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이 닮았다 / 손계 차영섭
날씨가 흐렸다 개었다 하듯이
기분이 나빴다 좋았다 하는 것이
천둥소리 치는 번개 같이
화났다 사그라드는 것이
바람이 불었다 그쳤다 하듯이
신바람이 났다 꺼졌다 하는 것이
꽃이 피었다 졌다 하듯이
스스로 아름다웠다 추했다 하는 것이
네가 그러하듯이
나도 그러한 것이
소가 새끼 낳아 입으로 핥아주듯이
사람이 아이를 낳아 물로 목욕시키는 것이
어미 새가 입으로 삭혀 먹이를 주듯이
어머니가 오물오물 녹여 밥을 먹이는 것이
많이 닮았다 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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