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팔경의 하나인 설경 자랑하는 신라 고찰
우리나라에는 석남사라는 이름을 가진 사찰이 여럿 있다. 그 가운데 가장 유명한 곳은 영남 제일의 비구니 도량으로 울산광역시 울주군 상북면에 있는 가지산 석남사이며 그 밖에 경북 포항시 장기면, 인천광역시 서구 석남동, 경기도 안성시 금광면 등지에도 석남사가 있다.
여기서는 안성에 위치한 석남사를 소개한다. 안성시는 금광호수, 서운산, 석남사 설경, 미리내 성지, 칠장사 대웅전, 죽주산성, 고삼호수, 비봉산 일몰 등을 안성팔경으로 꼽고 있다. 안성팔경 중에 제3경인 석남사 설경을 감상하려고 석남사로 향한다.
서운산(547m) 북동쪽 기슭의 골짜기에 아늑하게 파묻혀 있는 석남사는 화성 용주사의 말사이며, 680년(신라 문무왕 20년)에 담화 또는 석선이 창건했다고 전해지는 천년 고찰이다. 876년(신라 문성왕 18년) 염거가 중수하고, 고려시대에는 광종의 왕사였던 혜거국사가 중창하면서 수백 명의 승려들이 머무르기도 했다.
조선 초기에 숭유억불 정책의 일환으로 전국의 사찰들을 통폐합할 때 안성군을 대표하는 자복사찰로 선정되었으며, 세조가 친필 교지를 내려 승려들의 부역을 면제해 주기도 했다. 임진왜란 때 모두 불에 탔으나 효종 때(재위 1649∼1659년) 석왕사의 해원이 중수하여 사세를 크게 일으켰으며 1732년(영조 8년)에 다시 중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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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웅전, 영산전, 마애여래입상 등의 문화재 품어
석남사는 대웅전, 영산전, 마애여래입상 등의 문화재를 품고 있다. 1981년 7월 16일 경기도유형문화재 제108호로 지정된 석남사 대웅전은 정면 3칸, 측면 3칸의 단층 맞배지붕 건물로 기둥 위는 물론 기둥 사이의 평방 위에도 공포를 짜 얹은 다포식 구조를 갖추고 있다. 현재의 당우는 조선 후기에 새로 지은 목조기와 건물로 영산전 뒤쪽의 높은 축대 위에 산 중턱의 평탄한 지형을 이용하여 자리 잡고 있다.
1985년 1월 8일 보물 제823호로 지정된 석남사 영산전은 정면 3칸, 측면 2칸의 규모이며 지붕은 옆면에서 볼 때 여덟 팔(八)자 모양을 한 팔작지붕이다. 지붕 처마를 받치기 위해 장식하여 만든 공포가 기둥 위와 기둥 사이에도 있는 다포계 양식을 하고 있다. 튼튼하게 균형 잡힌 모습을 이루어 인상적이며 조선 초기에서 중기 사이의 건축 양식을 갖추고 있어 건축사 연구에 귀중한 자료로 평가받는다. 영산전은 석가모니불상과 그 생애를 여덟 가지로 나누어 그린 그림을 모신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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낚시터로 사랑을 받는 마둔저수지
1981년 7월 16일 경기도유형문화재 제109호로 지정된 석남사 마애여래입상은 대웅전에서 1km쯤 떨어진 곳에 위치하고 있다. 높이 6미터, 너비 8미터의 거대한 자연 암벽에 양각된 여래입상으로 불상의 크기는 높이 4.5미터, 너비 2.8미터이며 광배와 대좌를 모두 갖추고 있다.
원만한 얼굴에 눈, 코, 입 등은 작게 새겨져 있다. 손도 체구에 비해 작은 편이며 부처가 최초로 설법할 때의 손 모양, 즉 설법인(說法印)과 같은 모습을 하고 있다. 법의는 양쪽 어깨를 감싸고 배 부분까지 U자형을 이루어 세련된 조각 기술을 보여준다.
석남사는 계곡 풍경도 아름답다. 겨울철에는 계곡이 꽁꽁 얼어붙어 있지만 한여름에는 맑고 시원한 물로 무더위를 씻으러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 석남사로 오는 길에는 마둔저수지를 지난다. 안성시 금광면 장죽리에 펼쳐진 이 저수지는 만수면적 16만8000평으로 1975년 준공되었다. 해발 188미터의 금강산 계곡을 막아 만든 전형적인 계곡형 저수지로 수심이 깊고 수질 또한 안성 최고로 꼽힐 만큼 깨끗하다.
낚시터로 사랑을 받는 마둔저수지는 겨울철의 얼음낚시로도 이름나 있다. 안성 최초로 1979년 떡붕어를 방류했는데 80년대 초반 월척급 떡붕어가 무더기로 나와 주목받기도 했다. 이후 떡붕어들이 대를 이으면서 최고 60cm급으로 자라나 강태공들의 발길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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