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방광불화엄경 강설 5
1, 세주묘엄품5
서 문
화엄경의 설법은 깊고도 깊으며 넓고도 넓습니다. 그 깊고 넓은 가르침인 화엄경을 저 용수(龍樹)보살은 열 개의 삼천대천(三千大千) 세계 미진수의 게송(偈頌)과 한 사천하(四天下) 미진수의 품(品)이 있다고 하였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공부하는 이 80권본 화엄경은 그것을 줄이고, 줄이고, 또 줄여서 간략하게 만든 축약본입니다. 축약본인데도 그 서론[序分]에 해당하는 세주묘엄품이 무려 다섯권이며, 이제 그 다섯 권째입니다.
그동안 법회에 모인 청중들을 소개하였고, 그들 무수 억만 명을 대표한 4백여 명이 부처님의 지혜와 공덕과 자비와 원력과 신통과 교화 등등을 찬탄하는 노래를 끝없이 불렀습니다. 이것이 서론입니다.
만약 열 개의 삼천대천세계 미진수의 게송과 한 사천하미진수의 품을 다 가져와서 번역하였다면 서론만으로도 아마 수천 생을 거듭거듭 태어나서 수만 년을 공부하더라도 다하지 못할 것입니다.
설법심심(說法甚深)을 밝히는 내용에서 “여래의 깨달음은 한 법이거늘[如來所悟 唯是一法] 어찌하여 설법은 이와 같이 깊고 넓은가?”라고 하였습니다.
“하나의 먼지 속에 시방세계가 다 들어 있고, 일체의 먼지속에도 또한 그와 같다.”라고 보는 것이 화엄경의 안목입니다. 여래의 법은 한 법입니다. 그 한 법 안에 열 개의 삼천대천세계 미진수의 게송이 다 들어 있습니다.
“마음과 부처와 중생, 이 셋은 차별이 없다.”라는 이 간단한 하나의 열쇠로 저 은하계보다 몇 천 배 더 많은 화엄경을 열어야 할 것입니다. 이것이 모든 사람들의 진여불성과 법성생명이 본래 저절로 갖춘 본자구족(本自具足)의 이치입니다.
이와 같은 화엄경을 공부하게 된 것은 더없는 행운이며, 영광이며, 축복이며, 지혜입니다. 꾸준히 공부하셔서 생애 최고 최대의 축제를 매일매일 누리시기를 바랍니다.
2014년 3월 1일
신라 화엄종찰 금정산 범어사
如天 無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