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승불교 근간으로 역경.종파불교 발전
승가의 자급자족 경제형태 일체중생 성불이념 보편화
중국은 황하(黃河)문명으로 대표되는 오랜 전통문화의 역사를 지니고 있다. 불교 전래 이전에 유교(儒敎)와 도교(道敎) 등의 다양한 사상과 문화가 뿌리내려 독자적인 문화전통을 유지하고 있었다. 이러한 기존의 전통문화 위에 인도의 정신문화로서 불교가 전래되어 독특한 중국불교가 전개하였다. 중국에서 전개된 불교문화는 동일한 한자(漢字)문화권인 한국과 일본으로 전개되어 각 지역에 독자적인 문화를 형성시켰다. 이러한 중국불교를 그 특성에 따라 한역불교, 대승불교 등으로 부르기도 한다.
중국에서 불교의 전개는 기원후 시작된다. 물론 이미 기원전에 실크로드 지역을 비롯해 중국 서북의 지방에 불교가 알려졌다. 인도에서는 일찍부터 서북지역인 간다라, 캐시미르 지역에 불교가 정착하여 그곳과 가까운 실크로드 지역에는 오래전부터 알려졌다.
일찍부터 불교가 중국에 전해졌지만 인도에서 대승불교가 일어난 이후 본격적으로 중국에 수용된다. 특히 대승불교는 중국에서 열렬한 환영을 받았고 그 정신은 중국불교의 근본이념을 이루게 되었다. 중국의 불교는 대승불교를 근간으로 하여 독자적인 역경(譯經)불교, 종파(宗派)불교 등으로 전개한다.
중국불교의 전개가 대승불교를 중심으로 전개된 데는 독특한 중국문화의 특성을 살펴볼 수 있다. 유교를 근간으로 하는 중국의 문화전통은 기본적으로 왕권을 중심으로 하는 세간중심의 문화형태이다. 곧 유교와 도교 등 모든 중국 정신문화는 현실적인 사회윤리를 전제로 하는 사상과 문화이다. 그렇지만 인도에서 들어온 불교는 출가(出家)를 인정하는 독특한 출세간 문화를 근본으로 하고 있다.
곧 세간과 출세간이 명확히 구분되어 세간에 그다지 영향을 받지 않는 것이 출세간 문화이다. 이러한 출세간의 문화에 기반을 둔 불교는 중국에 들어와 중국의 세간중심적인 문화윤리와 마찰을 빚는다. 그렇지만 출가중심의 출세간 문화인 불교가 대승불교의 정신을 통해 일체중생의 성불을 이념으로 세간적으로 보편화됨에 따라 불교의 윤리는 중국사회에 적극적이고 보편적으로 뿌리를 내리게 되었다.
중국의 현실적인 사회문화를 달리 말하면 천자(天子)를 중심으로 한 세속 질서 우위의 문화라고 할 수 있다. 이것은 정신문화를 중시하는 인도의 사회문화와는 다른 형태이다. 이렇게 전혀 다른 형태의 문화가 불교를 통해 만나게 되고, 그것이 새로운 변형을 통해 중국불교로 정착한다. 따라서 중국불교에는 인도에서 볼 수 없는 독특한 세속적 모습이 보인다.
예를 들면 불교 승가(僧家)가 스스로 자급자족의 경제형태를 갖는 것과 같다. 이것은 전적으로 불교도들의 보시에 의존하는 인도와는 다른 형태이다. 이렇게 세속사회와 긴밀한 유대관계를 가지고 있는 것이 중국불교의 모습이다. 숭불(崇佛)과 폐불(廢佛)등이 시대와 왕조의 변화 속에서 끊임없이 생겨난 것도 이와 같이 불교가 세속사회의 변화와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불교는 중국에 들어와 독특한 종교적인 기능으로 중국사회에 뿌리를 내렸다. 내세(來世)나 죽음이후의 삶에 대한 구체적인 대안이 없었던 중국의 종교를 대신해 정토신앙을 포함한 다양한 정신문화를 갖는 불교는 중국사회에 새로운 불교문화를 창출하였다. 천태종, 삼론종, 법상종, 정토종, 선종 등의 독특한 종파의 전개는 중국은 물론 한국, 일본에도 깊은 영향을 끼쳤다. 특히 한국에 전해진 선종(禪宗)의 전통은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독특한 한국불교의 전통을 유지하고 있다.
이태승 / 위덕대 불교문화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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