에
저도 텃밭에 쑥갓 5포기 심었는데
벌써 꽃이 피려고 꽃봉우리가 생기더군요. -
답댓글 작성자풍접초(의령)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25.06.05 네~
쑥갓이 쌈 싸먹으면 향기도 좋고 꽃도 이쁩니다.
이제 꽃을 피울때가 된 모양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