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이란 / 손계 차영섭
꼭 해야 될 말이 있고
꾹 참아야 할 말이 있다
말로 인한 상처가
칼로 인한 상처보다 깊다
말 때문에 죽고 살고
말 때문에 웃고 운다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도 곱다
말이란 벚꽃 잎처럼 지고
웅덩이에 물처럼 쏟아진다
말이란 봄비 같이 가늘고
우박 같은 무기가 된다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다
말은 엎질러진 물이요
바위에 새긴 글자다
형체도 없이 날아다는 영혼이고
사실이든 거짓이든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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