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커 내부 회로 구성 방식에 따른 분류
스피커의 역할은 전기적 신호로 물리적인 부품들을 동작하여 공기를 진동시켜 귀로 들을 수 있는 소리를 재생하는 것이다. 사람의 가청 주파수 대역이 30~20kHz인 것에 맞추어 이 대역을 재생하면 되는 것이지만 정확하게 전 주파수 대역의 소리를 재생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며, 현재도 완벽한 스피커는 존재하지 않는다.
스피커 제조의 역사는 100년이 넘지만, 스피커의 기본 형식이 본격적으로 바뀌게 된 것은 증폭 소자가 진공관에서 TR로 바뀌고 증폭률이 높아지고 가격도 저렴해졌기 때문이다. 가정에서 사용할 정도의 크기를 가진 스피커가 등장하게 된 것은 1960년대부터라고 할 수 있으며 이 시기를 기점으로 1970~1980년대 들어 스피커 제조 기술은 급격하게 발전하게 되었다.
가장 큰 변화는 하나의 스피커 유닛에서 가청 주파수 대역을 모두 재생하는 풀레인지full-range 방식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 주파수 영역별로 서로 다른 스피커 유닛을 사용하는 멀티웨이multi-way 방식이 탄생한 것이었다.
멀티웨이 방식과 크로스오버 회로
현대 스피커들은 여러 개의 스피커 유닛이 각각 특정 주파수 대역 재생을 담당하는 멀티웨이 방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멀티웨이 방식이 탄생한 것은 1개의 스피커 유닛으로 음을 재생할 경우, 특히 고음 재생 시 스피커 유닛이 빠르게 진동하지 못해 제 소리를 낼 수 없는 문제 때문이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높은 주파수에서 빠르게 진동할 수 있는 작은 스피커 유닛이 추가되면서 고안된 것이다.
스피커에 여러 개의 유닛을 사용하게 되므로 입력된 음을 각 유닛에 맞는 분리된 주파수 대역으로 분리해주는 크로스오버crossover라는 회로가 사용된다. 스피커 제조가 과거 스피커 유닛과 캐비닛이라 불리는 케이스를 만드는 것에서, 추가로 전자 기술을 응용하는 형태로 발전한 것이다. 크로스오버 회로를 이용한 멀티웨이 방식의 등장으로 스피커의 재생 주파수 한계 문제가 급격하게 개선되었으며 고품질의 소형 스피커들이 등장하는 계기가 만들어졌다.
패시브 스피커
컨덴서와 저항, 인덕터(코일)의 수동 소자로 구성된 패시브 크로스오버 회로가 장착된 스피커를 패시브passive speaker 스피커라고 부른다.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스피커 구조이며 패시브 크로스오버 회로는 파워 앰프에서 전달받은 음을 고음과 저음의 주파수 영역으로 분리하여 서로 다른 유닛에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 패시브 크로스오버 회로 (en.wikipedia.org/wiki/Audio_crossover)
비록 크로스오버 회로는 몇 개의 부품만 들어가는 단순한 형태이기는 하지만 상당히 양질의 부품을 사용하지 않으면 좋은 음을 재생할 수 없다. 저가의 스피커에서는 유닛만 여러 개이고 이 회로가 생략되어 있는 경우도 있는데 이것은 기본을 무시한 구조로 절대 좋은 음을 기대할 수 없다.
● 3웨이 패시브 크로스오버 기판. 스피커 유닛과 함께 캐비닛에 장착된다.
(www.audio-kits.com/catalog/item/4074432/3891666.htm)
액티브 스피커
액티브 스피커active speaker 방식은 1980년대 들어 프로 오디오 장비 분야에서 스피커의 음질을 향상시키기 위해서 수동 소자로 된 크로스오버 회로를 디지털 신호 처리 기술을 응용한 전자 회로로 대체하여 고음과 저음 신호를 제대로 분리하지 못하는 문제를 해결한 방식이다. 수동 크로스오버 회로는 제대로 구현하기 위해 많은 비용을 투자하여도 정확도에 한계가 발생하는 문제가 있기에 이 기술이 개발된 것이다.
● 액티브 크로스오버 회로 (en.wikipedia.org/wiki/Audio_crossover)
액티브 방식이라고 해도 크로스오버 회로의 동작 원리는 패시브 방식과 다를 바 없지만 큰 차이점은 각 스피커 유닛에 맞는 앰프가 별도로 사용된다는 것이다. 두 개의 스피커 유닛이 사용되는 2웨이 방식으로서, 입력되는 신호를 액티브 크로스오버 회로를 통해 주파수 대역을 분리하고 각 대역별로 신호를 증폭하는 앰프가 따로 사용된다. 하나의 앰프가 아닌 두 개 이상의 앰프로 스피커를 구동하는 방식을 바이앰핑bi-amping 또는 멀티 앰프 구조라고 하는데, 앰프를 스피커 유닛 특성에 정확하게 일치하게 설계할 수 있기에 더 좋은 소리를 들려주게 된다.
액티브 크로스오버 전자 회로가 복잡하기는 하지만 반도체 제조 기술의 향상으로 구현 비용이 내려갔기에 지금은 더 효율적인 방식이 되었다. 스튜디오에서 사용되는 스피커의 대부분이 이런 구조를 가지고 있다.
● DSP까지 사용된 MSB Technology의 고품질 액티브 크로스오버 기판
(www.msbtech.com/oem/xover.php)
앰프 내장 스피커
스피커 내부에 앰프를 내장했다고 모두 액티브 스피커라고 부르지는 않는다. 액티브 크로스오버 회로 없이 기존 패시브 스피커 구조에 앰프만을 내장한 형태는 ‘앰프 내장 스피커’라 불러야 옳다. 대체로 PC에 연결되는 저가 스피커들이 이 형태를 가지고 있다. 간혹 마케팅 측면에서 그런 건지는 몰라도 앰프 내장 스피커를 액티브 스피커라고 부르는 경우도 있으므로, 가능하다면 내부적으로 액티브 크로스오버 회로를 내장한 형태인지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
그러나 내부를 뜯어보기 전에는 이것이 앰프 내장 스피커인지 액티브 스피커인지를 제대로 구분하기가 어렵다. 보통 저가의 멀티미디어 스피커들은 고가의 액티브 크로스오버 회로를 내장할 수 없기에 십중팔구 앰프 내장 스피커라고 보면 된다. 해당 회사의 공식 스펙 자료를 확인하고 구매할 필요가 있는데 보통 액티브 크로스오버 회로에 대한 언급이 없다면 일반 앰프 내장 스피커로 보는 것이 좋다.
<PC-Fi 가이드북>중에서.홍진표.e비즈북스.11월 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