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비야!
김옥춘
초록을 씻기는 가을비야!
단풍을 입히는 가을비야!
비야!
가을비야!
열매를 씻기는 가을비야!
햇살과 함께 알곡 익히는 가을비야!
비야!
가을비야!
오늘
내게로 내리는 가을비야!
세월 같은 가을비야!
우산으로 너를 받아도
내 가슴으로 안기는 가을비야!
함께 생명을 사랑하겠다.
함께 생명을 축복하겠다.
오늘은 나도
너처럼
사랑으로 내려 보듬고
축복으로 내려 빛내려 한다.
내 손 닿는 곳마다
내 발길 머무는 곳마다.
가을비야!
오늘은 나도
너처럼
축복비 하려 한다.
노력하기로 한다.
고맙다!
그냥 내려도
내게 인생을 가르치는
아름다운 가을비야!
2019.10.7
나는 행복한 사람입니다.
김옥춘
걸을 수만 있다면
더 큰 복은
바라지 않겠습니다.
누군가는
지금
그렇게 기도를 합니다.
설 수만 있다면
더 큰 복은
바라지 않겠습니다.
누군가는
지금
그렇게 기도를 합니다.
들을 수만 있다면
더 큰 복은
바라지 않겠습니다.
누군가는
지금
그렇게 기도를 합니다.
말할 수만 있다면
더 큰 복은
바라지 않겠습니다.
누군가는
지금
그렇게 기도를 합니다.
볼 수만 있다면
더 큰 복은
바라지 않겠습니다.
누군가는
지금
그렇게 기도를 합니다.
살 수만 있다면
더 큰 복은
바라지 않겠습니다.
누군가는
지금
그렇게 기도를 합니다.
놀랍게도
누군가의 간절한 소원을
나는
다 이루고 살았습니다.
놀랍게도
누군가가 간절히 기다리는 기적이
내게는 날마다 일어나고 있습니다.
부자 되지 못해도
빼어난 외모 아니어도
지혜롭지 못해도
내 삶에
날마다 감사하겠습니다.
날마다
누군가의 소원을 이루고
날마다
기적이 일어나는 나의 하루를
나의 삶을
사랑하겠습니다.
사랑합니다.
내 삶
내 인생
나
어떻게 해야
행복해지는지 고민하지 않겠습니다.
내가 얼마나 행복한 사람인지
날마다 깨닫겠습니다.
나의 하루는
기적입니다.
나는
행복한 사람입니다.
2010.9.2
이 글을 잉태한 곳: 쥬네브상가 29-811 버스정류장
이 글이 태어난 곳: 대한민국 용인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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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내 친구는 너였다.
김옥춘
손잡는다고
넘어지지 않는 건 아니지만
손 내미는 네가 고맙다.
넌 오늘 내 친구였다.
응원한다고
힘든 산이 쉬워지는 건 아니지만
힘내라는 말
잘한다는 말 고맙다.
넌 오늘 내 친구였다.
일으켜준다고
상처가 아무는 건 아니지만
흙 털어주는 네가 고맙다
넌 오늘 내 친구였다.
물 모자란다고
당장 숨넘어가는 건 아니지만
생명수를 건네주는 네가 고맙다
넌 오늘 내 친구였다.
혼자 간다고
다 길 잃는 건 아니지만
기다려준 네가 고맙다
넌 오늘 내 친구였다.
말 한마디 안 한다고
우울해지는 건 아니지만
말 건네준 네가 고맙다
넌 오늘 내 친구였다.
이름도 모르는 네가
나이도 모르는 네가
친구 하나 없는 내게
오늘
가장 소중한 친구였다.
고맙다.
2004.9.19 월악산에 다녀와서
이 글을 잉태한 곳: 월악산국립공원
이 글이 태어난 곳: 서울시 송파구 가락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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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같은 내 친구야!
김옥춘
꽃도 아름답지만
나와 다르지 않은 네가
참 아름답다.
보석도 귀하지만
나와 다르지 않은 네가
참 귀하다.
잘나가는 사람도 멋있지만
나와 함께 있는 네가
참 멋있다.
나의 시답잖은 이야기에도
손뼉 치며 웃어주고
땅을 치며 울어주며
내 모습과 별다르지 않은 모습으로
늘 내 옆에 있어 주니
내겐
네가 하늘이다.
친구야!
하늘같은 내 친구야!
넌 내게 꽃보다 아름답다.
넌 내게 보석보다 귀하다.
난 너를 잘나가는 사람들보다 존경한다.
넌 내게 하늘만큼 용기를 준다.
사랑한다!
존경한다!
고맙다!
2009.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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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행복한 사람입니다.
김옥춘
자녀가 있습니까?
당신은 행복한 사람입니다.
사랑해야 할 사람이 있으니
부모가 있습니까?
당신은 행복한 사람입니다.
사랑해줄 사람이 있으니
형제가 있습니까?
당신은 행복한 사람입니다.
의논할 사람이 있으니
배우자가 있습니까?
당신은 행복한 사람입니다.
함께하고 나눌 사람이 있으니
이웃이 있습니까?
당신은 행복한 사람입니다.
인사할 사람이 있으니
친구가 있습니까?
당신은 행복한 사람입니다.
만날 사람이 있으니
2004.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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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복과 은총
김옥춘
신만이
우리에게
축복과 은총을
내리는 것이 아니다.
너의
사랑스러운 말
너의
사랑스러운 눈빛
너의
사랑스러운 미소
너의
사랑스러운 입맞춤
너의
사랑스러운 껴안음이
내겐
가장 큰 축복이요
가장 큰 은총이다
2004.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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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과 커피
김옥춘
향기가 닮았어요.
낙엽 태우는 향기와
그래서 가을엔
커피를 더 사랑합니다.
색깔이 닮았어요.
돌아가 누울 무덤의 흙과
그래서 가을엔
커피를 더 사랑합니다.
온도가 닮았어요.
가슴에 파고들어
식어가는 온도가
그래서 가을엔
커피를 더 사랑합니다.
유혹이 닮았어요.
사랑해야 할 당신과
그래서 가을엔
커피를 더 사랑합니다.
커피색으로 나뭇잎 변해가면
낙엽을 불사르고 싶습니다.
커피 향으로 낙엽이 드러누우면
당신 그리워
커피를 마십니다.
2004.8.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