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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겨레의 마음에 별이 된 시인, 윤동주

작성자가물치|작성시간12.02.10|조회수26 목록 댓글 0

 

겨레의 마음에 별이 된 시인, 윤동주

 

 

이 가을, 윤동주를 생각하다

떨어지는 기온만큼 사람의 온기가 그리워지는 가을이면 자주 읽혀지는 시가 있다.

계절이 지나가는 하늘에는 가을로 가득 차 있습니다.
나는 아무 걱정도 없이 가을 속의 별들을 다 헬 듯합니다.
별 하나에 추억과 / 별 하나에 사랑과 / 별 하나에 쓸쓸함과 / 별 하나에 동경과
별 하나에 시와 / 별 하나에 어머니, 어머니 /
어머님, 나는 별 하나에 아름다운 말 한 마디씩 불러 봅니다.


깊어가는 계절, 밤 하늘의 별을 쳐다보며 마음을 돌아보고... 과거를 떠올리고....
그리운 이들의 이름을 하나씩 부르는 시, ‘별 헤는 밤’.
스물 아홉, 젊디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난 윤동주의 애틋한 시를 읽다보면 구절 구절, 행간 행간에 맺힌 영혼의 울림이 가슴으로 들어와 왈칵, 그가 그리워진다.

시인 윤동주

1917년 12월 30일, 만주 북간도의 명동촌의 기독교 가정에서 태어난 윤동주는 천상 시인이었다.
1925년 명동소학교에 입학해 13세 때 문예지 ‘새명동’을 펴내며 동시, 동요 등을 실었고, 1936년과 1937년에는 만주 연길에서 ‘병아리’, ‘빗자루’, ‘무얼 먹구 사나’ 등을 발표했다.

특히 문학을 반대하는 아버지에게 맞서 단식과 가출을 감행했던 윤동주는 서울 연희전문 문과에 입학해 본격적으로 시작 활동을 펼쳤다.
‘별 헤는 밤’도 1941년 연희전문에서 수학하던 시절 쓴 시로 떠나온 고향에 대한 향수가 절절하게 담겨 있다.
그러나 이 시기 윤동주의 마음을 더 크게 지배한 것은 회환과 통증이었다.

고향을 애절하게 그리는 것만으로도 죄가 되고, 창씨개명을 하지 않은 ‘순이’에 대한 추억도 영락없는 불온(不穩)이었던 일제 강점기.
엄혹한 시대를 살아가던 윤동주는

산모퉁이를 돌아 논가 외딴 우물을 홀로 찾아가선 가만히 들여다봅니다

외딴 우물을 홀로 찾아가 가만히 들여다보는 행위를 통해
자신의 모습을 성찰하는 시, ‘자화상’을 쓰고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 나는 괴로워했다


‘서시’를 통해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는 삶을 살 것을 다짐했다.

그렇게 끝없이 고뇌하고, 성찰하며 시대의 추위를 영혼의 온기로 감싸려 했던 윤동주는 자신을 짓눌렀던 역사의 무게를 시로 승화시켰다.

그리고 연희전문학교 졸업 때까지 써놓은 작품 중 18편을 선별해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라는 제목의 시집으로 엮었는데 학교를 졸업하던 1941년, 시집을 발간하려던 윤동주는 뜻을 이루지 못 한 채 일본으로 건너가 1942년 도쿄 릿쿄(立敎)대학 문학부 영문과에 입학했다.

윤동주 詩에 흐르는 눈물

윤동주의 릿쿄 대학 시절은 참으로 짧았다.
군국주의 열풍이 일본 열도를 뒤덮자 한 학기만에 학교를 그만두고 그 해 10월 도지샤(同志社)대학 영문과로 옮겼는데, 도지샤 유학 시절도 1년이 채 안 돼 막을 내렸다.

1943년 7월 윤동주는 조선인 유학생을 모아놓고 항일 운동을 했다는 혐의로 체포돼 징역 2년 형을 선고받고, 후쿠오카 형무소에 수감된 것이다.

혹독한 고문과 영양실조, 그리고 그가 죽기 전 매일 맞았다는 정체불명의 주사.
고통스럽기만 한 감옥생활은 그가 숨을 거둘 때까지 반복됐고 한없이 아름답고 투명한 감성을 가졌던 윤동주는 해방을 불과 몇달 앞둔 1945년 2월 16일, 옥사했다.
그러나 사후에도 그의 시는 빛을 보지 못 하다 윤동주의 친구이자 경향신문 기자였던 강처중이 당시 주필이었던 정지용 시인에게 윤동주의 시를 보여주면서 1947년 2월 ‘쉽게 씌어진 시’가 처음 세상에 알려졌다.

그리고 이듬 해 윤동주의 자필 유작 3부와 다른 작품들을 모은 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가 출간되니 이후 읽으면 읽을수록 감동이 커지고 그 감동이 오랫동안 지워지지 않는 윤동주의 시는 한국인의 애송시가 되며 수많은 이들의 마음에 별처럼 빛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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