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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은 아주 가끔은 /향린 박미리
너나없이 강물에 뜬 쪽배 하나 저어 가는 삶 때로는 논리의 돛보다 정의 돛이 더 요긴할 때가 있지
맞아, 네 말이 다 맞아 백번 천번 네 말이 다 맞지만 그래도 세상엔 말야 논리로 설명 못 할 일도 더러 있지 그 순간은 이게 아니다 싶어도 한 번만 살짝 뒤집어 생각해 보면 그다지 이해 못 할 일도 없지 사려 깊고 똑 부러지고 허튼 데 없는 것도 좋지만 가끔은, 아주 가끔은 허술한 척, 좀 모자라는 척 척, 해줘서 더 잘했다 싶을 때 더러 있지 살다 보면 너나없이 쪽배 위의 운명은 뒤바뀔 수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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