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을 처음 붙잡을 때는 날이 어두워지기를 기다려서 한밤 중에 완전무장을 하고 닭장으로 갔다. 두근거림이 얼마나 심했는지~ 심장이 뛰는 소리가 밤의 정적을 깨우고 풀벌레도 숨을 죽였다. 까마득한 옛 이야기이다.
아침에 닭을 잡아주는 이에게 전화를 걸어서 출장을 올 수 있느냐고 물었더니 오케이~ 흔쾌히 올수 있단다. 우주복을 입고 모자를 쓰고 코팅장갑을 끼고 마스크를 하고 쌀자루 하나를 들고 닭장으로 들어가니 닭들이 수런거리며 피한다. 쌀자루를 보고 비상사태임을 알아차렸다.
매미채를 들고 들어가면 닭들이 날아다니기에 맨손으로 해볼 요량이었다. 무작위로 잡으면 수월하지만 목표한 닭을 잡는 일은 아직도 어렵다. 그 어려운 일을 해 내었습니다요~ 닭을 넣은 자루를 주차장에 놓아두고 한참 뒤에 쓰레기를 들고 나갔더니 벌써 자루를 가져갔다.
화가와 함께 차를 타고 수영장으로 가는 길에 손질한 닭을 배달해 놓았다는 전화를 받았다. 무슨 전화인가요? 화가의 물음에 닭을 잡았다고 답하고나서 수고료에 5,000원을 더하여 송금한다. 출장비를 달라는 말은 없지만 고마움은 물질로 표시될 때 빛이 난다.
금요일은 다이빙 수업이 있는 날이다. 꽁무니에서 다이빙수업을 시작했지만 어느새 중간자리를 차지했다. 왕언니들이 츨발선의 반대편에서 한참을 쉬었다가 수업에 참여하는 꾀를 부렸다. 웃는다.
주차장에서 화가를 만나서 차를 타며 수영팀 남자 삼총사가 찻집 건너편 평상에 앉아 있는 것을 보았다. 화가가 수영팀원들이 돌아가며 찻값을 내고 식대를 내지만 매일 그러기에는 서로에게 부담이 될 것이란다. 그럼요~ 맞장구를 쳤다.
집에 도착하자마자 별관으로 직행하여 닭한마리를 깨끗이 씻어 닭백숙을 만들었다. 마늘을 까서 넣고 대추와 생강도 곁들이고 압력밥솥에 김이나기 시작하고 40분을 더 익혔다. 쌕쌕~ 밥솥에 달린 추가 돌아가는 소리가 요란하고 TV에서는 함성이 터진다.
우리나라와 체코의 축구경기에서 전반전에 골이 터지지 않아 애가 탔다. 들어갈 듯~ 들어갈 듯~ 빗나가는 슈팅에 아하~ 김빠지는 소리를 지르고, 해설하는 이는 우리가 반드시 골을 넣어야하는 데 흐름이 상대에게 넘어가면 안되기 때문이란다. 그가 걱정한 일이 후반에 일어났다.
한골 먹고나니 어쩌나~ 얼른 동점골을 넣으라고 응원을 하고~ 드디어 동점골이 터졌다. 와아~ 요란한 함성에 힘을 보태며 역전골을 넣으라고 응원을 한다. 역전골 다음에는 한골 더 넣어 쐐기를 박으라고 주문했는데 거기까지 미치진 못하고 마음 졸이며 경기가 끝났다. 와아~ 와아~
닭백숙이 꿀맛이다. 이긴 경기를 보고 났으니 더욱 맛나다. 닭다리 두개를 차지한 화가가 하나는 작가가 먹으란다. 아니에요~ 닭가슴살에서 살을 발라 접시에 더했더니 그만하란다. 슬그머니 하나 더 얹었더니 정말 그만하란다. 웃는다.
닭을 꺼내고 남은 물에 불린 쌀과 당근, 양파, 감자를 넣어서 닭죽을 끓였다. 맛나지요? 닭죽이 정말 맛나다. 남은 닭죽을 식혀서 꿀병에 담아 냉장고에 넣어놓았다. 한끼를 저축해 두었습니다~
낮잠을 즐긴 후에 닭장으로 가서 사료와 물을 보충해 주는 동안 화가는 대문옆의 담장나무 전지를 하겠단다. 그러셔요~ 모종에 물을 주고 매실열매를 열심히 따고 있는 중에 화가가 부른다. 무슨 일인가요? 전지해 놓은 것을 보란다.
담장 왼쪽부분의 나무들이 깔끔하게 이발을 했다. 우리집 담장을 보고나서 정원사로 초빙할 것 같애요~ 의기양양해진 화가가 수박이 먹고 싶단다. 죄송한데요, 오늘 중으로 매실수확을 해야합니다~
매실나무 아래로 걸어오는 동안 마음이 바뀌었다. 매실수확이야 오늘 못하면 내일하면 되지. 냉장고에서 수박을 꺼내어 네조각을 가져갔더니 두개를 단숨에 먹어치운다. 작가도 한조각을 먹고 나머지는 가져와서 쉬엄쉬엄 먹어치웠다. 서리가 내린 빨간 수박이 꿀맛이다.
아침에 백봉오골계 닭장에서 '주하나님 지으신 모든세계' 찬송가를 불렀다. 병원에 가게 되었다는 구역식구에게 선물한다며 구역사랑방에 영상을 올렸더니 교통사고로 입원하여 갑갑하던 중에 위로가 된단다. 위로가 된다는 말이 위로가 된다.
어제도 참 행복한 하루였다. 오늘도 성령의 인도하심을 따라 예수님과 동행하는 삶이 되어 주님주신 사명감당 잘하는 하루가 됨을 믿고 감사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