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글 별로 잘 쓰지 않는 편입니다. 2022년 8월 어머니를 여의고 난 후 부터는 SNS활동은 거의 중단하였습니다. 봄 텃밭에 필요한 모종만 매년 카페에서 구매하고 있는 정도입니다.
정년퇴직 한지 2년 되는 집사람이 쉴만큼 쉬었는지 작년 부터 뭔가 해 보려고 여기 저기 기웃거리더니 얼마 전, 건강조사원 일거리를 얻게 되어 며칠 전 부터 같이 다니고 있습니다. 제가 하는 일은 따로 있으나 차안이든 밖이든 어디서나 할 수 있는 일이어서 보디가드겸 같이 다니고 있습니다. 작년 말에 퇴직 후 처음 경험해본 '농어림총조사' 조사원을 시작 할 당시 주소 하나만 달랑 들고, 배당받은 지역 곳곳을 찾아가는 것에 힘들어 하는 집사람을 보고 조금 거들어 주려고 함께 다니기 시작하였고 이번에도 함께 하고 있습니다. 제가 군에 있을때 정보,작전을 본 경험이 있어 이런 산속을 찾아 다닐때, 네비게이션이 주로 큰 역할을 하지만 세세한 부분, 또는 네비가 버벅댈때 아주 유용하게 쓰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건강조사원 조사 구역을 배당 받은 지역은 홍천군 내촌면 지역이었습니다. 평지보다 산이 더 많은 홍천지역의 특성 아시죠? 800고지 백우산길, 1,000미터 고지 백암산길, 내촌 큰골길, 내촌 아홉사리길, 가령폭포길, 경신들길, 조은동길 등입니다. 다니다 보면 참 여러 종류의 사람들을 만나게 됩니다. 이유없이 거절하는 사람, 바쁜 농번기 시즌에 찾아 왔다고 짜증부터 내는 사람, 또는 너무 깊은 골짜기에 있어 외로우셨을까? 반갑게 응대하는 사람, 온종일 말 건넬 사람이 없다가 외지인?을 만나며 말문이 터진듯 질문항목마다 주요 답변외에 엄청 많은 경험담을 늘어 놓는 사람.. 사람... 어떤 분에게서는 상처를 받으나 절대 다툴수는 없습니다. 그것이 조사원 행동사항 중 가장 중요한 메뉴얼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어떤 분에게서는 위로를 받기도 합니다. 어떤 분은 '수고한다, 고생이 많다'라고 덕담을 건네는 분이 있는가 하면 어떤 분은 '이런거 조사해서 온 나라 국민들의 정보를 가지고 빨갱이 나라를 만들려고 한다'고???? 거칠게 몰아 내는 사람도 있더군요. '쓸데없는 조사로 국민들의 세금을 낭비한다'라고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오늘 다른 지역에서는 '사유지에 왜 말도 없이 들어 왔느냐. 조사고 뭐고 당장 나가달라!'고 고함치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오늘은 백암산 600고지, 오지에 사시는 분을 만나기 위해 출발했습니다. 집에서 약 한시간 가서 다시 산골짜기로 올라가야 하는 곳입니다. 이 분은 며칠 전, 온 나라에 단비가 내리는 그날에 일차 뵌 분입니다. 깊은 산 속에서 주소는 있으나 정확한 번지를 찾지 못하고 있는 우리사정을 눈치 챈 이 분은 친절하게도 동네 아시는 분 몇몇에게 전화를 걸어 일일이 번지수와 거주 정보를 확인해 주신 고마운 분이었습니다.
한 번 뵌 분이라 가볍게 인사를 나누고 준비 해 주시는 커피도 한잔 씩하고, 주말에 오신다는 바깥 어른에게도 인사 드리고 .. 날씨는 맑고, 백암산 바람은 시원하였습니다. 계곡 물은 어찌 그리 맑던지요.. 한 분은 초등학교 교사로, 한 분은 고등학교 교사로 정년퇴직 후 이 곳에 터를 잡으셨다고 합니다. 아드님은 하버드대 졸업 후, 세계 최고의 병원- 존스홉킨스병원 교수로 재직중에 있다고 하십니다. 굉장한 분을 오늘 뵌것입니다. 어쩐지.. 말쓰임이 조단조단 하시고 매사 긍정적이십니다. 대화를 나누기 시작하니 산과 물과, 나물과 채소와, 그리고 그곳의 모든것을 사랑하고 아끼는 분임을 알 수 있었습니다.
사진 찍기는 원하지 않으셔서 아주 멀리서 한 컷 찍었습니다.
건강 조사원이 아니라 저보다 세살 위 누님과 형님을 뵙게 된 날 이 되었습니다. 가끔 놀러 오라는 말씀에 선듯 '네 .네'
대답을 하고 집사람과 누님이 전화번호를 주고 받는 중에 언듯!!! '홍천 김샘' 이라는 말이 들렸습니다. '홍천 김샘?' 어디서 많이 들었는데...
맞습니다. 여기 곧은터에서 글을 자주 올리시는 김기분(홍천 김샘) 이셨던것입니다. 몇년 전, 오미자 가지 친것을 무료 나눔 한 다는 게시글을 보고 제가 신청했고 선듯 보내 주셨던 그분입니다.
당시 받은 오미자 가지를 가지런히 정리 넣은 박스를 찍어서 카페 감사히 받은 글에 첨부했던 사진 입니다. 2022.03.22. 이라고 되어있습니다.
세상 참 좁은 것을 알았습니다. 또, 잘 살아야겠다고 생각도 들었습니다.
김기분 선생님, 오늘 친절히 맞이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저희 부부 함께 감사드려요.
늘 건강하세요. 말씀대로 놀러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