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매 시인 / 이브니
들쑥날쑥 성근 시상이라 한 가닥 씨 줄 놓치면 다시 추스리지 못해 헝클어진 성글고 거친 삼베올이어라
서툰 문장으로 글을 빚어 뜨거운 불가마에 구워내면 금간 자국 까지 식은태 무늬진 미완의 질그릇이어라
뭇 사람들을 현혹시키는 화려한 언어의 기교와 현란한 필체 詩를 보면 돌아눕고 싶다 꾸며댄 가식이 온몸에 박힐까 봐 부풋부풋한 빈말 뿐이어라 맑고 정갈한 옹달샘처럼 생각의 뿌리 까지 보이는 뽀얗게 매끈한 속살 같이 마음 결이 훤하게 매만져지는
감성이 따뜻한 마음 밭이 옥토인 밝고 푸근한 뭇 시인처럼 하냥, 진솔해야 하거든 정직한 詩가 되야 하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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