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억새에게

작성자자비심|작성시간19.10.25|조회수12 목록 댓글 0



 억새에게

 

 

 

억새야!

너는 파란 꿈을 총총이 쌓아 올리던

지난날을 기억하고 있니?

 

하늘을 찌를듯이 솟구치던

너의 기세는 어디가고

하얀 머리를 빗질하고

지나가는 바람과 함께

구름 바라기가 되었니

 

이상을 높이 두고

격정의 세월을 살다

삶의 뿌리가 박혀 세상 구경 한 번 떠나보지 못하고

체념한 듯 살아왔다는 걸 너는 알고 있지

 

너는 나와 함께 구름도 아니고 신선도 아니다

다만 같은 길을 가는 친구가 되어

고단한 삶을 위로 받고

 

고즈녘한 가을 풍경속에

너와 함께 수놓아 보고싶다는

내 마음이 통할 순 없어도

너를 보고 있으면 나의 의지는

평화로운 교감에 닿곤 하지

 

바람이나 햇빛을 너와 내가 공유하고 있는것도

한 시절 한 시대에 만났기때문이 아니냐?

 

말없는 내 친구 억새야!!

나의 청춘을 그리움으로만 채우려니

애간장에 못 미치는 한만 서럽구나

 

 

 

 

- 손정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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