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9일 곳곳이 불상이요, 일마다 불공이다. 處處佛像 事事佛供 처 처 불 상 사 사 불 공 - 미상 ......... 불교는 사람들의 저마다 다른 근기에 따라 팔만 사천 방편문을 열어서 다양한 사람들을 모두 제도하고자 하는 뜻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불교의 교리 안에는 성문(聲聞)의 삶이 있고, 연각(緣覺)의 길이 있고, 보살(菩薩)의 인생이 있고, 다시 더하여 부처의 삶이 있다. 이것이 점차적인 수행 계위의 순서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성문과 연각과 보살은 가설 이고 방편이기 때문에 실은 부처로서의 삶만이 진실이다. 부처로서의 삶이란 불교 궁극의 삶이며 모든 사람이 지향하는 바 최상의 희망이다. 여기에 소개하고 있는 "곳곳이 불상 이요, 일마다 불공이다."라는 말은 곧 모든 사람이 부처님이며, 부처님인 사람들이 하는 일체의 일들은 모두가 부처님께 공양 올리는 불공이라는 뜻이다. 나는 이것을 인불사상 (人佛思想)이라 한다.
경전에서든 어록에서든 불교의 궁극적인 가르침은 사람이 그대로 부처님이라는 것이다. 깨달은 사람들의 안목으로 볼 때 사람사람이 본래로 갖추고 있는 [人人本具] 그대로가 완전 무결하여 더 이상 다듬거나 수행을 보탤 것이 없다[箇箇圓成]. 그래서 곳곳이 부처님이요, 하는 일마다 모두가 불공이다. 불교를 공부하거나 수행하는 것은 자신이 본래 완전한 존재 임을 깨닫기 위한 것일 뿐이다. 그 어떤 수행을 더 한다 하더라도 이미 갖추고 있는 것에서 더 첨가되거나 달라지지 않는다. 그야말로 불자들이 늘 외우고 있는 부증불감(不增不減) 그대로다. 눈을 뜨고 있고 귀를 열고 있으면 무량복덕과 신통 묘용을 그대로 수용한다. 그래서 곳곳이 불상이요, 일마다 불공이다. 사람사람이 본래로 부처님이므로 모든 사람을 부처님으로 받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일일 것이다. 설사 부처님같이 받들지는 못하더라도 나 자신을 위하는 것과 같이만 하더라 도 세상은 사랑과 자비로 넘쳐 나리라. 우리는 아직 이루지 못한 미래의 꿈에 허덕이지 말고 이미 가지고 있는 자신의 무한 복덕에 눈을 뜨게 하는 바르고 참된 이치[眞理]의 가르침을 널리 전파하여 각자의 지극한 복을 누리게 하는 데 힘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그림/송태한 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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