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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화양구곡 (충북 괴산군 청천면 화양리)

작성자가물치|작성시간12.02.10|조회수25 목록 댓글 0

 

화양구곡 (충북 괴산군 청천면 화양리)

 

 

우암 송시열이 은거했던 산자수명한 경승지

충청북도 괴산군은 높은 산과 깊은 골짜기를 숱하게 품은 고장이다. 특히 계곡이 아름답기로 유명하여 전국에서 가장 많은 구곡(九曲)을 거느리고 있다. 갈은구곡, 선유구곡, 쌍곡구곡, 화양구곡 등이 그것인데 그중에서도 화양구곡은 이름난 명승지로 꼽힌다.


여름철 피서지로 사랑받는 화양구곡은 늦가을 단풍도 퍽이나 곱지만 의외로 이를 아는 이는 그다지 많지 않다. 예전에는 화양구곡을 따라 이어진 길로 자동차가 다니기도 했으나 이제는 차량 통행이 엄격하게 금지되고 있다. 따라서 호젓하게 가을 정취에 젖어 산책을 즐기기에 그만이다.


화양구곡은 조선시대의 성리학자 우암 송시열의 사랑을 받은 곳으로도 유명하다. 그래서 화양구곡 일원의 송시열 유적지가 1999년 12월 29일 사적 제417호로 지정되었다. 송시열이 은거하던 장소에 세운 서원으로 1696년(숙종 22년) 사액을 받은 화양서원과 중국 명나라 황제 신종과 숭정제의 위패를 모시기 위해 1704년(숙종 30년) 지은 만동묘 터 등이 남아 있다.


만동묘 터 주변에는 송시열이 제자들을 가르치던 암서재와 하마비, 만동묘정비(충청북도 기념물 제25호), 화양서원 묘정비(충청북도 기념물 제107호) 등이 있으며 암서재 근처 암벽에는 ‘충효절의(忠孝節義)’ ‘비례부동(非禮不動)’이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다.

 

 

약 5km에 걸쳐 이어지는 선경 지대

약 5km에 걸쳐 펼쳐진 화양구곡은 1975년 충청북도 도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가 1984년 속리산 국립공원 지구에 편입되었다. 이제 우암 송시열이 손수 이름 지어 붙인 화양동의 구곡을 하나하나 더듬어보며 우암의 발자취를 따라가 보자.

 


화양구곡 제1곡은 경천벽(擎天壁)이다. 치솟은 바위가 하늘을 떠받들고 있는 것 같다고 해서 그렇게 불린다. 경천벽 아래쪽에는 화양동문(華陽洞門)이라고 쓴 송시열의 글씨가 있다고 하지만 계곡 건너편에서 멀찌감치 바라보아야 하므로 확인할 수는 없다.

 


경천벽에서 400미터쯤 오르면 맑은 물이 모여 웅덩이를 이루고 있는 제2곡 운영담(雲影潭)이 나온다. 구름의 그림자가 맑게 비친다 하여 붙은 이름이다. 운영담 남쪽에는 희고 둥글넓적한 바위인 제3곡 읍궁암(泣弓巖)이 있다. 우암 송시열이 임금 효종의 승하 소식을 듣고는 매일 새벽마다 이 바위에 올라 엎드려 통곡했다고 한다. 우암이 효종의 스승이었던 만큼 슬픔이 더욱 컸으리라.

 


읍궁암 동남쪽으로 약간 떨어진 골짜기를 건너면 제4곡 금사담(金沙潭)이 나온다. 맑은 물속에 보이는 모래가 금싸라기 같다 하여 붙은 이름이다. 넓은 암반, 층암절벽, 노송, 모래밭이 어우러진 이곳은 화양구곡의 중심 지역으로 풍치가 빼어나며 가족 단위의 물놀이 장소로도 안성맞춤이다. 1666년 송시열이 금사담 바위 위에 암서재(巖棲齋)를 짓고 글을 읽고 시를 지으면서 후진을 양성했다.

 

 

 

가을이 선사하는 자연의 소리를 벗 삼아

제5곡은 도명산 기슭에 층암이 얽혀 대를 이루고 있는 첨성대(瞻星臺)다. 평평하고 큰 바위가 첩첩이 겹쳐 있으니 우뚝 치솟은 그 높이가 수십 미터에 이른다. 그 위에서 별을 관찰하기 알맞다고 해서 첨성대라고 불린다.

 


제6곡 능운대(凌雲臺)는 시냇가에 우뚝 솟은 큰 바위의 높이가 구름을 찌를 듯하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제7곡 와룡암(臥龍巖)은 흡사 용이 누워 꿈틀거리는 듯한 바위로 그 길이가 열 길이나 된다.

 


와룡암에서 동쪽으로 잠시 가면 제8곡 학소대(鶴巢臺)에 다다른다. 바위산 위에 낙락장송들이 늘어서 있고 활엽수가 울창한데 옛날 백학이 이곳에 집을 짓고 새끼를 쳤다 하여 학소대라고 불린다. 가을 단풍이 무척 아름다운 곳이다. 마지막으로 제9곡은 파천(巴串)이다. 계곡 한복판에 티 없는 옥 같은 흰 바위가 펼쳐져 있는 경승지로 이곳을 찾는 이들은 누구나 이 넓은 반석 위에서 쉬다가 간다.

 


제1곡 경천벽에서 제9곡 파천까지는 걸어서 1시간 20분쯤 걸리지만 쉬엄쉬엄 감상하며 돌아보노라면 두세 시간은 훌쩍 지나간다. 서두르지 말고 가을이 선사하는 자연의 소리를 벗 삼아 느리게 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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